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해 깊은 여운이 남는 소설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호』, 『춤추는 식물』
이 글의 연장선상에서 이 책에 담긴 7편의 소설 역시 깊숙히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8. 07. 27)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이기호 저 | 문학동네
이 책은 굉장히 재밌는 제목의 이기호 작가의 신작 소설집입니다. 이기호 작가의 소설은 오래전부터 흥미롭게 독자로서 보고 있습니다. 그의 첫 단편소설집이었던 『최순덕 성령 충만기』 를 볼때부터 그 형식적인 측면에서나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에 늘 감탄하면서 즐겁게 읽어왔는데요. 장편소설보다는 그의 단편소설들을 조금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이번에 나오게 된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호』 라는 이 책은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 『김박사는 누구인가』 에 이어서 5년 만에 나오는 네 번째 단편소설집입니다. 책에는 모두 7편의 작품이 담겨 있는데요. '황순원 문학상'을 받은 『한정희와 나』 를 포함해서 일곱편 모두 다 사람이름이 들어간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일곱편의 작품 끝에는 김영중 씨의 해설이 붙어 있고요. 그 뒤에는 이기호의 말이라는 작가의 말이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가의 말을 먼저 읽어봤는데 속에서 진하게 솟구쳐오르는 그런 감정을 느꼈습니다. 이 글에는 작가 이기호 씨가 글을 마감하는 중에 교통사고를 내고 부상을 입게 된 상대방과 합의를 보는 장면이 담겨 있는데요 무척이나 깊은 여운을 남기는 글입니다. 이 글의 연장선상에서 이 책에 담긴 7편의 소설 역시 깊숙히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춤추는 식물
리처드 메이비 저/김윤경 역 | 글항아리
이 책을 쓴 저자는 대영식물백과사전을 집필한 리처드 메이비 입니다. 식물 자체에 대한 이야기도 많고, 그 식물들이 인류 문화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가득 들어 있습니다. 일단 이 책에 첫 번째 장 제목은 '식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인데요 이 챕터에서는 동양의 연꽃에 대한 찬사와 아이들에게 연꽃을 말해주었을 때 보여준 다양한 반응들도 함께 담고 있습니다. 이후에 이 책은 구석기 시대에 그려진 동굴벽화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이 시기 동물벽화를 보면 인간과 각종 동물들, 그리고 추상화된 문양들까지 다양한 이미지들이 담겨 있죠. 그런데 흥미롭게도 그 벽화에는 식물이 그려진 경우는 아주 드물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는 구석기 시대의 식물이라는 것은 자연 그 자체였기 때문에 따로 그림으로 남기지 않았다는 설명을 남기고 있습니다. 식물의 이미지 라는 것이 예술 작품에 등장하게 된 것은 자연에 대해서 인간이 고립과 소외의 개념을 형성했을 때 부터라는 것인데요. 그리고 자연 그대로라고 여겼던 식물을 인류의 생활권 안에 일종의 농경의 형태로 들여오게 되면서 부터라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거시적 통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이렇듯 역사와 자연과학과 예술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식물의 이야기를 다양한 주제로 펼쳐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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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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