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놀이터

[밑줄 그은 책] 나는 아직껏 장래 희망을 생각한다

『마음의 일』 『망명과 자긍심』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격주 금요일, 예스24 뉴미디어팀에서 <채널예스>를 만드는 2인이 ‘밑줄 그은 책’을 추천합니다. (2020.10.30)




『마음의 일』

오은 저 | 창비

“초등학교 시절에는 핫도그를 좋아했다.”고 말하는 시인의 시집을 펼쳤다. “중학교 시절에는 머리를 쓰는 것보다 잔머리를 굴리는 것을 좋아했다.”는데, 성인이 된 시인은 마음머리를 잘 굴리는 사람이 된 듯하다. (마음머리는 실제 있는 말은 아니다) 논술 공부를 하기도 바쁜데 청소년시집을 사주는 부모가 과연 있을까? 잔머리 굴리지 말라고 시집은커녕 서점에도 데리고 가지 않는 학부모가 대다수이지 않을까? 왜 나는 시집을 읽으면서 이런 걱정이나 하고 있을까. 왜냐면 시가 좋아서, 마음의 일에도 좀 열심을 다해보자고 권하고 싶기 때문이다. 쓸쓸하면서도 희망적인 시집이다. 외롭지만 결국에는 따뜻해지는 마음을 이야기하는 시집이다. (엄지혜)




 『망명과 자긍심』

일라이 클레어 저/전혜은, 제이 역 | 현실문화

최은영의 소설 『몫』에는 교지를 편집하는 두 친구가 집회에 나갔다가 폭력의 언어를 목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미군 타도’를 외치며 폭력을 고발하는 사람들의 말에는 피해자 여성의 몸을 전시하고 은유로 활용하는 또 다른 폭력이 자리한다. 『망명과 자긍심』을 읽으며, 이 대목을 문득 떠올린 것은 지극히 타당해 보이는 요구를 외칠 때조차, 우리는 누군가를 배제할 수 있다는 뼈아픈 사실 때문이다. 진보 운동에서조차 장애, 퀴어 등을 배제하는 말이 만연한 상황 속에서, 일라이 클레어는 우리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그 복잡한 이야기를 마주하자고 말한다. 추천의 글에서 시인 아우로라 레빈스 모랄레스는 아버지의 말을 인용한다. “두 가지 타당한 요구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일 때는, 둘 중 어느 쪽도 충분히 요구하지 않고 있는 거란다.” 하나를 쟁취하기 위해 다른 목소리들을 배제한다면, 그건 충분히 요구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복잡다단한 현실을 복잡하게 담아내며 나아갈 때, 우리의 몸은 더는 상처받지 않을 것이다. (김윤주)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 영화, 공연, 음악, 미술, 대중문화, 여행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ebook

<일라이 클레어> 저/<전혜은>,<제이> 역11,200원(0% + 5%)

모두가 해방되지 않으면, 아무도 해방될 수 없다! 퀴어, 장애, 페미니즘, 환경, 계급을 넘나드는 교차성 정치의 교과서 장애인 퀴어 페미니스트가 써내려간 치열한 저항의 사유 소수자를 둘러싼 두 가지 시선이 있다. 한편에서는 소수자 의제는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으로 치부된다. 주류의 시선에서 다양한 소수..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AI, 전혀 다른 세상의 시작일까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사피엔스를 있게 한 원동력으로 '허구'를 꼽은 저자의 관점이 이번 책에서도 이어진다. 정보란 진실의 문제라기보다 연결과 관련 있다고 보는 그는 생성형 AI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보 기술이 초래할 영향을 분석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 문학의 지평을 더욱 넓혀 줄 이야기

등단 후 10년 이상 활동한 작가들이 1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중 가장 독보적인 작품을 뽑아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 2024년에는 조경란 작가의 「그들」을 포함한 총 일곱 편의 작품을 실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들과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주목받는 수익형 콘텐츠의 비밀

소셜 마케팅 전문가 게리 바이너척의 최신작. SNS 마케팅이 필수인 시대, 소셜 플랫폼의 진화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6단계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팔로워 수가 적어도 당신의 콘텐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삶의 끝자락에서 발견한 생의 의미

서른둘 젊은 호스피스 간호사의 에세이. 환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겪고 느낀 경험을 전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 나눈 이야기는 지금 이순간 우리가 간직하고 살아야 할 마음은 무엇일지 되묻게 한다. 기꺼이 놓아주는 것의 의미, 사랑을 통해 생의 마지막을 돕는 진정한 치유의 기록을 담은 책.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