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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티서, 여느 때보다 괜찮은 하모니를 담은 앨범
소녀시대 태티서 < X-Mas Special >
볼륨은 적지만 밀도 높은 구성으로 진부한 클리셰만으로 한 탕을 노리는 앨범들과 질적으로 다른 홀리데이 레코드를 만들었다.
연말 특수를 겨냥한 크리스마스 앨범 대열에 소녀시대-태티서가 합류했다. 지난 두 장의 EP를 통해 충분히 드러낸 보컬 그룹으로서의 역량은 평소보다 힘을 뺀 시즌 앨범에서도 그 힘을 넉넉히 발휘한다. 각기 다른 개성을 충분히 살리는 동시에 안정적인 밸런스를 갖추며 여느 때보다 괜찮은 하모니를 담았다. 정통에 가까운 캐럴과 팝 댄스, 어쿠스틱에 걸친 음악도 준수하다. 비록 「Dear santa」의 R&B 인트로와 캐럴풍 후반부가 충돌하는 부자연스러운 진행이 아쉽지만, 각각을 따로 보면 훌륭하다. 특히 전통적인 미국식 캐럴 팝에 가까운 메인 테마의 수려한 멜로디 진행, 편곡은 상당한 흡인력을 보인다.
수록곡 면면은 시즌 앨범임을 암시하는 노랫말과 악기를 제외하면 다수의 트랙이 평상시 이들의 음악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만듦새는 결코 허술하지 않다. 펑키한 레트로풍 댄스 팝 「I like the way」와 산뜻한 멜로디에 어울리는 담백한 가창이 인상적인 「첫눈처럼」은 기존의 태티서, 혹은 소녀시대와 접점을 이루면서도 주제에 어울리는 편곡이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어쿠스틱 발라드 「겨울을 닮은 너」, 클래식한 캐럴 작법을 따르는 팝 발라드 「Merry christmas」의 소박한 보컬 운용은 화려했던 「Twinkle」, 「Holler」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감수성을 자극한다. 볼륨은 적지만 밀도 높은 구성으로 진부한 클리셰만으로 한 탕을 노리는 앨범들과 질적으로 다른 홀리데이 레코드를 만들었다.
2015/12 정민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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