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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보이밴드의 미래, 카이저 치프스

멜로디를 구성하는 탁월한 능력 Education, Education, Education And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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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실험들이 이뤄진 음반입니다. 모든 시도가 성공적이진 않지만 멜로디는 살아있습니다. ‘새로운’ 음악이 여기, < Education, Education, Education and War >에 있습니다.

카이저 치프스(Kaiser Chiefs) < Education, Education, Education And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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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디를 구성하는 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지닌 카이저 치프스다. 이는 데뷔 때부터 줄곧 증명해 온 부분이다. 기타 리프에서든 코러스에서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캐치한 선율이 제 빛을 발한다. 펑크 사운드의 고전을 담은 「I predict a riot」이 그렇고 빅 히트 싱글 「Ruby」가 그렇다. 흡인력 있는 사운드가 제 본분을 잊지 않고 노래 곳곳에서 넘실거린다. 이는 이번 앨범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짧게 치고 나가는 「The factory gates」에서의 신디사이저나 웃음소리로 구성한 「Misery company」에서의 코러스, 「Coming home」과 「Roses」의 전반에 흐르는 팝 선율 등 흠 잡을 곳 없는 멜로디 라인들이 소구력을 자극한다. 직관을 건드려야하는 대중음악의 조건에 참 충실하다. 실로 강점이다.

 

 

동시에 자신들의 강점을 파괴하는 데 있어 범상치 않은 능력을 지닌 카이저 치프스다. 밴드에게 있어 최고의 순간은 < Employment >를 들고 막 데뷔했을 때다. 이 시기만큼 이들의 강점이 잘 드러난 적도 없다. 명확히 드러나는 펑크 사운드에 간혹 가다 등장하는 뉴웨이브 식 컬러. 단순한 구성이 멜로디의 순도를 확실히 보장했다. 오히려 디스코그래피의 뒤로 갈수록 밴드의 특기가 모호해지는 형상이다. 개러지 사운드를 늘 바탕으로 두었으니 우리 눈앞에는 자신들의 색채를 잘 끌고 가는 것처럼 보인다. 허나 이들이야말로 늘 자신들을 비틀어오며 행보를 걸어왔다.

카이저치프

 

급변의 전개를 취함과 동시에 신디 사운드를 과하게 넣기도 했으며 독특한 코러스를 삽입해왔다. < Off Withe Their Heads >는 운이 따른 수작이었고 < The Future Is Medieval >은 러닝타임 내내 고난이 가득한 작품이었다. 이 방향은 이번에도 유효하다. 덕분에 몇몇 곡은 크게 와 닿지 않는다. 「My life」의 좋은 선율과 「Bow & arrow」의 재치 있는 기타, 신디사이저 라인은 루즈한 진행으로 다 어그러지고 괜찮은 사운드로 포문을 여는 「Cannon」도 별 재미가 없는 실험성 가득한 진행으로 힘을 잃는다. 심지어 「Cannon」은 음반의 타이틀 문구를 언급하는 중심 곡이다.

 

그래도 「The factory gates」와 「Misery company」는 상충되는 두 능력이 잘 만난 케이스다. 특히나 「Misery company」는 앨범의 베스트 트랙이라 할만하다. 기괴한 웃음소리와 흥겨운 리듬감을 한 데 버무림과 동시에 1980년대 펑크, 뉴웨이브 사운드를 끄집어낼 수 있는 역량은 분명 그리 흔치 않다. 두 차례나 등장하는 멋들어진 솔로잉도 곡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요소 중 하나고 말이다. 빈티지한 지점으로 신디사이저를 뽑아낸 첫 트랙 「The factory gates」 또한 짚고 넘어가야겠다. 의외로 힘을 뺀 부분에서 수준급의 곡이 나오기도 한다. 후반부에서 조금 지루하게 끄는 경향이 있으나 「Coming home」에서의 팝 사운드는 결코 무시할 수 없으며 잔잔하게 흐르는 마지막 트랙 「Roses」의 코러스 선율은 단번에 귀에 박힌다. 또 다시 언급하지만 멜로디 주조에 있어서는 발군이다.

 

「Coming home」과 「Roses」의 경우는 두 능력 중 후자의 것을 내려놓은 경우로 보인다.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하날 꼬집어 포기하라고 말할 순 없지마는, 그간의 경력과 이번 음반의 몇몇 곡으로 돌이켜봤을 때 무게를 실어야할 곳은 명백해 보인다. 여러 시도와 앨범의 재미가 비례하지는 않는다. 그나마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는 부분이라면 잘 짜놓은 선율들일테다. 나쁘진 않다. 다만 카이저 치프스의 양극이 잘 어울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듯하다.
 


글/ 이수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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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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