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놀이터

정치인의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주제문은 ‘자기의 언어’로 구성하라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주제문은 반드시 자력으로 완성하기를 권한다. 자력으로 완성한다는 말은 주제문에 사용할 핵심 낱말과 표현을 자기가 생각해 내라는 말이다.

주제문은 남의 생각을 옮기거나 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제시하는 것이다. 남이 한 말을 그대로 옮기는 것은 주제문과 자기 생각을 어긋나게 할 위험이 있다. 그래서 평소에 자기가 생각한 개념을 이용해서 자기 말로 주제문을 작성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어떤 말을 든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또는 “나는 이렇게 느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문장이어야 한다. 만일 자기 생각이 일정한 결론에 이를 정도로 완숙되지 않으면 글을 쓰지 말아야 한다.

 

 

펜


 


흔히 정치인이나 사장처럼 남의 힘을 빌리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글쓰기도 비서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때 비서가 써준 글을 그대로 읽는 것은 지극히 몰상식한 일이다. 글은 발표되는 순간 발표자의 이름과 함께 돌아다니게 되어 그 사람의 생각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그런데 주제문이 자기 생각과 다르거나 평소에 그렇게 생각해 본 일이 없는 내용이라면 독자를 기만하는 나쁜 행위가 된다.

 

최근 어떤 정치인이 대통령의 공약 파기에 대한 책임 논란이 일자 “대통령 후보가 공약을 내거는 것은 아랫사람이 적어 주는 것을 그대로 읽은 것이므로 대통령에게는 책임이 없다.”라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는데 이는 참으로 무지하고 야만스러운 말이다. 주제문을 자기가 직접 작성하지 않는 정치인은 믿을 수 없는 정치인이고, 주제문을 아랫사람이 적어 주는 대로 쓰는 고위 공무원은 거짓을 일삼는 공무원이기 십상이다. 반면에 주제문을 자력으로 쓰는 사람은 진실한 사람일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그 주제문을 작성하기 위하여 뒷받침문장을 만들면서 그것이 자기 생각이나 주장을 잘 대변하는지 지속적으로 반문하는 작업을 거쳤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문]

 

나는 정치를 시작한 이래 연설문 작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연설문에 많은 것을 담으려 했다. 집회가 있을 때면 연설 원고가 늘 걱정이었다. 원고가 완성이 안 되면 초조하기 이를 데 없었다.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연설을 했다. 한때는 정치가 곧 연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혼신의 힘을 다해 원고를 작성했다. 중요한 연설문은 산통이 대단했다. 호텔 방을 전전하며 구상하고 수없이 다듬었다.

 

- 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이 말은 김대중 자서전에 있는 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김대중 대통령은 자기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한 대통령이었을 것이다. 주제문을 자기의 말로 작성하게 되면 두 가지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 첫째, 자기의 생각을 가장 잘 드러낼 낱말과 표현을 찾아서 쓰는 노력을 한 만큼 글과 자신의 일체감이 깊어진다. 이는 글의 진정성을 높여 신뢰감을 얻는 중요한 기제로 작용한다. 둘째, 글을 통해서 자기의 생각을 끊임없이 높은 수준으로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사람은 생각한 만큼 생각이 깊어지고 넓어진다. 주제문을 만들기 위해서 생각을 오래 그리고 다양하게 한 만큼 그 주제에 대한 이해력과 문제 해결력이 길러질 것이다. 그래서 주제문은 반드시 자력으로 완성하기를 권한다. 자력으로 완성한다는 말은 주제문에 사용할 핵심 낱말과 표현을 자기가 생각해 내라는 말이다.

 

 



글쓰기는주제다 

img_book_bot.jpg

글쓰기는 주제다 남영신 저 | 아카넷
글쓰기는 작가나 기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직장인이 기획안이나 보고서를 쓰고 공무원이 공문서를 작성하는 일, 사회운동가가 사회문제에 관해서 발언하고 학생과 교수가 논문을 쓰는 일 등, 적어도 지적 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글쓰기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글쓰기를 시작해야 한다.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자신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드러내고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서 글을 써야 한다. 어떻게 쓸 것인가?

 


 

[추천 기사]

- 평범한 누군가를 변하게 만드는 신념, <밀크>

- 관계 정리는 왜 필요한가?

- 작가 정유정의 여행과 글쓰기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vs 엄마는 날 몰라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3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남영신

남영신은 언어에 바탕을 둔 사회 발전을 꿈꾸며 국어 문화 운동을 하고 있다. 1971년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에, 토박이말을 정리한 『우리말 분류사전』을 펴낸 것을 시작으로 『국어용례사전』, 『한+ 국어사전』, 『국어 천년의 성공과 실패』, 『나의 한국어 바로쓰기 노트』, 『4주간의 국어 여행』, 『한국어 용법 핸드북』을 통해 꿈을 지향하고 있다. 이제 이 책을 읽는 분들과 그 꿈을 공유하려고 한다.

글쓰기는 주제다

<남영신> 저12,350원(5% + 1%)

글쓰기는 작가나 기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직장인이 기획안이나 보고서를 쓰고 공무원이 공문서를 작성하는 일, 사회운동가가 사회문제에 관해서 발언하고 학생과 교수가 논문을 쓰는 일 등, 적어도 지적 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글쓰기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글쓰기를 시작해야 한다...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AI, 전혀 다른 세상의 시작일까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사피엔스를 있게 한 원동력으로 '허구'를 꼽은 저자의 관점이 이번 책에서도 이어진다. 정보란 진실의 문제라기보다 연결과 관련 있다고 보는 그는 생성형 AI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보 기술이 초래할 영향을 분석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 문학의 지평을 더욱 넓혀 줄 이야기

등단 후 10년 이상 활동한 작가들이 1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중 가장 독보적인 작품을 뽑아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 2024년에는 조경란 작가의 「그들」을 포함한 총 일곱 편의 작품을 실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들과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주목받는 수익형 콘텐츠의 비밀

소셜 마케팅 전문가 게리 바이너척의 최신작. SNS 마케팅이 필수인 시대, 소셜 플랫폼의 진화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6단계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팔로워 수가 적어도 당신의 콘텐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삶의 끝자락에서 발견한 생의 의미

서른둘 젊은 호스피스 간호사의 에세이. 환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겪고 느낀 경험을 전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 나눈 이야기는 지금 이순간 우리가 간직하고 살아야 할 마음은 무엇일지 되묻게 한다. 기꺼이 놓아주는 것의 의미, 사랑을 통해 생의 마지막을 돕는 진정한 치유의 기록을 담은 책.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