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뭐길래] 저자, 출판사 서평, 표지가 중요합니다 – 박주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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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가장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한 작품이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다른 책들을 찾아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접한 많은 책들은 처음 접한 작가인 경우가 많았어요. (2019. 12.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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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가 미니 인터뷰 코너 ‘책이 뭐길래’를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책을 꾸준하게 읽는 독자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드립니다. 자신의 책 취향을 가볍게 밝힐 수 있는 분들을 찾아갑니다.

 

 

예스24 북컨텐츠파트에서 일하고 있는 박주연 씨는 인문, 정치사회, 역사, 종교 분야 신간을 등록하고 있다. 이 분야의 모든 신간은 박주연 씨를 거쳐 예스24에 등록되니, 서점의 항구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박주연 씨는 서점에서 일하면서 책에 대한 편식이 줄어들었다. 20대 중반까지는 인문사회, 문학에 몰두해 있었는데 요즘은 과학, 예술책, 그림책, 만화, 잡지도 즐겨 읽고 있다. 회사에 출근해 신간 보도자료를 읽으면서 ‘아 이 책은 꼭 읽고 싶다’, ‘많이 팔리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책은 예스24 카트에 넣고 바로 구입하는 편이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소개해주세요.

 

한 번에 여러 권을 읽는 편이라 지금 읽고 있는 책만 해도 세 권이 넘을 것 같은데 어쩌죠? 이종열 조율사의 에세이 『조율의 시간』 과  고영범 작가의 『레이먼드 카버 - 삶의 세밀화를 그린 아메리칸 체호프』 를 읽고 있고요, 최근에 읽은 책 중에는 『모리스』 가 좋았습니다. 다양하게 읽게 되었다고 소개했는데 어째 소설/에세이 편식 중이군요.


어떤 계기로 선택하게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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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는 영화를 보고 나서 원작 소설이 있다기에 읽게 되었어요. 영화는 시각적으로 아름다웠고 소설의 많은 부분을 그대로 재현했지만, 소설의 문장은 문장 자체로 좋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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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의 시간』 은 요즘 제가 피아노와 피아니스트에 대해 흥미가 많아져서 읽게 된 에세이입니다. 『쇼스타코비치는 어떻게 내 정신을 바꾸었는가』 를 워낙 좋게 읽어서 주변에 권하기도 하고 그와 관련된 책을 찾아 읽고 있어요. 『시대의 소음』 도 읽고, 소련 붕괴 직전을 다룬 역사책도 장바구니에 넣어두었습니다. 앞선 세 권에는 말씀 드리지 못했지만 『이제 당신의 손을 보여줘요』 도 읽고 있고요. 『조율의 시간』 은 음악적 소양이 전혀 없는 제게 완전히 다른 언어를 배우는 느낌을 주는 책이에요. 예민한 악기와 날카로운 직업정신, 재미있는 일화들, 부드러운 문장이 모두 담겨 있는 책이라 아주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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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카버 - 삶의 세밀화를 그린 아메리칸 체호프』 는 표지가 좋아서 선택한 책이에요.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지도,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았었는데요. 이 책의 표지는 사람의 얼굴과 물고기들을 화려한 색깔로 담은 것인데 포스터로 가지고 싶을 만큼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내용은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작가의 인생이 초반부터 순탄치 않았다는 것을 느끼며 조금씩,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읽어나가고 있어요. 삶의 역경을 읽는 것이, 제 체험이 아닌데도 쉽지 않더라고요.

 

평소 책을 선택할 때, 기준은 무엇인가요?

 

저자를 가장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한 작품이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다른 책들을 찾아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접한 많은 책들은 처음 접한 작가인 경우가 많았어요. 이런 경우에는 책 소개에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 하반기 독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쇼스타코비치는 어떻게 내 정신을 바꾸었는가』 역시 제가 예술 분야 신간 등록을 담당할 때 책 소개에 이끌려 읽게 된 책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수많은 다른 연관 도서들로 저를 이끌고 있지요! 그 외에 표지도 보는 편인데, 이 경우에는 어떤 표지가 너무 좋아서 택하기보다 이 책을 읽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표지로부터 받을 때가 있습니다. 책을 만든 사람들이 책에 가지는 태도나 애정, 취향을 표지에서 1차로 확인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 결이 저와 다르면 잘 선택하게 되지 않더라고요. 출판사도 꽤 봅니다. 까치에서 나오는 책들은 주제만 흥미로우면 작가나 다른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도 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어떤 책을 볼 때, 특별히 반갑나요?

 

저의 테두리를 벗어나게 해주는 책이요! 예술과 피아노로 이끌어준 『쇼스타코비치는 어떻게 내 정신을 바꾸었는가』가 그래서 반가웠고요, 근데 제가 이 책 언급을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네요. SF 소설과 단편 소설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을 읽고 두 편견이 와장창 깨지면서 취향이 확장되었습니다. 그 뒤로 단편 소설집을 꽤 많이 읽었어요. 워크룸프레스에서 나온 『광장』 이라는 단편집이 특히 인상적이었고요, 듀나 작가의 『구부전』 도 좋았습니다. 즐길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즐길 거리가 많아진다는 뜻이니까, 삶이 한층 다채롭고 즐거워지게 해준 책들이 참 반갑고 좋습니다.

 

신간을 기다리는 작가가 있나요?

 

너무 재촉하는 것 같지만 김초엽 작가의 신간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소설집 전체가 좋기도 했지만,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가 너무 좋았어요. 진은영 시인의 오랜 팬이고, 새로운 시집 역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 분 모두 필요한 만큼 시간을 넉넉히 가지셔도 좋으니 오래오래 작품 활동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요즘 들어 소중한 사람들에게 오래오래 보자는 말을 자주 하게 됩니다. 모두 오래오래 보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김초엽 저 | 허블
무엇이 우리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오와 차별, 모순으로 가득 찬 세계를 분투하며 살아가게 하는지. 이 소설은 이야기를 통해 질문한다. 나의 세계를, 우리의 세계를 알아야겠다고 용기 내는 마음, 우리의 사랑과 우정을 말하며 지지 않는 마음, 분투하는 태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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