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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 기획사의 기획력 부재
워너원 <0+1=1>
11명의 각개전투로 미디어를 통해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은 개그맨도, 연기자도 아닌 음악인이다. (2018. 05. 02)
3번째 앨범 <0 1=1>의 첫 주 판매량이 40만 장을 넘기지 못했다. 데뷔 EP <1X1=1 (To Be One)>과 리패키지 음반 <1-1=0 (Nothing Without You)> 모두 발매된 주에 40만 이상 판매되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의아한 결과다. 한창 전성기를 누려야 할 시기에 겹친 악재도 한몫 했겠지만 무엇보다 앨범의 완성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이유가 가장 크다.
「부메랑」을 필두로 한 이번 음반은 그동안 꾸준히 비판받았던 YMC 엔터테인먼트의 기획력 부재가 여실히 드러난 소산이다. 가장 큰 문제는 명확한 컨셉과 서사 없이 발표하는 곡들이다. 의지와 열정을 불태웠던 데뷔 앨범 이후 리패키지 음반 <1-1=0 (Nothing Without You)> 타이틀 곡인 「Beautiful」은 활동을 막 시작해 팬들과 교감을 할 시기에 전해준 갑작스러운 이별의 아픔이었고, 이번 「부메랑」에서는 돌연 잘나가는 남자를 연기했지만 부족한 무대 수행력으로 그 매력은 반감되었다. 자연스러운 변화의 흐름과 개연성이 부재한 무계획적 컨셉은 아이돌이라는 상품에 치명적이다.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더욱이 더 많은 대중에게 나아가야 할 때 팬 송 「약속해요(I.P.U)」를 타이틀로 염두에 두었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은 해당 기획사가 대형 그룹을 이끌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아이돌 중심의 케이팝 시장이 얼굴로 먹고산다는 말은 옛 소리다. 팝송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댄스곡의 다양한 하위 장르를 선보이며 (표절 의혹도 적지 않지만) 국내에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소개하는 역할은 아이돌의 몫이 된 지 오래인 현재 가요계에서 「약속해요(I.P.U)」, 「We are」 같이 철 지난 이디엠만으로 채워진 앨범은 시대의 흐름에 둔감한 YMC의 기획력을 보여준다. 트랩 비트가 만사 해결책인 양 앨범 곳곳에 집어넣었지만 「Gold「의 하이햇은 거대한 사운드에 매몰되고, 트로피컬 사운드 덕분에 한층 뒤처진 듯한 「We are」과 결이 다른 구간을 여러 개 배치해 집중력을 흩뜨려놓는 「부메랑」의 날카로운 전자음은 연속된 힙합 기반의 트랙과 맞물려 피로감이 몰려온다. <1-1=0 (Nothing Without You)> 수록곡 「갖고 싶어」에서 합을 맞췄던 정호현(e.one) 작곡의 「보여」만이 세련된 퓨쳐베이스를 내세울 뿐이다.
「에너제틱(energetic)」 이후로 이렇다 할 음악적 반향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11명의 각개전투로 미디어를 통해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은 개그맨도, 연기자도 아닌 음악인이다. 멤버 개개인의 역량과 팬에 편승하는 전략이 안일하다.
정연경([email protected])
관련태그: 워너원, I Promise You, 0+1=1, Nothing Withou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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