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추리문학상에 대하여: 독자의 선택을 돕는 기준

독자의 선택을 돕는 기준은? 추리문학상 중엔 순수 독자 리뷰어의 이름을 딴 문학상 ‘국가대표급’ 추리소설,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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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져 나오는 책에 혼란스러운 독자라면 ‘XX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을 일차적 선택 기준으로 삼는 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다. 다만 우선 그 타이틀이 의미하는 바는 어느 정도 알아야 할 것이다. 이 글은 띠지에 새겨진 ‘XX상 수상작’이라는 글자를 보고 고민에 빠지기 일쑤였던 이들을 위한 것이다.

‘수상자’, 또는 ‘수상작’이라는 이름이 모든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과거 대종상 수상작이나 연말 방송연예대상 수상자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던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렇다 해도 ‘XX상 수상작’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유효하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수상작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작품이라 해도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이지 않은가. 상을 하나도 못 받아도 후세에 더욱 우뚝 솟은 걸작들도 허다하다. 하지만 어떤 타이틀을 얻는다는 일은 상상을 초월하는 노력과 경쟁의 결과이다. 국내에 소개되는 외국 작품들은 아무리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자국에서는 ‘국가대표’의 지위를 획득한 작품이다. 수많은 작품과의 경쟁을 뚫고 여기 한국에까지 소개되었다면 그래도 일정 기준 이상은 충족한다는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더구나 몇 개의 상을 동시에 수상했다는 것은 그만 한 자격이 있다는 것을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았음을 뜻한다.

그러므로 쏟아져 나오는 책에 혼란스러운 독자라면 ‘XX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을 일차적 선택 기준으로 삼는 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다. 다만 우선 그 타이틀이 의미하는 바는 어느 정도 알아야 할 것이다. 이 글은 띠지에 새겨진 ‘XX상 수상작’이라는 글자를 보고 고민에 빠지기 일쑤였던 이들을 위한 것이다. 결코 ‘2008년에 로라 립먼이 앤서니 상, 배리 상, 매커비티 상을 휩쓸었는데도 어째서 에드거 상은 받지 못했을까?’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고수를 위한 글은 아님을 밝힌다.



에드거 앨런 포(좌)와 에드거 상 트로피(우)


1. 에드거 상(Edgar Award)-미국 추리작가협회 상

추리문학상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미국 추리작가협회(Mystery Writers of America)에서 수여하는 에드거 상이다. 추리소설의 시조가 미국의 에드거 앨런 포인 만큼 그의 이름을 딴 에드거 상은 많은 추리문학상 가운데에서도 늘 맨 앞에 언급된다. 가히 추리문학의 아카데미 상이라 하겠다. 1946년부터 지금까지 최고의 권위를 누리는 에드거 상은 장편, 단편, 신인, 페이퍼백, 영화, 드라마, 평론, 논픽션 등 다양한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하위 부문으로 추리소설 장르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엘러리 퀸 상, 신인의 단편에 주는 로버트 L. 피시 상, 작가가 아닌 편집자, 영화제작자 등에게 주는 레이븐 상 등이 있다. 최근에는 최우수 TV 에피소드상, 최고 연극상, 최고 청소년상, 최고 어린이상 등으로 더욱 세분화되었다.

미국 대중문화가 대개 그렇듯이 다소 보수적이고 자국 작가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2004년 기리노 나쓰오의 『아웃』이, 2012년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이 최우수 장편상 후보에 오르는 등 일본 작품도 수상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처음에는 최우수 데뷔 장편상 외에는 소설 부문이 없는 대신 비평과 라디오 드라마, 영화에 각각 상을 수여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첫해인 1946년 최우수 영화상은 레이먼드 챈들러의 <안녕 내 사랑> 원작 『Murder My Sweet』에 돌아갔다. 1954년 최우수 장편상이 제정되었는데 수상작은 샬롯 제이의 『Beat Not the Bones』였다. 1955년에는 거장을 위한 그랜드마스터 상이 신설되어 애거서 크리스티가 최초로 수상했다. 이후 이 상은 렉스 스타우트, 엘러리 퀸, 존 딕슨 카, 조르주 심농, 에드 맥베인, 로스 맥도널드 등에게 돌아갔다.



