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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멈출 수 없는 사람들』,『세속 도시의 시인들』,『안녕 주정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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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장애는 유전이 되는가에서 부터 강박장애를 이해하려는 의학적 연국의 역사까지 자유롭게 오가며 서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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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는 사람들
데이비드 애덤 저/홍경탁 역 | 반니

이 책은 과학저널 『네이쳐』지의 편집자 데이비드 애덤의 저서 입니다. 책의 시작은 기이하기 이를데 없는 에티오피아의 어떤 여성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이 여성은 기이하게도 오랜 시간동안 자신의 방 벽을 통째로 먹었다고 합니다. 벽이 맛있어서가 아니라 벽을 먹지 않으면 벽에 대한 생각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벽을 먹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이렇게 특정한 강박에 빠져서 어떤 생각이나 행동을 멈출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사실 어느정도의 강박은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죠. 가스렌지 불을 껐는지 확인하는 것과 같은 경우가 그럴텐데요. 이정도에 그친다면 큰 문제는 없을텐데 강박장애는 훨씬 더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데이비드 애덤 역시 강박장애로 고통을 받았다고 하는데 자신의 사례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수많은 사례들을 주제별로 다룹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강박장애는 유전이 되는가에서 부터 강박장애를 이해하려는 의학적 연국의 역사까지 자유롭게 오가며 서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세속 도시의 시인들
김도언 저/이흥렬 사진 | 로고폴리스

김도언 작가의 인터뷰집입니다. 책에는 15명 시인들의 인터뷰가 담겨 있습니다. 15명 시인들의 이름을 보고 있으면 1980년대 이후 한국 시의 역사를 정리한 목록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김도언 작가는 시인들을 인터뷰하고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자유와 용서'라고 합니다. 15명의 시인들은 다른 시인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들의 좌표에만 충실했다고 하고, 세계와 타자에 대한 깊은 연민을 하나같이 '용서'라는 주제와 연결시키고 있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고나면 이 책의 제목이 왜 『세속 도시의 시인들』인지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요. 제목 자체에서 시인과 세계 사이의 알력과 긴장 또는 포용같은 것들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인터뷰를 천천히 보고 있으면 인터뷰어는 인터뷰이의 시 세계에 대해 비평적으로 분석하는 질문을 그렇게 많이 던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방향에 대해 김도언 작가는 "나는 소설을 쓰는 동안 내게 익숙해진 서사의 원리를 적용해서 시인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구성하는데 더 큰 관심을 기울였다."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다보면 시인들이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또 어떻게 시를 써나가는지 눈에 잘 그려져서 흥미로운 인터뷰들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저 | 창비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라는 프란츠 카프카의 말로 압축할 수 있다. 기존 저작 『책은 도끼다』에서 이야기했듯이,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깊이 있게 읽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책에서도 다독보다는 깊게 읽는 독서, 외부의 권위에 눌리지 않고 나만의 울림을 찾을 줄 아는 독법에 대해 다시 강조한다. 또한 저자는 책을 읽을 때 '각자의 오독' '나만의 해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다시 이 책을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마르셀 프루스트의 "작가의 지혜가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지혜가 시작된다." 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

 

 

Closing Poem

175회 - 연애의 법칙 by 진은영 / 176회 ?  나는 태양에게 다시 인사하겠다 by 포루그 파로흐자드


BGMs
오프닝 : Carcass (by NarcissCreativeLab)
내가 산 책 : 아침 공원에서 (by 심동현)
책, 임자를 만나다 : 우리가 함께라면 (by 좋은친구)
에디터스 통신 BGM : 나의 목소리 너의 메아리 (by 스프링 필드)
로고송 : 요조(YOZOH) / 캐스커(융진)
소리나는 책 : 일곱 번째 여름 (by 스프링 필드)

세리가 만난 사람 : 벚꽃의 거리 (by 심태한)
클로징 BGM : first kiss in the rain (by 스프링 필드)

 

 

이달의 Book Trailer

 

『그래도 괜찮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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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조용하다고 생각한 소녀가 있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원래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한 소녀는 나중에야 자신만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싶었던 소녀는 자신 대신 소리를 들어줄 귀가 큰 토끼 ‘베니’를 그리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자신이 만들어낸 토끼 ‘베니’와 함께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한 소녀에 대한 희망과 그림에 대한 것이다.


그녀가 잘할 수 있는 일은 그림을 그리는 일뿐이었다. 조금씩 자신의 그림을 알리고 유명해지기도 한 그녀는 자신 대신 많은 일을 해주는 토끼 ‘베니’에게 감사해하며 유쾌하게 살아간다. 그렇지만 몇 년 전, 그녀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전적 병인 이 병은 점점 시야가 좁아지는 병으로 결국에는 아예 보이지 않게 되며 아직까지 치료법도 없다고 한다. 세상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금씩 맺어가던 그녀는 이제 자신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는 것에 슬퍼하지만 그 안에서 다시 희망을 찾는다.


언제나 유쾌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는 매일매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행복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많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 빛이 완전히 사라져도 그녀는 계속 그림을 그릴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그녀는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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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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