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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알아두면 쓸데없는 책이 있어?
혼자 읽기 아까운 책(12)
무용(無用)이 정녕 무용(無用)인가요? 세상에 무용(無用)이란 존재하나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2017.06.30)
tvN <알쓸신잡>이 화제다. 왜 화제인가? 지식인이 총출동해서? 아니면 맛집이 나와서? 적잖이 나이 든 출연진들이 귀여워서? 상식을 넓힐 수 있어서? 나영석 PD의 작품이라서? 글쎄. 필자는 제목부터 반은 성공한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싶다. 프로그램 제목을 누가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첫 반응은 “얘 뭐라니? 방송 프로그램 제목이 그렇게 길면 안돼”라는 말을 듣지 않았을까. <알쓸신잡> 첫 방송 소식을 들었을 때, 프로그램 제목을 한번에 기억한 사람이 적어도 내 주위에는 없었다. 얼마나 화제이길래. <월간 채널예스>는 6월호 표지로 소설가 김영하, 7월호 표지로 작가 유시민을 택했을까?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알쓸신잡> 때문은 아니었고, 우연히 타이밍이 잘 맞았다는 후문) <알쓸신잡>이 방송되는 금요일에 <채널예스>에서는 ‘혼자 읽기 아까운 책’을 연재한다. (어떻게든 묻어가려는 이 안타까운 심정). 과연 알아두면 쓸데없는 책이 있을까? 그간 읽었던 책들을 곰곰 떠올려봤다.
2015년에 이 책이 나왔을 때, ‘책 좀 보는’ 사람들은 일제 환호했다. ‘수평적 삶을 위한 가이드북’이라는 카피라니! “미켈란젤로가 눕지 않았다면 시스티나성당 천장화는 없었다! 가장 적은 에너지로 큰 효율을 내는 ‘수평적 삶’을 찬양하라.” 필자에게 특히 위로가 됐던 책. 이런 책은 반드시 오래 팔려야 한다. (베른트 브루너 저, 현암사)
제목을 읽자마자 당신은 무슨 생각이 드는가? 아니 뭐, 이런 개소리 같은 책이 있냐고? 알고 보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책이다. “왜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위험한지?”를 철학적으로 살핀 책. 개소리 하는 상사에게 지쳤다면, 이 책을 읽고 깊이 탐구해보자. (해리 G. 프랭크퍼트 저, 필로소픽)
2013년에 나온 책이나 지금까지 사랑 받고 있는 책이다. 필자는 사회초년생 시절, 스템플러로 유인물을 찍다가, 가로선이 삐뚤어졌다고 상사에게 크게 혼났다. 그리고 7년 후, 이 책을 읽고 깊이 반성했다. 정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 굉장히 멋진 철학이 들어 있다. (데이비드 리스 저, 프로파간다)
읽고 나서 매우 감격했던 책이다. 숫자만 좋아하는 세상 속에서 혼자 있다고 느껴졌을 때, 이 책을 읽었다. ‘질문은 잃어버린 아이들, 교수님 저 돈벼락 맞고 싶어요, 오늘의 기분 잡치는 소리들’ 중제목만 쫙 읽어봐도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도정일 저, 문학동네)
5. 『구두 손질의 노하우』
가끔 신간을 받아 들고, 이 책 몇 부나 팔릴까 걱정이 될 때가 있다. 그런데 이 걱정을 옳지 않다.세상은 넓고 사람은 다양하다. 필요 없는 책 생각보다 많지 않다. 구두 손질을 하면서 책도 봐야 하나? 싶은 당신에게 저자는 말한다. “발끝에서부터 자신감을 북돋워주는 구두 손질! 나는 10여 년간 수만 켤레의 구두를 닦았다.” (하세가와 유야 저, 벤치워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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