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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질병이 나에게 찾아온다면?

『아픈 몸을 살다』 편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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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책이 한때 아팠거나 지금도 아픈 사람들, 그런 이들을 가까이에 둔 사람들, 그리고 아픈 이들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의료진 등에게 살아 있는 이야기를 제공하는, 꽤 괜찮은 실용서로 쓰였으면 하는 마음 크다. (2017.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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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아픈 사람 한둘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여든을 넘은 부모님이 있는, 쉰 초반의 나에게 아픈 존재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질병, 고통, 죽음을 다룬 책들이 한결 익숙해지고 친숙해졌다. 그러던 차에 이 책 『아픈 몸을 살다』를 만났다.

 

자신 역시 중병을 앓은 적이 있는 번역가 메이를 통해 소개받은 이 책은 곧바로 봄날의책 목록에 포함되었다. 책 속에는 되읽고 외우고 싶은 구절이 무척 많았다. 아픈 몸을 살았던, 그리고 살고 있는 몸으로는 쉽지 않은 성찰이 곳곳에 있었다. 이 책이 백인 지식인 남성 아서 프랭크의 특별한 생존기가 아니라, 아픈 몸을 사는, 그들을 돌보는 사람 모두와 만나는 책이 되면 참 좋겠다 싶었다. 그때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이 주위에 있었다. 고통과 질병과 죽음을 다룬 영화를 함께 보고 이야기했던 올해, 작년의 날들이 떠올랐다. 모임의 공동대표 김영옥, 전희경 선생에게 바로 ‘추천의 글’을 청했다. 아픈 몸을 둘러싸고 일어난 이야기가 책 속에서 나와 우리의 이야기로 바뀌었으면 싶은 마음에서. 우연찮게(!) 두 분 모두 중병을 앓았던 적이 있고(그리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고 있고), 또 그중 한 분은 중병 때문에 소중한 존재(어머니와 반려동물)를 떠나 보낸 사연이 있었다.

 

또 하나, 표지에 대한 이야기도 잠시 하고 싶다. 원래는 고갱의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이라는 성화(聖畵)를 사용하려 했다. 그런데 너무나 종교적인 그림의 분위기가 보는 이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겠다 싶어, 그것을 모티프 삼아서 『나는 지하철입니다』를 그린 김효은 작가가 자기 식으로 변주한 작품이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이 혹시 들었다면 그런 배경 때문이리라.

 

‘아프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과거의 내가 아닌 상태, 새로운 삶의 상태가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자신만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관계 모두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작은 책이 한때 아팠거나 지금도 아픈 사람들, 그런 이들을 가까이에 둔 사람들, 그리고 아픈 이들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의료진 등에게 살아 있는 이야기를 제공하는, 꽤 괜찮은 실용서로 쓰였으면 하는 마음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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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지홍(봄날의책 대표)

봄날의책에서 책을 만듭니다.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저/<메이> 역11,700원(10% + 5%)

아프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유려한 문장으로 밝힌 책! “아서 프랭크는 뼛속까지 파고드는 솔직함을 보여주면서 우리를 자신의 경험 안으로 안내한다. 그는 질병 경험을 에두르지 않고 직면하면서 통과하는 일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보여준다.” 『아픈 몸을 살다』는 『몸의 증언』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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