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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주인의 추천] 책방 심다 김주은 대표 - 『검은 반점』

<월간 채널예스>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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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반점』은 세상에는 온갖 색깔의 사람들이 있고 그 다양함 때문에 빛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입니다. 스스로를 ‘그림책을 좋아하는 책방지기’라 칭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소개하고 싶었지요. (2020.12.17)


전라남도 순천에 자리한 ‘책방 심다’는 문화의 꿈이 자라는 인큐베이터다. 사진 예술 강사로 활동하는 프리랜서 부부가 본인의 작업실을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고, 소소한 취향이 담긴 서점으로 실현됐다. ‘심다’라는 이름처럼 책을 통해 마음에 씨앗을 심는 일을 이뤄가고 있다. 서로 이름도 모르는 이들이 모여 책을 읽는 ‘수상한 북클럽’, 책만들기를 지원하는 ‘독립출판 씨앗학교’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열린 공간인 만큼, 다양한 이야기도 이곳에 싹을 틔웠다. 부부는 책방을 열며 1년 중 한 달은 여행을 다녀오자고 결심했고 책방 1주년이 되는 해 핀란드로 떠났다. 그 사이 책방은 손님이었던 친구들이 맡아 주었고, 한 달 동안 책방에서 벌어진 에피소드가 『한 달 책방』이라는 책으로 묶여 나왔다고. 부부는 사람들이 직접 책을 만든다면, 자연히 책을 읽는 경험도 풍부해지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단순하지만 깊은 이야기가 오늘도 이 작은 공간에서 자란다. 



책방을 여시게 된 계기와 공간의 콘셉트를 소개해주세요. 

‘책방 심다’는 사진예술강사, 대학 시간강사, 사진가, 문화기획자 등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던 프리랜서 두 명이 결혼하며 만든 사적인 공간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우리의 공간에서 우리의 일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던 저와 남편은 2015년 다양한 독립출판물과 공간을 접하면서부터 서점을 열고 싶었습니다. 2016년 2월 ‘심다’라는 이름의 책방을 열고, 마음에 씨앗을 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즐겁게 책을 고르는 한 번의 경험을 소중히 생각하며, 누구나 만드는 책 한 권의 기쁨을 누리기를 바랍니다. 심다 책방은 소소한 취향들의 결집 공간이며, 책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책방입니다.

책방을 운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책방을 처음 열 때, 일 년 중 한 달은 이곳을 떠나 여행을 다녀오자고 신랑과 약속을 했었어요. 실제로 책방을 열고 1주년 기념으로 2016년 12월과 1월 핀란드로 한 달간 여행을 다녀왔고요, 그 사이 책방은 손님이었던 친구들이 대신해 맡아 주었는데요, 책방은 저희 둘이 있을 때 보다 훨씬 많은 손님이 다녀갔었고, 저희 부부는 핀란드에서 오로라를 보러 떠난 마지막 여행지에서 신종플루에 걸려 결국 꿈에서 오로라를 만나고 돌아오는 헤프닝을 겪었습니다. 일 년 중 한 달을 여행하자는 약속은 그 후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로 인해 더는 지켜지지 않고 있어요. 그때 한 달간 책방을 꾸렸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한 달 책방』이라는 책으로 엮었는데요, 소규모 출판된 이 책은 중쇄를 하여 지금도 책방에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책방을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절이자 에피소드인 것 같아요.

‘수상한 북클럽’ 등 책방만의 특색 있는 기획을 소개해주세요.

수상한 북클럽은 2016년 가을 책방에서 처음 만든 독서 모임 이름이에요. 박현희 작가님의 책 『수상한 북클럽』에서 빌린 이름이고요. 책방을 열고 독서 모임을 해보고 싶은데, 정작 저희는 책을 많이 읽은 경험도 없고, 또 독서 모임에 참여해 본 적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독서 모임에 관한 책을 찾다가 우연히 이 책을 발견했어요. 이야기 속 독서 모임 방법이라든지, 다음 책을 정해서 쪽지에 적어 전달하는 방법 같은 것들이 너무 인상적인 거예요. 책 속 주인공들이 책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도 마음에 들었고요. 그래서 독서 모임 이름을 수상한 북클럽으로 정하고, 첫 독서 모임을 시작했어요. 처음 3명이 함께 시작한 독서 모임은 총 8명의 인원으로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첫 1년 동안 이모임이 얼마나 수상했냐면요, 서로 이름도 하는 일도 제대로 모르고 책 이야기만 하고 헤어졌어요. 그런데 재밌게도 정말로 누구도 서로에 관해 묻지 않았어요. 이름이 뭔지, 하는 일이 뭔지(하하) 독서 모임의 두 번째 책은 이 책 속에 나오는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이었습니다. 『수상한 북클럽』은 지금의 책방 독서 모임이 자리를 잡게 하고, 폭넓은 독서 경험을 하게 만들어준 고마운 책입니다.