영국 추리작가협회 로고


2. 영국 추리작가협회 상-대거 상(Daggers Award)

추리소설의 종주국답게 영국 추리작가협회(The Crime Writers' Association) 상 역시 에드거 상과 쌍벽을 이루는 권위 있는 추리문학상이다. 국내에는 ‘골드 대거’ 또는 ‘황금 단도 상’이라고 알려졌으나 이 이름은 최우수 장편 부문의 명칭이다. 이 상은 1955년 처음 수여되었으며 이때만 해도 최우수 장편상 하나밖에 없었다. 최초 수상작은 윈스턴 그레이엄의 『The Little Walls』였다. 1960년부터 최우수 장편상의 이름이 골드 대거 상으로 바뀌었고 1969년부터 차석에 수여하는 실버 대거 상이 신설되었다. 1973년에는 최우수 신인상인 존 크리시 추모 상이, 1978년에는 추리소설 장르에 공헌한 작가에게 수여하는 다이아몬드 대거 상이 추가되었으며 1999년에는 역사추리소설 부문의 엘리스 피터스 상이 신설, 린지 데이비스에게 수여되었다. 특이하게도 각 부문마다 스폰서가 다른데 스폰서가 바뀌면 상의 명칭도 바뀐다. 그 결과 2006년부터 골드 대거 상이 던컨 로리 대거 상으로 바뀌었다. 대거 상은 영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제정한 상이지만 나라에 상관없이 수여하는 편이다.

수상작으로 에릭 앰블러의 『무기의 통로』, 존 르 카레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존 볼 『밤의 열기 속으로』, P.D. 제임스 『검은 탑』, 니콜라스 메이어 『셜록 홈즈의 7퍼센트 용액』 등 걸작들이 즐비하여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이다. 콜린 윌슨의 모스 경감 시리즈는 단골 수상작이다.



T. S. 앨리엇


3. 맥커비티 상(Macavity Award)

추리소설 독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국제 미스터리 독자협회(Mystery Readers International)에서 1987년 제정한 상으로, 회원들의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이 상의 명칭은 T. S. 엘리엇의 시 『포섬 영감의 실용적인 고양이 책』(뮤지컬 <캐츠>의 원작)에 나오는 고양이의 이름을 딴 것이다. 장편, 데뷔 장편, 비평, 단편의 네 부문으로 이루어졌으며 독자들이 직접 후보작을 선정하여 수여하는 상이기에 최근 관심과 신뢰도가 높아졌다.

1987년 첫 장편상은 P. D. 제임스의 『죽음의 맛』에 돌아갔다. 최근 국내 출간작으로는 마이클 코넬리의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가 2006년에, 낸시 피커드의 『스몰 플레인스의 성녀』가 2007년, 로라 립먼의 『죽은 자는 알고 있다』가 2008년에 각각 수상했다. 데뷔 장편 수상작 중에서는 로버트 크레이스의 『몽키스 레인코트』(1988년 수상), 퍼트리샤 콘웰의 『법의관』(1991년), 타나 프렌치의 『살인의 숲』(2008년), 스티그 라르손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밀레니엄 1부』(2009년), 앨런 브래들리 『파이 바닥의 달콤함』(2010년), 브루스 디실바의 『악당들의 섬』(2011년) 등이 국내 출간되었다.


4. 앤서니 상(Anthony Award)

미국 추리소설 작가이자 평론가 앤서니 바우처의 이름을 딴 상으로, 1986년 이래 앤서니 바우처를 기리며 각 분야의 관계자들이 모이는 세계 미스터리 콘벤션, 즉 바우처콘(Bouchercon)에서 발표된다. 참가자들의 투표로 수상작이 결정되며 에드거 상 못지않게 다양한 분야를 갖추었다. 1986년 1회 최우수 장편상 수상작은 수 그라프턴의 『B" Is For Burglar』, 데뷔 장편상은 조너선 켈러먼의 『큰 가지가 부러질 때』가 선정됐다. 이후 현대의 거장으로 꼽히는 작가들, 즉 낸시 피커드, 로버트 크레이스, 토니 힐러먼, 토마스 해리스, 새러 패러츠키, 피터 러브시 등이 이 상을 탔다. 국내에서 크게 히트했던 마이클 코넬리의 『시인』은 1997년 최우수 장편상 수상작이다.

특히 2007년 데뷔 장편상을 탄 이래 2010년, 2011년, 2012년 연속으로 최우수 장편상을 탄 루이스 페니의 행보가 눈에 띈다. 2008년 장편상 수상작인 로라 립먼의 『죽은 자는 알고 있다』와 신인상 수상작 타나 프렌치의 『살인의 숲』은 그해의 추리문학상을 휩쓸었다. 이와 같이 대체로 코지 미스터리(cozy mystery) 성향의 작품이 선정되는 편이나, 수 그래프턴과 마이클 코넬리 같은 예외도 있다.


