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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만 봐도 신뢰 가는 사람들의 특징

글쓰기는 아무래도 상관 없다고? 글품 있는 사람이 인정 받는 시대 글쓰기는 자기계발의 최고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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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써야 는다. 쓰지 않으면 퇴보한다. 쓰면 쓸수록 실력이 붙고 글이 써지지 않는다고 해서 쓰지 않으면 점점 더 글을 쓸 수 없게 된다. 용불용설(用不用說)의 법칙은 글쓰기에도 예외가 아니다.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쓰고자 한다면, 방법은 여러 가지다.

때로 너무나 익숙한 것은 정작 그 의미를 실감하지 못할 때가 있다. 늘 숨을 쉬기 때문에 공기의 소중함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 말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글을 쓰며 산다. 글로 밥벌이를 하거나 글 깨나 쓴다는 얘기가 아니라 문자들의 집합인 글을 통해서 의사소통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메일, 문자, 기획서, 제안서, 보고서, 리포트,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 등등. 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많은 이들이 글쓰기의 중요성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

글쓰기는 말하기, 듣기, 읽기와 더불어 인간의 의사소통을 이루는 네 기둥 중의 하나다. 커뮤니케이션이야말로 현대 사회에서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요구되는 능력이자 최우선적으로 추구되는 가치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글을 쓸 줄 안다는 것은 어떤 조건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가장 필요한 경쟁력 중 하나라는 답이 나온다. 가장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요즘은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서도, 원하는 기업에 취업을 하기 위해서도 자기소개를 글로 써야 한다. 직장에 들어가게 되면 대부분의 일들이 각종 문서와 이메일이라는 글을 통해 이루어진다. 현실이 이렇다면, 글쓰기야말로 스펙쌓기 만큼, 아니 그 이전에 가장 먼저 갈고 닦아야 할 ‘성공의 조건’인 셈이다.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글은 쓴 사람의 면모를 생각보다 많이 드러낸다. 기자 시절 후배들이 써온 기사를 보거나, 기업에 들어와 이런저런 글들을 일다 보면 ‘아, 이 친구 지금 마음이 급하구나’ ‘생각보다 통찰력이 좋은데!’ 같은 것들이 보인다. 때로는 한 눈에, 혹은 그 무엇보다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아 판단의 근거, 평가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글에는 그 글을 쓴 사람의 특징이 담겨 있다. 성격과 스타일은 말할 것도 없고 장점과 단점, 사고의 깊이, 현재의 감정 상태와 과거의 경험, 열정 등등이 문장을 통해 자연히 전해진다. 글을 많이 읽어 본 사람에게는 마치 체취처럼 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말하자면 좋은 글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고나 할까? 예를 들면, 얼굴 한번 보지 않고 이메일만 왔다 갔다 한 사이인데도 신뢰가 가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런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글품’이 좋다고 말한다.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인품이 있는 것처럼 모든 글에는 글품이 있다. 인품을 갈고 닦을 수 있는 것처럼 글품도 마찬가지다. 훌륭한 인품을 갖게 되는 길에 정답이 없듯 좋은 글품을 쌓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그저 자신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리고 그 노력은 결코 다른 사람이 대신해줄 수 없는, 전적으로 자기 훈련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글쓰기는 자기완결성이 강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메일이든 보고서든 자기소개서든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이든, 글쓰기는 쓰는 사람에 의해 시작부터 끝까지 완성된다. 댓글이나 문자메시지 등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쓰기의 형태들이 쌍방향성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글쓰기라고 하면 우선 쓰는 사람이 완성을 하고 그것을 토대로 읽는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것이 보통이다. 넓은 시각에서 보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지만 우선은 쓰는 사람이 자기만의 커뮤니케이션을 거쳐야 한다.

또 글쓰기는 문자를 통해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뉘앙스나 해석의 여지가 말하기에 비해 훨씬 적다. 그래서 읽는 사람이 받아들이는 강도도 훨씬 강하다. 똑 같은 내용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더라도 말로 주고 받는 것과 글로 주고 받을 때의 효과는 극과 극일 수 있다. 귀로 들어서 받아들이는 말보다는 눈으로 보고 머리에서 기억하는 문자의 효과가 그만큼 강렬하다.

글쓰기의 이런 특징은 글을 쓰는 사람에게 그만큼 많은 책임을 지우지만 동시에 무한의 가능성도 부여한다. 모든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해야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의도대로 만들어갈 여지도 그만큼 크다. 한마디로 자기주도적이다.

