양동하, 라즈베리 필드의 소이가 좋은 이유
내 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 3개는 소이, 축구, 기록 이번 시즌 EPL 우승은 첼시?
티티마 시절부터 소이를 좋아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제 이상형도 소이에요. 지금 소이는 라즈베리 필드라는 인디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는데요. 공연도 몇 번 보러 갔어요. 저에게 라즈베리 필드의 음악은 특별해요. 소이의 삶과 마음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거든요. 예전에는 팬카페 운영자였던 적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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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양동하입니다. 헝가리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한 학기 휴학하고 한국에서 쉬는 중입니다. 대학에 가기 전까지는 쭉 한국에서 살았습니다. 군에 다녀와서 의대를 알아 보니 영국이나 미국은 학비가 너무 비싸더라고요. 영어 코스를 제공하는 곳을 찾다, 헝가리에 가게 되었습니다.
요즘 관심사가 있다면요.
관심사라기보다는 진로를 고민하는 중입니다. 2가지 선택지가 있는데요. 계속 의학을 공부해서 의사 길을 걷는 게 하나, 봉사활동에 전념하겠다는 게 다른 하나입니다. 갑자기 봉사활동에 뜻이 생긴 데는 종교적인 이유가 큽니다. 사회로부터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낙태, 고아, 미혼모, 성매매 피해자들 이런 쪽이요. 이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사이트도 만들고 있습니다. 포토 다이어리 형식으로 만들어서 많은 사람과 봉사로 느끼는 기쁨을 나누고자 합니다.
주변에서 '의사가 된 뒤에도 봉사를 할 수 있지 않나'라고 설득하지 않나요?
의대 간 뒤에 봉사를 하자, 졸업한 뒤에 하자, 인턴한 뒤에 하자, 레지던트 한 뒤에 하자, 이런 식으로 미루다 보면 아내와 자식이 생기겠죠. 그때 과연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신약에서 베드로가 예수님을 따르는 장면이 있잖아요.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어부를 그만 두라고 말하자, 베드로가 정말 생업을 관두고 예수님을 따르죠. 지금 제게 그런 순간인 것 같아서요. 의사가 되면 사회에서 인정 받고, 돈 많이 벌고,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살겠죠. 하지만 그렇게 되면 생계에 급급할 것 같아 두렵습니다.
본인의 인생을 관통하는 3가지 키워드, 뭐가 있을까요.
소이, 축구, 기록입니다. 티티마 시절부터 소이를 좋아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제 이상형도 소이에요. 지금 소이는 라즈베리 필드라는 인디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는데요. 공연도 몇 번 보러 갔어요. 저에게 라즈베리 필드의 음악은 특별해요. 소이의 삶과 마음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거든요. 예전에는 팬카페 운영자였던 적도 있어요. 이번에 한국에 들어와서 영화 『오하이오 삿포로』 GV에서 소이를 직접 보고 사진도 같이 찍었는데 올해 가장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예뻐서 좋아했는데 지금은 소이라는 사람 자체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말로 표현하기는 좀 어려운데 4차원적이고 소녀적이고 감상적인 그녀만의 세계가 있어요. 10년 넘게 좋아하다보니 이제는 첫사랑같은 아련한 감정입니다. 소이가 결혼하기 전까지 그녀를 계속 좋아할 것 같아요.
보는 축구, 하는 축구, 둘 다 좋아하시나요?
하는 것도 좋아하고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요. 특히 보는 축구를 좋아합니다. 중고등학교 때 유럽 축구를 우연히 봤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였는데요. 그 전까지는 국가 대표 경기만 유럽 리그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스날을 좋아하게 됐죠. 2003-2004 시즌에 리그 무패 우승을 했을 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후, 아스날이 새로 경기장을 지으면서 스타 플레이어를 팔고 성적도 예전 만큼 못 올리면서 팬들이 많이 떨어졌지만요. 소이를 좋아하는 것처럼 아스날의 경기는 여전히 봅니다. 하이버리라는 팬 사이트에서 쭉 활동했는데요. 그곳에서 외신을 번역하고, 팬들과 인생 이야기도 나눕니다.
아스날 팬으로서 박주영 선수 입단 소식을 듣고 어땠나요.
솔직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했을 때 그런 일이 생겼잖아요. 팀마다 전략이 있고, 선수 활용 방안이 다른데 한국 팬들은 무조건 '박지성에 패스해', 이런 식의 응원 문화가 됩니다. 이성적으로 팀을 보던 팬들 사이에 애국심, 민족주의가 들어오면 기존 팬덤이 변질될까봐 걱정됐죠.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박주영 선수가 너무 출전을 못해서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어요. 아스날 안티팬이 늘어서 안타깝긴 합니다.
이번 시즌 EPL과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한국 국가대표팀 성적을 예상한다면?
