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랑,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로운 노래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자극이, 그리고 누군가에게 색다른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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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달콤한 음악이 담겨있는 김사랑의 < Human Complex Part.2 >, 비가 오고 난 뒤, 선선하고 맑은 요즘과 어울립니다.

김사랑 < Human Complex Part.2 >

 

김사랑

 

- 김사랑을 「Love Up」하기 위한 6개의 각주 -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겠지만 그는 '18살'부터 음악을 했다. 그로부터 15년 후- 세상에 나온 그의 정규 앨범은 단 4개. 작곡, 작사부터 연주에 믹싱까지 혼자 힘으로 작업하고 있는 그에게 노래 한 곡을 만드는 건 '전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요즘 같은 'LTE시대'에 그의 비효율적(?!)인 작업 방식은 천재 보다는 바보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그의 음악은 대량생산 앨범보다 불친절하고 수고스럽다.


하지만 세상의 음악들이 모두 생김이 다르고 느낌이 다르듯이 듣는 방법도 조금씩은 달라야 할 것이다. 번거로운 듣기방식도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자극이, 그리고 누군가에게 색다른 경험이 되지 않을까. 분명 그는 자신의 음악을 어떤 제약없이 자유롭게 해석해주길 바라겠지만, 조금 더 김사랑의 음악을 「Love Up」할 수 있도록 사사로운 각주들을 붙인다.



 

사운드의 파편들이 춤을 추는 「Love UP」 1)


1) 김사랑은 느리게 작업하지만 음악의 추세에 뒤처지는 일은 없었다. 최근에 세계 음악씬을 휩쓸고 있는 'EDM'이 본격적으로 노래속에서 활보를 한다. 그래서 이 곡은 락과 EDM 장르의 대치와 화해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특히 방점을 찍는 곳은 둘 사이에서 장렬한 총알처럼 쏟아져 나오는 기타리프다. 가사의 화두도 '화합'이다. 가사에 나오는 '낡은 장막', '잠든 전차'는 이 곡이 '통일'과도 관련있음을 나타내는 단서다. 물론 이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남북' 뿐 만 아니라 '장르', '인간' 혹은 그 무언가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분쟁들이다.

 

의미가 소리로 전환되는 마법 「Magical」 2)


2) 그의 노래는 가사를 알아야 더 이해하기 쉽다. 물론 그가 쓰는 가사는 극히 추상적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의미는 알기 힘들다. 이 노래만 해도 여러 의미가 분절되어 존재한다. 하지만 음악이 변화하는 시점은 주목할만하다. '휘저어주마', '턴'이란 단어를 내뱉자 음악은 실제로 허리케인으로 돌변한다. 둔탁한 베이스로 시작한 음악은 점점 속도가 빨라지면서 멜로디와 리듬을 휘저어버리며 뺑글뺑글 돈다. 이렇게 의미대로 변하는 소리는 정교하고도 미묘한 재미를 던진다.

 

구조를 알면 다시 보이는 「You Again」 3)


3) 그는 이번 < Human Complex Part.2 >를 작업하면서 상당히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4집의 '1부'가 나온 이상 '2부'도 필연적으로 내놔야하는데 이런 목표점이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온 것이다. 결국 이 노래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과 함께 내려 앉았을 때 탄생됐다. 바닥으로 침몰했을때 우리의 시선은 과거로 향하게 된다. 이 노래는 실제로도 과거의 곡에서 그 소스를 발굴했다. 「취중괴담」의 솔로기타 부분과 「하루살이」의 코드업, 「Reborn」 등 그동안의 김사랑의 곡들이 스쳐지나간다. 재활용된 소스는 이 곡을 전혀 새로운 얼굴로 다시 수면으로 부상시키는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김사랑

 

김사랑의 현재 상태를 알려주는 SNS 「처음」 4)


4) 싱어송라이터의 노래는 자신의 이야기, 내면의 소리가 담겨있다. 이번 앨범도 2014년 김사랑의 '현재 상태' 그러니까 현재 보고 있는 것, 현재 듣고 있는 것, 현재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 Part.2 > 앨범은 < Human Complex Part.1 >보다 김사랑의 동굴 속으로 더 깊숙하게 들어가버린다. 그의 동굴은 이번 앨범을 이해하는 주요 키워드인데, 보컬이나 사운드 또한 이펙팅을 많이 하여 공간감과 울림을 강하게 줬다. 다행히도 그의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의 상태는 가사에 나와있는 'Let's go'로 보인다.

 

들으면 들을수록 쌓이는 「Goodbye」 5)


5) 이 노래는 4년 전 싱글로 발매됐다. 어쩌면 이 앨범에서 가장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앨범의 창문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사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별로 반갑지 않았다. 나온 시점도 그렇고, 멜로디도 어정쩡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4년 뒤, 이 노래는 자신의 긴 수명을 주장하며 앨범 내에서 빼면 안되는 자신만의 위치를 확실히 굳힌다. 그의 음악들은 인트로 30초를 들어서는 그 진가를 알기가 힘들다. 오래 들으면 들을수록 더 선명하고 아름다워진다.

 

인간이기 때문에 「Demon Complex」 6)


6) 그는 '휴먼 컴플렉스'를 우리 안에서 존재하는 이중성, 혹은 양면성 -이를테면 미움과 사랑, 선과 악 등 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동시에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사상은 음악 전체에 녹아있다. 가사는 어둡지만, 비트나 멜로디는 밝은 역설적인 감정 표현 그리고 가사 또한 다중적으로 전개된다. 가사의 내용을 살펴보면 뮤지션 자신에 대한 이야기, 아니면 특정한 누군가, 혹은 우리 모두를 겨냥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야말로 앨범 전체에 '모호함'과 '망설임'이 포진되어 있다. 그리고 그 '애매함'은 정지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분열하며 증폭된다. 어쩌면 이것이 그가 생각하는 가장 인간적인 모습, 그리고 김사랑 자신의 모습이었던 건 아닐까.

 

 

글/ 김반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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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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