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한민국의 대표 화가였던 이중섭(李仲燮, 1916.4.10 ~ 1956.9.6) 화백이 태어난 날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이중섭은 2005년 한국 미술계를 뒤흔들었던 ‘국내 최대 위작 논란 사건’ 때문에 안타까운 기억으로도 남아있다. 당시 이 화백의 아들이 유품으로 물려받은 작품이라며 서울옥션을 통해 <물고기와 아이> 등 8점을 매물로 내놓았는데 위작 논란이 일었다. 이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문ㆍ필적 감정, 물감 성분확인 등을 거쳐 4년 만에 모두 위작품으로 결론을 내렸다. 무려 1069점의 그림이 위작으로 판명되었다. 그림의 원소유주였던 김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하여 1심에서 유죄(징역 2년, 집행유예 3년)를 선고받았다.
이중섭 화백
이처럼 이중섭은 사후에 한국 미술계를 뒤흔들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생전에는 지독한 가난에 시달려야만 했다. 일제 시대에 태어난 그는 제국 미술학교에 입학했으나 동경 분카학원(문화학원)으로 옮겨 졸업했다. 1945년 고향인 북한에 돌아와서 일본인 이남덕(본명 야마모토 마사코)과 결혼했다. 한국전쟁 때 월남해서 부산, 통영, 제주도 등에 거주했다. 극심한 생활고로 그림 재료를 살 돈 조차 없어 담배곽 은박지에 그림을 그리며 창작의 욕구를 달랬다. 결국 1952년 부인과 두 아들은 일본으로 넘어갔고 줄곧 남은 일생을 혼자 살았다.
잠시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다시 귀국하여 부산과 대구, 통영, 진주, 서울 등을 떠돌며 가난 속에서도 창작에 매달렸다. 6.25 동란 전까지는 ‘유능한 화가’에 머물던 그는 동족의 비극을 거치면서 ‘리얼리티’가 작품에 미치며 한 단계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1955년 친구들의 도움으로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미도파 백화점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어려운 시기에 애써 그를 돕던 이들은 김광균(金光均), 구상(具常), 박고석(朴古石), 한묵(韓默), 황염수(黃廉秀) 등이었다.
이중섭 <황소> (출처: 서울미술관 //www.seoulmuseum.org)
하지만, 정신분열증과 치매 증세를 보이다가 1956년 간염으로 적십자 병원에서 외롭게 세상을 떠났다. 친구들이 수소문해서 찾아오니 이미 시체와 밀린 병원비 청구서만이 있었다고 한다. 장례식 후 홍제동 화장터에서 화장하고, 한줌의 가루가 되어 일부는 산에 뿌리고, 일부는 미야리에 묻었다.
현재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이중섭 미술관(
jslee.seogwipo.go.kr)에는 그의 예술과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과 연표등이 상설 전시 중이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서울미술관에도 이중섭의 대표작인 ‘황소’ 진품이 전시되어 있다. (관련기사
//86chu.com/Article/View/20713)
※ 이중섭 관련 도서 ※
황소의 혼을 사로잡은 이중섭
최석태 저 | 아이세움
‘그림으로 만난 세계의 미술가들’ 시리즈 한국편 두 번째 이야기로 소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이중섭을 다루고 있다. 이중섭의 작품 감상에 치중하면서 그의 삶과 생애, 그리고 시대상을 다루고 있고, 그의 작품 세계 이해를 돕기 위해 풍부한 그림과 사진을 실어 화집의 성격을 크게 강조했다. 누구나 쉽게 미술 작품에 접할 수 있고, 전문적인 내용에 거부감이 없도록 내용과 형식에 세심한 배려를 했다.
그림으로 삶을 완성한 화가 이중섭
박영택 글 | 다섯수레
이중섭은 전통의 아름다움과 현대적 감각을 잘 조화시킨 작가로, 지독한 가난으로 가족과 이별한 뒤 음주와 정신 질환에 시달리다 짧은 생애를 마감했지만 그가 남긴 작품은 오늘날도 여전히 빛납니다. 친근한 미감을 자극하는 이중섭의 은박지 그림은 뉴욕 현대미술관이 소장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독특한 표현 방식으로, 가난 속에서 꽃을 피워낸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미술 재료를 구하지 못하는 비참한 상황에서 담뱃갑 은박지에라도 그림을 그려야 했던 예술혼과 생의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 이중섭의 은지화입니다. 『그림으로 삶을 완성한 화가 이중섭』에서는 고통 속에서도 해학적이고 유쾌한 희망을 그린 화가 이중섭을 통해 삶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배울 수 있습니다.
