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의 책] 독서는 즐거운 놀이예요 – 채널수북 편
유튜버의 책 (4) – 채널수북 편
<채널예스>가 미니 인터뷰 코너 ‘유튜버의 책’을 격주 화요일 연재합니다. 유튜브에서 활약하는 셀럽들의 책 취향을 알아봅니다. (2020.08.18)
<채널예스>가 미니 인터뷰 코너 ‘유튜버의 책’을 격주 화요일 연재합니다.
유튜브에서 활약하는 셀럽들의 책 취향을 알아봅니다.
북튜브도 함께하면 재미가 3배! ‘채널수북’은 프리랜서 번역가, 문학 편집자, 에디터 총 3명의 진행자가 나와 책 수다를 떠는 채널이다. 단순히 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참신한 콘셉트로 책과 함께 노는 법을 알려준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유행하자 불륜이 등장하는 소설로 빙고 게임을 하고, 책 내용만 듣고 결말 알아맞히기 게임을 하기도 한다. 유쾌한 웃음이 가득한 친구 같은 ‘채널수북’! 세 진행자는 요즘 어떤 책에 빠져 있을까?
‘채널수북’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채널수북’입니다. 프리랜서 번역가, 문학 편집자, 에디터가 모여 책과 관련된 기획 영상을 주로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책을 리뷰하고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책, 특히 문학을 둘러싼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퀴즈나 놀이로 풀어내는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본 뒤 “불륜이 등장하는 소설들로 빙고(//youtu.be/1SsGsnpPGzM)”를 해본다거나 “소설의 내용을 듣고 결말 맞히기(//youtu.be/swMQbP689GQ)” 게임을 해보는 식입니다.
독서가 언제나 어렵거나 묵직한 행위는 아니며, 재밌고 가벼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같이 놀자'고 제안하는 북튜브입니다. 그러니 재미있게 읽은 책들에 대해 구독자분들과 적극적으로 나누고 싶어 하는 채널이지, ‘꼭 책을 읽어야만 합니다!’ ‘어렵지만 도전해보세요!’ 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채널은 아니에요. 넷플릭스나 유튜브처럼 책 역시 우리 생활의 일부로 들어와 더 많은 사람이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최근 재미있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요?
리외: 일라이 클레어의 『망명과 자긍심』이 최근의 독서 중 가장 근사한 경험이었어요. 이 책은 보통 여성학 이론 도서로 분류되지만 저는 굉장히 섬세하고, 첨예한 문제의식을 지닌, 그리고 아름다운 에세이로 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일라이 클레어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작가인데, 이렇게 멋진 작가를 새로이 알게 되는 게 독서의 큰 기쁨 같아요.
션: 보선의 『나의 비거니즘 만화』가 최근 읽은 책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귀엽고 동글동글한 그림체로 그려진 비거니즘에 관한 책이에요. 인간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다양한 존재를 존중하고 고통을 줄이는 데 일조하고자 노력하는 생활태도인 비거니즘에 대해 쉽고 간단하게 이야기해주는 책이에요. ‘완전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우리 같이 노력해보지 않을래요?’ 말 걸어주는 책이기도 하고요.
안평: 옥타비아 버틀러 『킨』을 꼽고 싶어요. 1970년대 미국에 살던 흑인 여성이 노예제가 있던 1800년대로의 시간여행을 반복하는 SF 스릴러인데, 워딩 그대로 ‘손을 뗄 수가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소설입니다. 인종주의와 여성주의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볼 여지를 제공하는 작품이기도 해요.
하루 중 언제 책을 읽나요? 멤버들의 독서 습관을 소개해주세요.
션: 출퇴근길 같은 이동 시간에는 웬만하면 다른 걸 하지 않고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그게 어려운 날이라면, 잠들기 전에는 반드시 책을 좀 읽다 자요. 책을 사면 다시 파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인상 깊은 페이지에는 인덱스를 붙이거나 귀퉁이를 접거나 밑줄을 긋거나 하며 마음껏 메모하면서 아주 적극적으로 읽습니다. 매일 아침 ‘어제 읽은 글’ 중 옮겨둘 만한 문장을 발췌해 블로그에 기록해둡니다.
리외: 프리랜서로 생활하고 있기에 책 읽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확보해야 일의 포화 속에서도 꾸준히 책을 읽을 수 있더라고요. 그래도 주로 저녁과 밤 사이의 시간에 읽게 되는 것 같아요. 책상 앞에 앉아 가지런한 자세로 읽기보다는 침대에 엎드리거나 의자에 기대어서 자세를 바꾸어가며 읽곤 해요.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 편이라, 저의 경우 어떤 날 어떤 마음으로 어떤 글을 읽었는지를 조금이나마 메모하며 짧은 리뷰의 형식으로 남겨두고자 노력하는 편이에요.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감각이 휘발되기 전에 감상을 써두려고 노트북이나 휴대폰 메모장, 공책 등에 두서없이 메모를 남겨두는 습관이 있어요.
안평: 저녁과 밤, 새벽. 주로 다른 일을 모두 마무리한 시각에 책을 펴듭니다. 업무의 밀도가 높은 편이라 일과 후 긴장이 조금 풀렸을 때 여러 서사와 문장을 소화하기에 적절한 상태가 된다고 느낍니다. 물성이 있는 종이책을 선호하는데, 앞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읽어가는 대신 역순으로 읽거나(단편집의 경우), 아무 쪽이나 펴서 문장을 더듬는 장난도 좋아합니다.
신간을 기다리는 작가가 있다면요?
안평: 진은영과 강성은 시인의 새 시집을 읽고 싶어요. 진은영 작가의 시들은 봄과 여름에 읽었을 때 그 맛이 살고, 강성은 작가가 쓰는 시의 정서는 겨울에 닿아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다음 사계절에는 그들의 새로운 시를 읽으며 계절의 슬픔과 외로움, 그리고 아름다움을 저미게 느끼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황정은 작가의 새로운 단편과 장편도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벌판에 서서 영영 앉을 수 없는 마음으로요.
션: 한강과 황정은 작가요. 저는 한국의 소설가 중 제일 좋아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늘 망설임 없이 두 분을 꼽아요. 한글만이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을 살린 글을 쓰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강 작가가 한국어의 풍요로움과 감각을 일깨워주는 문장을 쓴다면, 황정은 작가는 정확하고 단정한, 그래서 더없이 서늘한 충격을 안겨주는 문장을 쓰죠. 두 분의 책을 읽을 때 모국어로 된 문학을 읽는 가장 큰 기쁨을 느껴요. 그러니 두 분의 신간이라면 언제나 기다려질 수밖에요. 참, 올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책이 출간된다고 해 무척 기대하고 있어요.
리외: 다와다 요코, 아니 에르노, 앤 카슨,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등 많은 작품을 남겼으나 한국에 아직 번역서가 전부 출간된 것은 아닌 해외 여성 작가들의 책이 번역되기를 늘 기다려요. 특히 기존의 장르 규범을 벗어나거나 그 경계를 흐리는, 혹은 그 경계 위에서 쓰는 작품, 그리고 자전적인 작품을 좋아하기에 그들의 작품이 한국 독자인 저의 세계를 더 넓혀준다고 생각해요. 쓰기 방식이나 주제, 세계관이 아무래도 다를 테고, 그 차이를 감각하는 동시에 그들의 실험 정신을 제가 발 디딘 곳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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