스포츠이든, 기술이든, 공부든, 혹은 예술이든 자기와 겨루는 모든 훈련에는 이른바 정도(正道)라는 것이 있다. 분야를 통틀어 최고의 정도는 꾸준히,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일 것이다.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대가들이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도 성공의 비결이 따로 있었던 것이 아니라 ‘좋아서 계속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 사이엔가 남들보다 잘하게 되었더라’라는 것이다. 글쓰기 역시 유일한 전제는 끊임없이 글을 써봐야 한다는 것뿐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많이 말하고, 많이 들어야 한다. 그런 노력들이 소리 없이 쌓여 글품이 되는 것이리라.

인품을 쌓는 것이 하루아침에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글품을 쌓는 것도 어느 날 갑자기 되는 일은 아니다. 시간과 열정을 투자한 사람만이 글품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까지는 몇 번의 실패와 나아지지 않는 자신에 대한 실망도 경험할지 모른다. 하지만 무언가를 자기 것으로는 만드는 과정에는 크고 작은 고비가 있게 마련이다. 그걸 넘어서야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되는 것이다. 어느 정도 하다 보면 글쓰기의 즐거움, 글의 효과 같은 이른바 ‘글맛’을 알게 된다. 그 다음부터는 글쓰기가 훨씬 수월하게 느껴진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인품을 쌓는 것이 학식이나 재력과 무관한 것처럼 글품을 쌓는 것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있다는 사실이다. 들이는 노력만큼 반드시 보상이 돌아온다. 어떤 일을 하든 글을 쓸 줄 안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별다른 돈 들이지 않고 시간과 노력만 필요하다는 점에서 글쓰기는 자기계발의 최고 수단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글을 잘 쓰고 싶긴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런 사람들의 절대 다수는 필요에 의해서 글을 쓸 뿐, 자발적으로는 글을 쓰지 않고 있을 것이다. 사실, 글을 쓰지 않을 핑계는 많다.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 글을 쓸만한 내용이 아니다, 시간이 없다 등등. 그러니 글을 쓸 때마다 백지가 점점 부담스러워 질 수 울 수 밖에.

글도 써야 는다. 쓰지 않으면 퇴보한다. 쓰면 쓸수록 실력이 붙고 글이 써지지 않는다고 해서 쓰지 않으면 점점 더 글을 쓸 수 없게 된다. 용불용설(用不用說)의 법칙은 글쓰기에도 예외가 아니다.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쓰고자 한다면, 방법은 여러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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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쓸 줄 아는 사람이 되라: 호모스크리벤스 김지영 저 | 21세기북스
저자는 20년 동안 신문기자 생활을 하며 생생한 현장을 취재했다. 기사를 쓸 때에는 몇 가지 법칙이 있다. 어려운 이야기일수록 쉽게 써라, 짧고 간결하고 신중하게 써라, 제목이 중요하다, 쓰고 나서 최소한 세 번 읽어야 한다 등이다. 저자는 이 법칙이 비단 기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님을 발견했다. 일기, 서평, 이메일 등 어떤 글을 쓰더라도 이 법칙이 적용된다. 저자가 제안하는 글쓰기 과정에 귀를 기울인다면 우리 모두 호모스크리벤스만이 가진 다이내믹한 특권인 글 쓰는 하루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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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지영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와 매일경제에서 18년째 기자생활을 하고 있으며, 엔터테인먼트와 라이프 관련 기사를 주로 쓰고 있다. 2000년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에서 ‘1990년대 한국 댄스음악과 10대, 그리고 TV와의 삼각관계’를 주제로 커뮤니케이션 석사 학위를 받았다. 빠르게 변화하는 대중문화의 흐름 속에서 민감하게 파도타기를 하며 각 세대들이 즐기는 그들의 문화와 세대 간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그것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은 흥미를 갖고 있다.
그녀의 최근 작 『헬로키티 성공신화』는 키티 맘 세대로서 네 살 난 딸로 인해 다시 헬로키티의 세계에 입문한 뒤, 만들어진 지 35년이 넘도록 변함없이 전 세계 어린이들의 로망이자 가족도 대신할 수 없는 비밀 친구 역할을 하는 키티에 주목하게 된 것이 동기가 되어 쓰게 된 저서이다. 헬로키티를 이미 잘 알고 있음에도 입이 없기에 모든 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누구든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이입할 수 있게 만드는 헬로키티의 완벽한 디자인과 감성적인 마케팅 전략에 다시 한 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저자는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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