5. 배리 상(Barry Award)

미국의 데들리 플레저 미스터리 매거진(Deadly Pleasures Mystery Magazine)에서 제정한 상으로, 이제는 국내에도 꽤 알려져 친숙한 편이다. 이 상의 명칭은 특이하게도 순수 독자 리뷰어의 이름에서 딴 것이다. 은퇴한 소방관 배리 가드너(Barry Gardner, 1939~1996)는 1991년부터 추리소설을 탐독하고 여러 추리소설잡지에 리뷰를 기고하여 추리소설 애호가 사이에서 최고의 리뷰어로 인정받은 인물로, 그의 사후 1년 뒤인 1997년 이 상이 만들어졌다(비슷한 경우로, 알라딘에서 추리소설 리뷰어 물만두 님의 사후 ‘물만두 리뷰상’을 제정했다). 데들리 플레저 편집진이 밝힌 바에 의하면 독자들이 추천한 작품을 중심으로 후보작을 선정하고 때때로 본인들이 직접 골라낸다고 하니 여러 모로 흥미로운 상이다. 최우수 장편, 최우수 데뷔작, 최우수 페이퍼백, 최우수 논픽션의 네 부문으로 출발했으나 2000년부터 최우수 영국 범죄소설 부문이 신설되었다.

수상작 중 국내 출간작으로 1999년 수상작인 데니스 루헤인의 『가라, 아이야, 가라』『미스틱 리버』(2002년 수상), 마이클 코넬리의 『유골의 도시』(2003년), 토마스 H. 쿡의 『붉은 낙엽』(2006년), 로라 립먼의 『죽은 자는 알고 있다』(2008년), 존 하트의 『라스트 차일드』(2010년) 등이 있다.

참고로 앤서니 상, 매커비티 상, 배리 상은 모두 바우처콘에서 시상한다.



맬리스 더메스틱 로고(좌)와 애거서 크리스티(우)


6 애거서 상(Agatha Award)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라면 당연히 그의 이름을 딴 상이 있을 터이지만 이상하게도 1989년에야 이 상이 제정되었다. 매년 5월 워싱턴 디시에서 애거서 크리스티 풍의 전통적인 미스터리를 즐기려는 팬들이 모여 개최되는 맬리스 더메스틱 컨벤션(Malice Domestic convention)에서 수여한다. 자원자로 운영되는 비영리 단체 맬리스 더메스틱이 주관 기관이다. 크리스티의 성향을 따르는 퍼즐 미스터리(제한된 공간에서 사건이 벌어지며, 폭력과 성(性)을 배제하는 등의 특징이 있다)를 대상으로 하며, 미스 마플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찻잔 모양의 상패를 수여한다는 사실로도 그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엘리스 피터스, 낸시 피커드, 마거릿 마론, 셔린 맥크럼, 로라 립먼 등이 주요 수상자이다. 애거서 크리스티를 기리는 상답게 아무래도 여성 작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하드보일드 소설은 배제된다.

최우수 장편상 중 국내 출간작은 낸시 피커드의 『스몰 플레인스의 성녀』(2006년 수상), 루이스 페니의 『치명적 은총』(2007년) 등이 있다. 특히 루이스 페니는 이후 2010년까지 연속해서 장편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데뷔 장편상으로는 앨런 브래들리의 『파이 바닥의 달콤함』이 있다.



안데슈 루슬룬드와 버리에 헬스트럼(좌), 헤닝 만켈(우)


7. 글래스 키 상(Glass Key Award)

1992년 이래 스칸디나비아 추리작가협회에서 북유럽 작가의 최우수 범죄소설에 수여하는 상으로, 이름은 대실 해밋의 장편 제목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해밋 상, 팰콘 상 등 해밋의 작품에서 비롯된 상이 꽤 있다. 북유럽 소설은 헤닝 만켈의 쿠르트 발란더 시리즈가 소개된 것 이외에는 국내 독자에게 생소했었으나, 최근 굵직한 작품들이 각광을 받으며 이 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아마도 앞으로 가장 주목해야 할 상일 것이다. 아래 수상작을 보면 알겠지만 이 상의 수상작이 국내에 많이 소개되고 있다.

1회 수상작은 헤닝 만켈의 『얼굴 없는 살인자』이며, 페터 회의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은 1993년에, 카린 포숨의 『돌아보지 마』가 1996년에 이 상을 받았다. 에를렌두르 경감 시리즈로 국내에도 팬이 많은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이 2002년과 2003년 『저주받은 피』『무덤의 침묵』으로 연속 수상했으며 2005년에는 안데슈 루슬룬드와 버리에 헬스트럼의 데뷔작 『비스트』가 수상했다.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가 작가의 사후인 2006년과 2008년에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8. 프랑스 추리소설 그랑프리(Grand Prix de Litterature Policiere)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모리스 베르나르 앙드레브에 의해 1948년에 제정되어 매년 최우수 프랑스 소설과 최우수 외국소설에 수여된다. 1회에는 레오 말레의 『Le Cinquieme procede』가, 1963년에는 세바스티앙 자프리조의 『신데렐라의 음모』가 수상했다. 조엘 타운슬리 로저스의 『붉은 오른손』이 1951년 외국소설 부문을 수상하였으며, 엘러리 퀸,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스탠리 엘린, 프레데릭 포사이스, 피터 러브시 등도 이 상을 탔다.


