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Lover라면 놓쳐선 안될 전시 공간 TOP 3 : 나오시마
지중미술관· 베네세 하우스 · 이우환 미술관 등
태풍으로 떠내려가는 호박을 본 적이 있는가. 바로 그 노란호박이 자리한 곳! 아트러버의 성지, 나오시마예요. (2024.10.04)
살면서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예술의 섬, 나오시마에 다녀왔습니다. 버킷 리스트였던 만큼 기대가 컸고, 나오시마는 그 기대를 아름답게 채워준 여행이었죠. 일본 시코쿠 지방 카가와 현에 자리한 섬 중 하나인 나오시마는 한 때는 쓰레기로 덮여 있던 곳이었습니다. 1980년, 친환경도시 조성계획 하에 예술의 섬으로 재탄생 된 것이죠. ‘있는 것을 살려, 없는 것을 창조한다’는 슬로건 아래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섬 전체에 작품을 설치하여 미술 애호가에게는 놓치지 않고 들러야 하는 필수 관람 코스의 하나로 자리매김 한 섬, 나오시마. 가장 인상깊었던 세 곳을 소개합니다.
나오시마 섬에 많은 미술관이 있지만, 지중 미술관은 외형적으로 가장 독특했습니다. 바다에서 보면 미술관의 어느 한 곳도 보이지 않게 땅 속에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독특함 때문인지 나오시마로 미술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바로 ‘지중미술관’입니다. 지중미술관은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또한 사진 촬영은 초입에 위치한 아트샵을 지나면 금지되니 이점 잊지 마세요!
프랑스 지베르니 모네의 집에 조성된 수련 정원을 닮은 풍경으로 둘러쳐진 길을 따라 들어가면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Tadao Ando)가 설계한 도형 디자인의 콘크리트 건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연 경관과 어우러지는 독특한 매립 구조, 뒤틀린 기둥과 미로 같은 동선의 유희를 맛보다 보면 어느새 지중미술관이 자랑하는 3개의 전용관, 모네(Claude Monet)와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 그리고 월터 드 마리아(Walter de Maria), 세 작가의 작품만을 위해 맞춤으로 설계 한 이 곳에 도착합니다. 모두 자연과 미술을 매개로 예술혼을 발산했던 작가들이며 지중미술관의 그들 영혼의 또 다른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는 셈이죠.
지중(地中)이라는 이름처럼 밖으로 솟지 않고, 안으로 숨으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역설적으로 구현한 지중미술관의 감동을 여러분들께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아쉽게도 미술관 규칙상 내부 사진은 찍을 수 없지만, 오히려 누구나 소장할 수 없기에 더 큰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닐까요.
베네세 하우스는 일종의 아트 호텔로 이 곳 또한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예술과 호텔이 접목된 복합 문화공간입니다. 나오시마 섬 남쪽 끝에 조용히 자리한 이 곳은 자연 채광이 아름답게 들어오는 갤러리와 예배당이 연상되는 ‘뮤지엄’ 동, 건물 중앙부의 수반이 아름다운 ‘오벌Oval’ 동, 옥외 설치된 작품들을 객실에서 감상할 수 있는 목조 ‘파크’ 동, 해변에 있는 스위트 타입의 객실 ‘비치’ 동, 총 4개의 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베네세 하우스에서 투숙을 하며 객실내 설치 작품과 호텔 주변을 둘러보면 좋았겠지만 세계적인 호텔답게 예약에 성공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 였습니다. 하지만 숙박을 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는 레스토랑, 카페, 기념품 샵 등이 있으니 예약에 실패하였다고 실망하지 말고 꼭 가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베네세 하우스 지하에서 인생 작품 두 점을 만났습니다. 브루스 나우먼(Bruce Nauma)의 네온 작업, 100 live or die와 야나이 유키노리(Yukinori Yanagi)의 The world Flag Ant Farm 1990 입니다.
베네세 하우스의 전시는 지중미술관과 다르게 매번 전시가 달라지니 만약 나오시마 섬에 다시 온다면 숙박도 하고 새로운 전시도 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또한 이곳 포구에는 나오시마 섬의 상징이기도 한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이 설치 되어있어 자연과 어우러진 노란 호박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2010년에 세워진 이우환의 미술관은 이후 나오시마의 대표 미술관으로 자리잡았습니다. 1936년 생인 이우환은 경상남도 함안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1960년대와 1970년에 걸쳐 나타난 현대 미술인 모노파 즉, 물질을 활용하는 대표 작가입니다.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과 지중미술관의 사이에 위치한 이우환 미술관은 옆면과 뒷면이 산으로 둘러 싸여 있고 앞으로 탁 트인 세토내 앞 바다를 바라보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방문객을 맞이하는 커다란 아치 형태의 조형물 Porte vers l'infini 무한문(2019)은 관문이 되고 잔디 광장에 우뚝 쏟은 콘크리트로 된 기둥은 커다란 철판과 돌덩이들과 함께 ‘기둥의 광장’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안도 다다오와 이우환의 협업이라 볼 수 있는 이우환 미술관에는 그의 작업들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총 7개의 작풍이 전시되어 있는 ‘만남의 방’, 어둠 속에서 자연석과 산업화를 상징하는 철판이 대면하는 ‘침묵의 방’, 돌의 그림자 영상을 상영하는 ‘그림자 방’, 그리고 텅 빈 방에 벽화 하나가 남아있는 ‘명상의 방’은 이우환의 자택에 실제 하는 명상의 공간을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버려진 섬에 자연과 인간, 그리고 물질들의 관계를 떠올리는 모노파 이우환 미술관까지 끊임없이 확장되고 확산되는 나오시마 섬의 <베네세 아트 사이트 나오시마>는 절대 멈추지 않는 현재 진행형 프로젝트로 매일같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나오시마에서는 자전거를 빌려 다니는 것이 편리합니다. 자그마한 섬을 자전거로 둘러보고 곳곳에서 미술품을 마주치고, 15분 달려가면 새로운 미술관을 계속해서 마주치는 나오시마 섬. 아트 러버라면 누구나 꼭 한 번 방문하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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