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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오, 자기 색깔이 담긴 음반
클레어오(Clairo) 『Immunity』
본연의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으로 인지도를 얻은 클레어오. 그가 전하는 솔직한 감정의 파편들이 이곳에 녹아있다. (2019. 09. 11)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클레어오는 유튜브에 올린 「Pretty girl」 뮤직비디오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1998년생인 그는 10대 초반부터 독학으로 음악을 시작해 주로 차분하면서도 감각적인 느낌의 곡을 만들어냈다. 이와 더불어 그의 노래들은 그다지 좋지 못한 음질을 뿜어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최근 사이에 주목받게 된 스타일이자, 집안에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베드룸 팝’을 지향한 결과물이다.
먼저 그의 첫 정규 음반 참여진에 눈길이 간다. 뱀파이어 위켄드의 다채로운 사운드를 만들어냈던 로스탐이 클레어오와 함께 공동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자매 밴드 하임의 다니엘 하임은 수록곡인 「Bags」, 「Sofia」의 드럼 세션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조금 서툴던 클레어오의 음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예측할 수 없는 곡의 전개나 불친절한 효과 등이 있음에도 편안하게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멜로디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어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다.
앨범에는 전반적으로 그가 양성애자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감정이 담겨 있다. 여자 친구라는 단어의 정의, 우정과 사랑과의 경계, 그로부터 발생하는 혼란스러움에서 죄책감을 느끼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혹은 개인의 고통과 같은 메시지를 담아내기도 한다. 「Alewife」는 목숨을 끊으려던 자신을 구해준 친구에게 보내는 노래이며, 「Sinking」에서는 클레어오가 소아 류머티즘 관절염 판정을 받았던 때를 노래한다. 통증을 음악으로 이겨내고, 창작 활동에서 희열을 느낀다는 그는 당시 상황을 비관적으로 풀어내기보다 덤덤하게 회상한다.
「Bags」에서는 뚝뚝 끊어지는 건반 소리처럼 정제되지 않은 사운드가 나타난다. 매끈하고 정석적인 방식보다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ofia」는 거친 로파이 질감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곡이나 쉬운 팝 멜로디가 중심을 잡아준다. 흔히 드림 팝 장르에서 목격할 수 있는 몽롱한 보컬과 노이즈 사운드의 조화가 연상되기도 한다. 클레어오의 보컬 스타일은 캐나다의 멘 아이 트러스트(Men I Trust), 미국의 마리아스(The Mar?as)를 비롯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여성 가수들과 닮아있다.
자기 색깔이 담긴 음반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묻어나온다. 모든 곡을 직접 썼고, 잘 맞는 파트너들과 함께 앨범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DIY(Do It Yourself) 정신을 강조한 클레어오는 그의 감정과 경험을 꾸밈없이 풀어냈고 노래로 구현해냈다. 베드룸 팝이라는 특정 카테고리에 묶기에는 그에게 많은 것이 잠재되어 있다. 본연의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으로 인지도를 얻은 클레어오. 그가 전하는 솔직한 감정의 파편들이 이곳에 녹아있다.
Clairo - ImmunityClairo |
2019 release. Clairo shared her breakout Diary 001 EP in 2018. That same year she released a handful of tracks, a joint song with Cuco, and a collaboration with PC Music's Danny L Harle.
관련태그: 클레어오, Immunity, Pretty girl, Alew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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