9. 마르틴 베크 상(Martin Beck Award)- 스웨덴 추리 아카데미 상

스웨덴 경찰소설 『웃는 경관』의 주인공 마르틴 베크의 이름을 딴 상으로 유명하지만, 본래는 스웨덴 추리 아카데미라는 단체에서 1971년 제정한 상으로 1996년에야 마르틴 베크 상으로 개명하였다. 에드거 상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부문이 있다. 글래스 키 상과 달리 외국소설에도 수상하는 것이 특징이다.

1995년 수상작인 스콧 스미스의 『심플 플랜』, 이언 피어스의 『핑거포스트』(1999년 수상), 아르날두르 인드리다손 『목소리』(2005년), 토마스 H. 쿡 『붉은 낙엽』(2007년) 등이 국내에 소개되었다.



대실 해밋(좌)과 해밋 상 트로피(우)

* * * *

지면과 지식의 한계로 소개하지 못한 상도 많다. 네로 울프 시리즈의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에 수여한다는(?) 네로 울프 상(Nero Wolfe Award), 미국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에 수여하는 셰이머스 상(Shamus Award), 미국과 캐나다 작가의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에 수여하는 해밋 상(The Hammett Prize, 『몰타의 매』『그림자 없는 남자』로 유명한 대실 해밋의 이름을 딴 상답게 매의 머리를 한 ‘Thin man’ 모양의 청동 조각을 수여), 캐나다의 아서 엘리스 상(Arthur Ellis Award), 독일의 필립 말로 상(Philip Marlowe Award), 호주의 네드 켈리 상(Ned Kelly Award), 미국의 흑인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체스터 하임스 상(Chester Himes Award) 등 다양한 상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보시기 바란다. 아마도 가장 이색적인 상은 성적(性的) 소수자 문학에 수여하는 람다 문학상(Lambda Literary Award)일 것이다. 1989년 제정된 이 상은 여러 장르를 포함하는데 이 가운데 레즈비언 미스터리(Lesbian Mystery)와 게이 남성 미스터리(Gay Men's Mystery) 부문이 있다.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한 스티븐 세일러의 역사추리소설 『카탈리나의 수수께끼』가 바로 1994년 게이 남성 부문 수상작이다.

근래에는 전반적으로 로라 립먼, 낸시 피커드, 루이스 페니 등 여성 작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로라 립먼의 『죽은 자는 알고 있다』는 2008년 앤서니 상, 배리 상, 매커비티 상 장편소설 부문을 휩쓸었고, 루이스 페니는 데뷔작 『스틸 라이프』로 존 크리시 상과 아서 엘리스 상, 배리 상, 딜리스 상, 앤서니 상의 신인상을 석권했다. 그런가 하면 타나 프렌치의 『살인의 숲』은 2008년 에드거 상, 배리 상, 매커비티 상, 앤서니 상의 신인상을 수상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또한 줄리아 스펜서 플레밍은 데뷔작인 『In the Bleak Midwinter』로 2003년 애거서 상, 매커비티 상, 앤서니 상, 배리 상, 딜리스 상을 받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러한 성향은 남성 중심의 스릴러와 하드보일드에서 벗어나 범죄소설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음과 함께 크리스티의 계승자라고 할 수 있는 여성 추리소설 작가의 힘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해외 추리문학상 수상작을 찾아 탐독해보면 현대 추리소설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가고 있는지 역시 알 수 있을 것이다.


*작품명 중 국내 미출간작은 원문으로 표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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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장경현

추리소설 평론가이며 싸이월드 화요추리클럽 운영자. 하지만 본래는 의미론과 문체론을 전공한 국어학자. 현재 서울대학교 강의교수로서 글쓰기와 대중문화의 언어를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국어 문장 종결부의 문체>, 역서로 클레이튼 로슨 <모자에서 튀어나온 죽음>이 있으며 <퍼즐 미스터리의 텍스트 구조>,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의 텍스트 구조> 등의 논문을 썼다. 고려원북스에서 해외 추리소설 시리즈인 ‘장경현의 MOM(Magnum Opus Mystery)’을 기획·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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