 

블라인드 북 코너도 일찍부터 시작하셨었지요?

블라인드 북 코너는 2016년 봄, 한 달간 호주로 사진 촬영 일을 떠났던 신랑이 한 서점에서 블라인드 북을 발견하고 우리 책방에서도 이렇게 판매해 보고 싶다고 선물로 가져온 책에서부터 시작되었어요. 지금은 많은 책방에서 각자의 독톡한 포장과 컨셉, 좋은 책을 추천해 넣는 등 여러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는데요. 저희의 기억이 맞는다면 당시에 블라인드 북을 판매하는 서점이 저희를 포함해 몇 곳 없었어요. 블라인드 북은 지방 소도시 작은 서점이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기도 한데요. 그때 중앙지(신문)를 비롯해 많은 매체에서 저희 서점과 블라인드 북을 소개해 주셨어요. 당시 블라인드 북에는 저희가 추천하거나, 선물하고 싶은 책들을 포장해 넣었고요, 책과 관련한 키워드를 뽑고 일일이 잘라 붙이는 가내수공업을 하였는데요, 포장하기가 무섭게 판매가 되어서 책방 매출에도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책방 심다’에서는 ‘독립출판 씨앗학교’라는 독립출판워크숍도 열리고 있어요.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독립출판씨앗학교는 2018년, 지역에 다양한 독립출판물을 알리고 또 자신의 창작물을 다양하게 엮는 창작자 친구들이 생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출판워크숍입니다. 독립출판물을 소개하고 판매하고 싶어 서점을 열었는데, 저희가 문을 열던 시기에는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던 서점이 순천과 인근 지역에 하나도 없었거든요. 당연히 지역에서 “이것도 책인가?” 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저희 부부가 조금 단순하거든요. 책을 읽는 경험이 쓰는 경험, 그리고 만드는 경험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더 많은 책이 읽힐 것으로 생각했어요. 더 많은 책을 읽으면, 책 판매 또한 많이 되지 않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시작했어요. 

순천에는 다양한 청년지원사업이 있었고, 기획서를 제출해 공모사업으로 워크숍을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음 해에는 순천시에서 청년 도전사업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 할 수 있도록 먼저 후원해 주셨고요. 독립출판씨앗학교를 통해 지역에 있는 청년들과 교류하고, 지역을 넘어 순천아트북페어<자란다> 라는 축제도 3회째 열게 되었어요. 이 축제를 통해 지역에서 작게나마 문화 다양성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하)


책방지기의 선택



“저는 어린 시절 콤플렉스가 많은 사람이었어요. 낮은 자존감을 드러내기 싫어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결국 내가 가진 단점들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단점도 한 사람을 이루는 일부인데 말이에요. 『검은 반점』은 세상에는 온갖 색깔의 사람들이 있고 그 다양함 때문에 빛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입니다. 숨기고 싶은 콤플렉스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개성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이 아름다운 그림으로 펼쳐집니다. 스스로를 ‘그림책을 좋아하는 책방지기’라 칭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소개하고 싶었지요. 그림책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한 문장을 노래처럼 흥얼거리게 될 거예요. “거울을 보니 얼굴에 검은 반점이. 언제부터일까? 오늘? 아니, 아주 오래전.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책방 심다


주소 전남 순천시 역전2길 10 (조곡동)

영업시간 목~일요일 오전 12시 30분 ~오후 7시 30분 / 월~수요일 휴무

전화번호 061-741-4792

이메일 [email protected]

인스타그램 @simda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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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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