먼저 EPL입니다. 이번 시즌이 가장 예측하기 어려워요. 맨유, 맨시티, 첼시 감독이 바꼈습니다. 감독이 바뀌면 과도기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멘유, 멘시티가 우승 후보였으나 첼시에 무리뉴가 왔습니다. 이들 3파전이냐, 아스날까지 해서 4파전이냐의 관건인데요. 팬심을 더해 4파전으로 예상해 봅니다. 그래도 한 팀을 꼽으라면 첼시를 꼽을 것 같습니다. 브라질 월드컵은 모르겠습니다. 한국팀이 잘하면 좋겠는데,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직 대진표도 안 나왔고요.
소이, 축구까지 말씀해 주셨는데요. 마지막 키워드인 '기록'을 말씀해 주세요.
순간, 순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순간을 기억할 수 있는 게 필요하고요. 기억을 불러오려면 단서가 있어야 하죠. 그래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수첩에 쓰다, 지겨워서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영화나 드라마 이야기를 씁니다. 줄거리를 요약하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일반적인 리뷰 형식은 아니에요. 작품 속에 등장하는 딱 한 장면의 대사를 기록합니다. 그래서 영화관에서는 잘 안 보는 편입니다. 영화관에서는 그 장면을 정확히 기록하기 어렵잖아요. 최신 영화도 거의 안 봐요. DVD로 보거나 결제해서 봅니다. 인기 많은 영화도 피하는 편입니다. 내가 영화를 선택했다기보다는 영화가 관객을 선택하는 느낌이라서요. 사람들이 관심 없어 하는 영화, 재미없다고 하는 영화를 선호합니다. 재미 없는 영화는 제작자의 입김이 셉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이 주는 메시지가 많죠. 「네버 렛미고」, 「듀엣」.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등이 최근에 인상 깊게 본 영화에요. 일본 영화 「하프웨이」도요. 감독이 시놉시스만 주고 대사를 주지 않아요. 모든 걸 배우에게 맡긴 작품이죠. 많은 걸 보기보다는 본 걸 또 보는 편입니다.
책은요?
책도 똑같습니다. 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한 번 본 책을 또 읽는 편입니다. 여러 작가를 섭렵하기보다는 한 작가의 작품을 읽으려 하고요. 어렸을 때는 『상실의 시대』를 시작으로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다 지금은 알랭 드 보통에 빠졌습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여행의 기술』, 『공항에서 일주일을』을 여러 번 읽었습니다.
채널예스는 언제 보시나요?
명사의 서재, 작가 인터뷰를 주로 봅니다. 문화 쪽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데, 교양 쌓는 데 도움이 돼요. 클래식을 전혀 모르는데 문학수, 김수영 칼럼을 공부하는 마음으로 잘 보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새로 올라오는 글을 확인하기가 어려워요. 코너도 많고 복잡해요. 새로 등록된 글에 'new'라도 표시가 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블로그도 운영하고 사이트도 직접 만든다고 했잖아요. 웹상에서 소통을 고민하고 있는 듯한데요. 미래에는 소통 방식이 어떻게 변할까요.
PC방에서 남들이 스타 크래프트를 할 때, 포토샵을 했어요. 컴퓨터에 어릴 때부터 관심이 많았습니다. 프로그래밍도 약간 할 수 있고 사진 및 영상도 편집하니, 사이트도 혼자 만들 수 있겠더라고요. 트위터를 개인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합니다. 저는 스포츠 뉴스에 관심이 많아서 스포츠 미디어, 스포츠 기자를 팔로잉합니다. 트위터에서 질문도 하고요. 이렇게 하면 외신은 국내 포털보다 훨씬 빨리 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트위터가 우리나라에서는 뒷담화 공간, 관심병이 만개하는 공간이 된 듯해서 아쉬워요. 최근에는 SNS가 기업이 자사의 상품이나 이벤트를 홍보하는 공간으로 전락한 느낌도 들고요. 한국은 나와 친한 사람들과 관계를 쌓아나가는 것이 SNS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트위터는 굉장히 개방적인 편이죠. 페이스북은 폐쇄성과 개방성을 동시에 잘 잡았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오래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해요. 미래의 소통 방식 변화를 감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단말기의 변화에 잘 맞는 서비스가 살아 남을 것 같습니다. 텀블러 같은 간편한 마이크로 블로그가 더욱 보편화될 것 같아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교회가 욕을 많이 먹습니다. 크리스천이 잘못 해서 교회가 비판받는다고 생각해요. 매주 교회에 가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실천이 중요합니다. 교회에 간 사람이나 가지 않은 사람이나 일상 생활에서 차이가 없으면 안 되잖아요. 신약 요한복음 13장 34~35절에 나오듯,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주변에 나누면서 살고 싶습니다.
티끌 모아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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