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놀이터

저스틴 비버, ‘힙’함과 보이스칼라뿐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Changes>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트랩 비트에 미드 템포의 알앤비로 꽉 채운 이번 작품은 17개의 적지 않은 수록곡을 지녔지만 52분이 채 안 되는 러닝 타임을 가진다. (2020. 04.08)

800x0.jpg

 

 

단조로워도 너무 단조롭다. 헤일리 볼드윈과의 결혼, 라임병의 고백 등 개인사의 여러 변화들과 사건들이 있었음에도 발매된 신보에는 그간의 고뇌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방점은 이지 리스닝. 트랩 비트에 미드 템포의 알앤비로 꽉 채운 이번 작품은 17개의 적지 않은 수록곡을 지녔지만 52분이 채 안 되는 러닝 타임을 가진다.

 

서사는 부재하나 주제는 확실하다. 그건 바로 사랑. 2018년 깜짝 혼인신고 후 우울증 등을 이유로 작년 결혼식을 올린 아내를 향한 애정이 여기저기의 글감이 된다. 단 똑같이 사랑이 소재였어도 지난 정규 음반 <Purpose>가 이를 확실한 대중 소구력을 지닌 팝송으로 써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초점이 훨씬 좁아졌다. 이는 좀 더 어린 세대 그러니까 더 짧은 음악을 듣고 노래를 통해 게임을 하길 원하는 층으로 향한다.

 

리드 싱글로 뽑힌 「Yummy」가 이를 대표한다. 트랩비트에 ‘yummy’라는 단어가 반복되는 이 곡은 사실 메시지에 강조점을 준다기보다 후크의 중독성을 노린 곡이다. 발매와 동시에 저스틴 비버 스스로 전면 지휘한 SNS 챌린지는 그 흐름이 뜨겁게 타오르지는 못했을지라도 그의 상업 세일즈 포인트가 어디에 찍혀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 같은 트랩 중심의 요즘 음악 좇기는 거의 모든 곡의 사운드 골격을 채운다. 힙합 그룹 미고스의 콰보(Quavo)와 함께한 「Intentions」, 미끄러지는 비음이 인상적인 「Come around me」, 곡의 매듭이 아쉬운 「Available」, 「Get me」 등 대다수의 노래가 비슷한 인상을 공유한다. 상대적으로 짙은 보컬을 보이는 Take it out on me」 정도가 그나마 찡한 색감을 띈 곡이나 평탄하고 독립적인 음반 구성 사이에 이 노래에 마음을 뺏기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극 후반부 「E.T.A」, 「That’s what love is」 등 기타를 중심으로 한 곡이 한정된 사운드의 답답함을 조금 풀어준다. 허나 신보에 들었던 기대감을 채워줄 정도는 아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번 음반에는 지난 작품에서는 3개나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달리 단 한 곡의 정상곡도 만들어내지 못했으며 음반 판매량 등도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다. 작품 속 남은 것은 파스텔이 뭉개지듯 보드랍고 달큰한 저스틴 비버의 보컬뿐이다.

 

작년, 아리아나 그란데가 트랩비트를 바탕으로한 앨범 <thank u, next>에 자신의 메시지를 한껏 담아 호응을 끌어냈다면 이번 저스틴 비버의 음반에는 그 호소력이 없다. 무난함 사이에 생생함을 살릴 서사의 부재. 오직 ‘힙’함과 보이스칼라만 살아있다.

 

 

 

 


 

 

Justin Bieber (저스틴 비버) - 5집 Changes Justin Bieber, Quavo, Post Malone, Clever, Travis Scott 노래 외 1명 | Universal / Def Jam
저스틴 비버가 5년 만에 새 앨범을 발매했다. 이 앨범은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했으며, Quavo, Post Malone, Lil Dicky, Travis Scott 그리고 Kehlani 등이 참여한 화려한 트랙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총 16곡이 수록되어 있다.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YES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Justin Bieber17,800원(19% + 1%)

5년 만에 새 앨범 발매 ! 저스틴 비버 [Changes] Quavo, Post Malone, Lil Dicky, Travis Scott 그리고 Kehlani 등이 참여한 화려한 트랙리스트 빌보드 싱글 차트 2위로 데뷔, 중독성 넘치는 후렴구가 매력적인 ..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AI, 전혀 다른 세상의 시작일까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사피엔스를 있게 한 원동력으로 '허구'를 꼽은 저자의 관점이 이번 책에서도 이어진다. 정보란 진실의 문제라기보다 연결과 관련 있다고 보는 그는 생성형 AI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보 기술이 초래할 영향을 분석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 문학의 지평을 더욱 넓혀 줄 이야기

등단 후 10년 이상 활동한 작가들이 1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중 가장 독보적인 작품을 뽑아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 2024년에는 조경란 작가의 「그들」을 포함한 총 일곱 편의 작품을 실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들과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주목받는 수익형 콘텐츠의 비밀

소셜 마케팅 전문가 게리 바이너척의 최신작. SNS 마케팅이 필수인 시대, 소셜 플랫폼의 진화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6단계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팔로워 수가 적어도 당신의 콘텐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삶의 끝자락에서 발견한 생의 의미

서른둘 젊은 호스피스 간호사의 에세이. 환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겪고 느낀 경험을 전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 나눈 이야기는 지금 이순간 우리가 간직하고 살아야 할 마음은 무엇일지 되묻게 한다. 기꺼이 놓아주는 것의 의미, 사랑을 통해 생의 마지막을 돕는 진정한 치유의 기록을 담은 책.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