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연재종료 > 김수영의 공연 티켓
폴 매카트니와 임금 순종이 가출한 사연 - <라스트 로얄 패밀리>
사춘기 왕세자의 좌충우돌 가출 일지
궁 안이 답답하기만 한 사춘기 순종, 영국에서 온 내시 폴 매카트니(!)와 작전을 짜고 궁을 탈출할 계획을 세우는데, 그만 작전이 꼬여버린다. 작전을 계획한 폴마저도 갑자기 사라진 순종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된 것. 탈출 작전은 가출 사건이 되어버린다. 발칵 뒤집힌 왕궁의 이야기와 세상 밖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며,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나가는 순종의 이야기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때는 구한말. 신식 제복을 갖춰 입은 고종과 조선의 마지막 임금 순종,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가 비장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목숨 걸고 이 나라를 지키겠어!” 그때 무대 위의 사회자가 컷,을 외치고 고종과 순종, 명성황후를 지휘한다. “아, 이거 재미없다. 현대적으로 가보자.” 아들을 직접 ‘웰메이드’하려는 극성엄마 명성황후, 말 안 듣는 아들 순종, 그 둘 사이에 끼인 힘없는 아빠 고종. 왕실의 무대는 우리에게 친숙한 가정집 풍경으로 바뀐다.
어차피 무대 위에 뮤지컬은 ‘팩션에 팩션, 얼렁뚱땅 뒤죽박죽’인 이야기니까. 관객들 역시 기울어져가는 조선 역사 실화를 보러 온 게 아니라 <라스트 로얄 패밀리>라는 듣도 보도 못한 신작 코미디를 보러 온 거니까 말이다. 뮤지컬 <라스트 로얄 패밀리>는 팩션이라는 허구성, 뮤지컬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한껏 살려 (작정하고!) 관객들을 웃긴다.
관련태그: 라스트 로얄 패밀리, 순종, 폴 매카트니, 뮤지컬
인생이라는 무대의 주연답게 잘, 헤쳐나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