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도 넘지 못한 박정현의 명곡 <꿈에>
2000년대를 상징하는 가요 앨범 - 박정현 < Op. 4 > 가창력의 시대를 열었던 1등 디바의 최고 앨범 정석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노래를 잘하더라”
이 음반은 바로 그 ‘가창력의 시대’를 대표하는 박정현의 최고작이다. 2002년 발표된 이 작품은 「꿈에」, 「생활의 발견」 같은 노래들을 상당히 히트시켰고, 판매고 29만장을 올리며 그 해에 가장 중요했던 음반 중 하나로 기록된다. 많은 사람들이 애청했고,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음반에 수록된 노래들은 라디오에서 자주 신청곡으로 올라온다. 그만큼 당시 대중들, 특히 10대와 20대 여성들은 이 앨범에 강렬하게 빠져 들어갔다.
2002년을 살았던 사람들은 알 겁니다. 당시 박정현의 「꿈에」가 우리에게 얼마만큼 거대한 감동의 쓰나미를 안겨줬었는지를 말이죠. 지금 소개하는 < Op. 4 >는 바로 그 곡이 수록된 음반으로, 가창의 시대를 새로이 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 앨범입니다. 아직 별 문제 없이 이 앨범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행운일지 모르겠네요. 이 주의 명반, 박정현의 < Op. 4 >입니다.
박정현 < Op. 4 > (2002)
포스트 서태지와 아이들. 그 시기는 곧 아티스트 부재의 시대였다. 꼭 서태지만이 최고의 아티스트였고, 그 이후엔 당할 자가 없었다는 뜻이 아니라, 서태지와 아이들의 해체 이후 곧바로 등장한 H.O.T, 젝스키스와 ‘SM vs DSP’ 양자 구도는 가요계를 끝도 없이 엔터테인먼트화 시켜나갔고, 결국 한국 대중 음악계는 비주얼과 아이돌의 홍수로 넘쳐났다.
그런 ‘음악이 실종된 시대’에서 나름대로 뮤지션으로서의 본분을 다한 사람들은 바로 신진 알앤비 발라드 가수들이었다. 때마침 한국에는 노래방이 건전한 놀이 문화로 완전히 정착했고, 학생들은 테이블에 둘러앉은 친구들 앞에서 어려운 알앤비(R&B) 발라드를 소화해내는 것을 ‘멋있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회성과 실험성이 상실된 시대에 다시 꽃피운 예술성은 바로 ‘가창력’이었다. 사람들은 노래를 잘하는 것을, 특히 소울(Soul) 패턴으로 부르는 것을 곧 음악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박정현은 바로 그러한 ‘가창력’을 대표하는 가수였다. 이 음반 < Op. 4 >의 프로듀싱을 맡았던 공일오비의 정석원은 훗날 박정현을 처음 만났던 느낌에 대해 “소름이 돋을 정도로 노래를 잘하더라”고 회상한 바 있다. 식상한 발라드라며 그 형식에 넌더리를 내던 팝 매니아들도 박정현의 가창력만큼은 결코 무시하지 못했다.
게다가 박정현은 한국말을 그다지 잘하지 못하는 ‘외국에서 건너온’ 가수였고, 따라서 그것은 곧 모던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토니 브랙스턴(Toni Braxton), 셀린 디온(Celine Dion) 같은 디바들이 한창 활약하고 있던 시대란 점도 호재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녀는 ‘노래 잘하는 여가수’ 이미지에서 항상 1등이었다. 빅 마마 이후로 여가수들의 노래 패턴에 수정이 가해지기 전까지, 주변에서 노래 좀 잘 한다는 여자 아이들은 모두 박정현의 창법을 흉내 내고 있었다.
이 음반은 바로 그 ‘가창력의 시대’를 대표하는 박정현의 최고작이다. 2002년 발표된 이 작품은 「꿈에」, 「생활의 발견」 같은 노래들을 상당히 히트시켰고, 판매고 29만장을 올리며 그 해에 가장 중요했던 음반 중 하나로 기록된다. 많은 사람들이 애청했고,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음반에 수록된 노래들은 라디오에서 자주 신청곡으로 올라온다. 그만큼 당시 대중들, 특히 10대와 20대 여성들은 이 앨범에 강렬하게 빠져 들어갔다.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