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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만나는 햇빛 가득한 인상주의 미술

원화 vs. 미디어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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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미술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유럽에서 어렵게 날아온 원화도 있고, 국내에서 제작된 미디어아트 작품도 있다.

이번 겨울 국내 전시의 키워드는 ‘인상주의’가 아닐까 한다. 르누아르, 모네, 반 고흐, 고갱, 시냐크 등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인상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서울 도심의 전시장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인상주의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근대 예술운동의 한 갈래. 미술사에서는 사물의 고유색을 부정하고 태양 광선에 의해 시시각각 변하는 대상의 순간적인 색채, 화가의 눈에 보이는 세계를 화폭에 담으려는 사조를 일컫는다. 풍성한 빛과 색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화풍이지만 국내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데, 요즘 인상주의 미술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유럽에서 어렵게 날아온 원화도 있고, 국내에서 제작된 미디어아트 작품도 있다. 취재를 하다 보니 제작진의 자부심도, 관람객들의 반응도 다양하더라. 그들과 나눈 대화를 각색해서 이들 전시회의 특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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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 빛을 그리다 : 요즘 인상주의 미술 전시회가 풍성하군. 인상주의 작품에는 ‘빛의 회화’라는 수식어가 붙잖아. 화사한 빛과 색이 가득해서인지 눈이 아주 호강하는 기분이야. 예전에는 공연이든 전시든 해외 유명 작품을 보는 게 쉽지 않았는데, 요즘은 가만히 있으면 국내로 찾아온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다니까.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 하지만 오리지널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회는 한 곳뿐이지.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는 독일 쾰른에 있는 발라프 리하르츠 미술관이 소장한 작품, 그러니까 원화를 전시하고 있다고. 특히 수많은 인상주의 작품 중에서도 ‘풍경’을 소재로 인상파 화가 30명의 풍경화 70여 점을 시대순으로 전시해서 인상주의 흐름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했어. 인상주의 대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작품의 특성은 물론이고, 한 작가의 작품도 시대에 따라 화풍이 어떻게 변했는지 비교해서 볼 수 있지.

 

모네, 빛을 그리다 : ‘인상주의’라는 말은 클로드 모네에서 출발하잖아. 1874년 개최된 전시회에 모네의 <인상, 해돋이(Impression, sunrise)>가 출품됐는데, 당시 비평가 루이 르루아가 즉흥적인 인상의 단편적인 묘사에만 그쳤다며 ‘인상주의자들의 전시회’란 제목으로 평론을 썼는데, 이를 계기로 ‘인상주의’라는 표현이 대중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어.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 맞아. 인상주의는 ‘어둠에 대한 빛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어. 화가들이 작업실에서 밖으로 뛰어나가 빛의 효과를 직접 화폭에 옮겨 담았는데, 그 중심에 모네가 있었지. 모네가 인상주의 화가로 성장하는 데 큰 영향을 준 화가들이 있는데, 바로 외젠 부댕과 요한 바르톨트 용킨트야. 이들이 인상주의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어. 본격적인 프랑스 인상주의는 모네와 그의 친구인 르누아르, 마네, 피사로 등을 꼽을 수 있고, 세잔과 반 고흐, 고갱으로 대표되는 후기 인상주의, 점묘법의 창시자인 쇠라와 점묘를 모자이크로 발전한 시냐크가 주축이 된 신인상주의, 이후 나비파와 야수파까지,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전에서는 각 화풍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시대순으로 감상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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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 빛을 그리다 : 그 말은 발라프 리하르츠 미술관이 각 화풍을 대표하는 인기 화가들의 작품을 시대순으로 소장하고 있다는 말이잖아. 유럽 유명 미술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의 가치는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개인이 전 세계에 흩어진 명화들을 일일이 찾아가서 보는 것은 불가능해. 실제로 국내에 직접 소개된 모네의 작품은 10점 남짓이라고. 그런 차원에서 몇 년 전부터 미디어아트, 디지털 전시회가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게 아닐까. <모네, 빛을 그리다> 전에서는 모네가 빛에 이끌린 초창기부터 아내 카미유와의 사랑, 화가로서 절정기를 맞았던 아르장퇴유 시절, 말년을 보낸 지베르니에서의 모습까지 그의 삶과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400여 점의 대규모 컬렉션을 한꺼번에 선보인다고. 그뿐인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은 ‘인상파의 날’로 정해 특별전시를 선보이는데, 인상주의 대표 화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고. 디지털로 복원하는 거니까 이렇게 작품 제한이 없고, 대형 화면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붓 터치감이나 질감 등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지. 음악과 스토리텔링, 대형 화면을 통해 움직이는 그림... 감동의 폭이 확대될 수밖에 없지 않겠어?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 그것 자체가 오리지널이 아니라 변형이라는 명백한 증거지. 사실 그 그림들은 우리가 인터넷으로 보는 자료들과 다를 바 없잖아? 미디어 아트 전시회는 자본과 기술력만 있다면 누구나 어떤 작가의 그림을 가지고도 생산해 낼 수 있어. 하지만 모네의 원화가 가치 있는 이유는 모네가 그렸고, 세계 그 어느 곳에 단 한 점만 존재하기 때문이지. 디지털 기술로 옮겨다 해도 그건 같은 작품이 아니라고. 수많은 유명 작가들의 그 희귀한 원화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는 것,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전이 다른 인상주의 작품을 다룬 미디어 아트 전시회와 함께 얘기되는 건 불만이야.

 

모네, 빛을 그리다 : 당연히 원화의 가치에 비할 수는 없지. 하지만 온갖 컴퓨터그래픽이 더해진 영화도 한 편의 작품으로 재미있게 감상하지 않나. 전시회 역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고. 게다가 여기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널려 있는 유럽이 아니잖아. 전시회를 찾는 몇 안 되는 기회에 많은 정보와 감동을 한꺼번에 전달한다! 이것 역시 서양미술에 대한 콘텐츠 보유력은 낮고 기술은 발달한 대한민국에서 확대될 수밖에 없는 형태의 전시회라고 생각해. 뭐랄까, 화가는 물론이고 그의 작품과 친해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지. 예를 들어 모네가 지베르니에서 작업한 수련 연작 22점은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에 전시돼 있는데, <모네, 빛을 그리다> 전에도 따로 재현해 놓았다고. 이번 전시를 통해 나중에 프랑스에 간다면 루브르 박물관뿐만 아니라 그 옆 오랑주리 미술관에도, 파리 인근 지베르니에도 찾아갈 수 있는 것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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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 오랑주리 미술관이든 오르세 미술관이든 직접 가보면 그 느낌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겠지. 큰 화면이나 움직이는 영상, 음악이 없어도 그림 하나만으로 빛나는 원화의 가치를 말이야. 단편적으로 인상주의는 ‘빛의 회화’인데 미디어아트 전시회는 영상으로 내용을 전달하다 보니 전시실이 대부분 많이 어둡잖아. 그리고 움직이는 영상들이 때로는 너무 인위적이라는 생각도 들어.

 

모네, 빛을 그리다 : 원화의 가치는 백 번 인정한다고. 하지만 만나기 힘든 그 원작을 어떻게든 감상하고 싶은 현대인의 갈망은 21세기의 기술력과 만나 새로운 형태의 전시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을걸? 도판 명화 미술관인 일본 오츠카 국제 미술관이 좋은 사례가 아닐까? 그곳에는 고대 벽화부터 세계 25개국 190여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현대 회화작품 1,000여 점이 원작과 동일한 크기로 복제돼 전시되고 있잖아. 미디어아트 전시회는 계속 진화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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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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