이중섭 평전
고은 저 | 향연
“그는 산문이 아니라 시였다.”한 편의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 간 천재화가 이중섭. 고은의 이 책은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이라는 피폐한 시대를 오직 예술가로 살아낸 ‘숙명의 비극자’ 이중섭의 생애와 예술을 기록한 책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사과를 주면 먹지 않고 그리기부터 했던 어린 시절, 오산중학에서 스승 임용련과의 만남, 일본 유학 시절과 일본 여성 마사코와의 운명적 만남과 결혼, 전쟁과 혹독한 가난으로 인한 가족과의 이별, 피난지에서의 고통스러운 생활, 동료 예술가들과의 교제, 가난과 병고 속에서도 놓지 않았던 그림에 대한 열정과 예술적 성취 등 이중섭의 파란만장한 40년 생애가 담겨 있다.
나는 이중섭이다
김용범 저 | 다시
이 소설은 이중섭의 생애와 그의 위작을 그리느 자를 추적하는 이야기이다. 이중섭의 그림을 잘 아는 사람들에겐 위작으로 의심되는 작품이 수두룩하다한다. 시인 구상과 김광림은 그와 동향으로 그가 북한에서 그린 그림까지도 소상하게 아는 이들인데 구상 시인은 작고했고 김광림 시인은 아직 생존해 있다. 저자는 이 두 시인을 인터뷰해서 자료를 구했다. 그리고 위작전문화가를 만나 위작의 세계에 대한 자료를 얻었다.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이 소설이다. 이 책은 이중섭의 일대기를 따라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긴장감을 띄는 이야기이다. 또한 인간 이중섭이 험난한 시기를 거치면서 느꼈을 거침없는 감수성을 내포하고 있어 여러가지 모습의 이중섭을 만나는 묘하고 즐거운 재미를 선사한다.
이중섭을 훔치다
김영진 저 | 미다스북스(리틀미다스)
저자 몽우가 이중섭에게 보내는 헌시로 시작하여 이중섭의 모든 것을 사랑한 몽우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이중섭을 따라하고 흠모하여 그를 닮고 싶어하는 몽우 작가의 이중섭에 대한 열망을 쓴 때론 평전의 느낌이, 때로는 에세이 느낌이 난다. 이 책의 저자 몽우는 5살 때 아버지가 사 오신 이중섭 도록 《대향이중섭화집》에서 그의 그림을 보자마자 그의 그림에 빠져들게 된다. 그때부터 몽우는 이중섭의 그림을 훔치고 싶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그런 몽우 작가의 이중섭을 훔치는 과정 속에서 이중섭을 알고 이해하면서 그의 그림을 만나고, 그림을 그리고, 창작의 열정을 불태우고, 이중섭을 그리워하는 몽우 작가의 섬세하고도 순수한 영혼을 느낄 수 있다.
이중섭-노래와 그림의 축제
이중섭 | 로엔엔터테인먼트
민족화가로 일컫는 화가 이중섭이 그의 아내와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와 그림을 노래로 담은 음반 <그 사내 이중섭>이 발매됐다. 이 음반 전편에 걸쳐 노랫말과 곡을 지은 이는 가수 겸 작곡가 김현성,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 실려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 「이등병의 편지」로 알려져 있다. 음반 <그 사내 이중섭>은 2000년 출간 된 『이중섭의 편지와 그림들』을 주 소재로 삼았다.
이중섭, 고독한 예술혼
엄광용 저 | 산하
1916년 4월 10일 평안남도 평원군에서 태어나, 1956년 9월 6일 서울 적십자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이중섭. 만으로 40세의 삶을 살았고, 올해 9월 6일로서 50주기를 맞는다. 길지 않았던 그의 생애는 우리 근대사의 고통의 시기와 맞물린다. 그러나 그는 치열한 예술혼으로 시대의 고난과 개인의 상처를 극복하고, ‘한국 근대미술의 선구자’로 우뚝 서게 된다. 그의 작품에는 힘차고 대담한 터치와 역동적이고 단순화된 형태, 선명한 원색이 두드러진다. 또한 그의 그림에 담긴 전통적인 감수성과 고향과 가족에 대한 애틋한 정감은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아로새겨져, 시간이 흘러도 내내 잊혀지지 않는 깊은 인상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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