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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뭐길래] 마음 상황에 따라 문학, 비문학을 골라요 – 손미혜 편

당신이 읽는 책이 궁금해요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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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을 기다리기엔 이미 읽어야지 하고 쌓아둔 책들에 죄책감을 너무 많이 느껴서, 다음 책을 빨리 보고 싶다가도 최대한 늦게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2019.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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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가 미니 인터뷰 코너 ‘책이 뭐길래’를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책을 꾸준하게 읽는 독자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드립니다. 자신의 책 취향을 가볍게 밝힐 수 있는 분들을 찾아갑니다.

 

 

예스24 북클럽사업팀에서 일하는 손미혜 씨는 전자책 구독 서비스 '북클럽'의 MD로, 큐레이션 및  콘텐츠 전반을 관리하는 한편 평소 좋아했던 작가의 책을 북클럽에 서비스하는 '사심'을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전에는 출판사의 북카페에서 때로는 문학과 인문교양 책을 읽는 독서모임 진행자로, 때로는 아이들과 그림책 놀이 활동을 진행하는 선생님으로 변신하며, 항상 글과 책을 다루는 언저리를 서성거려 왔다. "쌓아놓은 책을 다 읽지 않고 다른 책을 사들이는 자들을 뭐라고 부르나요?"라는 질문에 "출판계의 빛과 소금"이라고 답했던 어느 SNS 게시글에 약간의 위안을 얻으며, 오늘도 열일하는 직장인 손미혜 씨를 서면으로 만났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소개해주세요.

 

최근 리마스터판으로 10여 년 만에 새롭게 단장해 나온 김애란 작가님의  『달려라, 아비』  를 다시 읽었고, 지금은 캐럴 길리건의  『담대한 목소리』  와 장류진 작가님의 『일의 기쁨과 슬픔』  을 함께 읽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선택하게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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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아비』  의 경우 대학 시절  『비행운』  으로 김애란 작가님을 알게 된 후 처음 읽었던 책인데 리마스터판 출간을 계기로 다시 읽었어요. 약간은 촌스러운듯한 핑크색 바지를 입은 털이 부숭부숭한 다리의 표지가 인상적인 책이었는데 이번에 산듯한 표지로 재출간된 걸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펼치게 되었습니다. 실은 다시 읽어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가, 최근 진행된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이틀 앞두고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부랴부랴 읽었습니다. 수년 만에 책을 다시 읽으며 작가 김애란을 좋아하게 됐던 문장문장들에 새삼스럽게 한 더 반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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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한 목소리』  는 제가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에서 읽을 책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를 빌리러 도서관에 갔다가 같이 챙겨온 책입니다. '2030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페미니즘 북클럽'이라는 꽤 긴 모임명을 지니고 있는 이 모임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페미니즘과 관련된 책을 함께 읽어가고 있는데, 모임에서 읽는 책과 별개로 개인적으로 페미니즘 도서를 한 달에 한 권씩 더 읽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성으로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왔기에 책을 통해 용기와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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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진 작가님의  『일의 기쁨과 슬픔』  은 지난해 SNS를 뜨겁게 달궜던 화제의 표제작을 너무도 재밌게 읽었던지라 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책입니다. 마침 지인분께서 동네서점 에디션을 샀다고 자랑하셔서, 제 것도 한 권 슬쩍 부탁해 구했어요. "사시는 동안 적게 일하시고 많이 버세요"라 적힌 사인 문구를 보며 고개를 몇 번을 주억거렸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과 매일 저녁의 퇴근길, 일이란 대체 무엇인가 생각에 빠질 때가 종종 있는데, 동시대를 살아가는 일하는 여성으로서 공감 가는 구절들이 많아 웃고 울며 읽었습니다.

 

평소 책을 선택할 때, 기준은 무엇인가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가까운 친구, 좋아하는 작가, 퇴근길의 팟캐스트, 타임라인을 돌아다니는 취향이 비슷했던 이들의 추천을 받으면 마음에 담아두었다가 생각날 때 꺼내어 참고합니다. 가방 속과 책상 위, 머리맡에 읽어야 할 책이 쌓일 때면 종종 어떤 책을 먼저 읽어야 하나 고민에 휩싸이기도 하는데, 그날그날의 마음 상황에 따라 문학과 비문학을 오가곤 합니다.

 

어떤 책을 볼 때, 특별히 반갑나요?

 

이 작가를, 이 작품을 왜 이제야 알게 됐을까 하고 깜짝 놀라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마음에 맞는 작가를 만나면 그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 필모그래피를 훑듯 한 권 한 권씩 그의 책을 섭렵해가며 내적 친분과 팬심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거워해요. 특히 장편으로 첫인사를 나눈 작가의 단편, 단편으로 알게 된 작가의 장편이나, 같은 작가가 쓴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다양한 결과 색을 지닌 이야기들을 만날 때면 반갑고 기쁜 마음에 어딘가에 소문을 내고 싶어 못 견뎌 하곤 해요.

 

신간을 기다리는 작가가 있나요?

 

신간을 기다리기엔 이미 읽어야지 하고 쌓아둔 책들에 죄책감을 너무 많이 느껴서, 다음 책을 빨리 보고 싶다가도 최대한 늦게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다만 SF소설을 좋아해서, 정세랑 작가의 SF소설집을 기다리고 있고, 이슬아 작가님의 시즌2 수필집이 나와서 얼른 읽어볼 생각입니다.


 

 

심신단련이슬아 저 | 헤엄
일상을 지탱하는 몸과 마음을 탐구하는 산문집. 2019년 [일간 이슬아] 시즌 2에 연재된 산문 원고를 모아 다듬은 책이다. 일, 돈, 집, 가족, 우정, 요령, 운동, 반복에 대해 이슬아의 구체적인 언어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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