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시종일관 치밀하고 냉정한 논리로 정치와 죽음의 상관 관계를 밝히고, 자살과 살인이 개인이 책임져야 할 문제가 아니라 정치가 책임져야 할 문제임을 충격적으로 보여준다. 날카롭고 신랄하며 때로 위트 넘치는 문장은 책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준다. 이 책은 진정으로 민주적이고 인간적인 국가를 바라는 모든 시민, 유권자, 그리고 정치가들을 위한 중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이 책의 표지를 보면 “보수가 집권하면 왜 자살과 살인이 급증하는가”라는 카피가 눈에 띕니다. 그리 유별날 것 없는 진보 성향의 정치비평서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정신의학자입니다. 수십 년 동안 '폭력'을 연구해왔다고 하네요.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던 평범한 어느 날, 묘한 통계를 만났다고 합니다. 1900년부터 2007년까지의 통계를 보니 미국의 자살율과 살인율이 늘 동시에 증가했다가, 동시에 떨어졌던 것이죠.
과연 어떤 원인이 자살과, 살인을 동시에 유발시키고 동시에 감소시킬까? 이 질문을 저자는 붙들었습니다.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자살과 남의 목숨을 앗는 살인이 같은 요인에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하기 쉽지 않았죠. 그러던 어느 날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합니다.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바뀌는 것과 연관이 있었던 것이죠. 즉, 공화당 대통령이 집권하는 시기엔 자살율과 살인율이 증가하고, 민주당 대통령이 집권하면 자살율과 살인율이 떨어졌던 겁니다. 싱크로율이 90% 이상이었죠.
어떻습니까? 호기심이 생기지 않나요? 책은 이제 그 이유를 파고들어갑니다. 만약 이 책의 주장이 설득력 있다면 우리의 투표는 목숨과도 관계가 있는 것이겠죠. 물론 이 사례는 한국과는 좀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선 민주당 집권기에도 몇 번의 소강국면을 제외하곤 자살율과 살인율이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하지만 우리 역시 미국의 사례에서 참고점을 얻을 수 있진 않을까요? 굳이 새누리당을 ‘공화당’에, 민주당을 ‘미국 민주당’에 대입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동시에 ‘공화당’에 대입하고, 우리가 아직 겪어보지 못 한 좀 더 좋은 정치를 ‘민주당’에 대입해 본다면 훨씬 더 의미있는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목숨을 버리지 않아도 되는, 밥줄을 걸고 싸우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을 책과 함께 꿈꿔봅니다.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제임스 길리건 저/이희재 역 | 교양인
저자의 말에 따르면 다른 정치인들보다 더 해로운 정치인들이 분명 있다. 그들이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들이 추구하는 정책이 죽음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즉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대통령 개인의 인격보다 사회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았을 때 유권자들의 투표 기준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개인이 아니라 사실은 그가 속한 정당을 찍는 것임을, 좋든 싫든 그 정당과 결부된 모든 이념을 보고 투표를 하는 것임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미국의 정신의학자. 하버드대 의대와 뉴욕대 정신의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수십 년간 폭력 행동의 심리적 메커니즘과 폭력 예방책을 연구해 온 폭력 문제의 권위자다. 하버드대 법정신의학연구소 책임자로서 1977년부터 1992년까지 매사추세츠 주 교도소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폭력 예방을 위한 사회심리학적 프로젝트를 실시해 교도소 안의 살인율과 자살률을 획기적으로 떨어뜨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왜 어떤 정치인은 다..
폭력의 원인을 연구하던 정신의학자,
정치와 자살과의 관계 등 충격적 진실을 발견하다
빈곤, 불평등, 실업이 증가하면 자살과 살인이 증가한다. 쓸모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무력감과 수치심이 폭력을 부추기는 것이다. 권위주의적 보수 정당이 추구하는 사회, 경제 정책은 불평등을 증가시키고 사람들을 강력한 수치심과..
[2024 노벨문학상 수상]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 간의 광주, 그리고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가의 철저한 노력으로 담아낸 역작. 열다섯 살 소년 동호의 죽음을 중심으로 그 당시 고통받았지만, 역사에서 기록되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꺼내 보이면서 그 시대를 증언한다.
[2024 노벨문학상 수상] 2023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작이자 가장 최근작. 말해지지 않는 지난 시간들이 수십 년을 건너 한 외딴집에서 되살아난다. 깊은 어둠 속에서도 “지극한 사랑”이 불꽃처럼 뜨겁게 피어오른다. 작가의 바람처럼 이 작품은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다.
[2024 노벨문학상 수상]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장편소설이자 한강 소설가의 대표작. 보이지 않는 영혼의 고통을 식물적 상상력으로 표현해낸 섬세한 문장과 파격적인 내용이 큰 울림을 만들어낸다. 폭력의 악순환을 끊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나무가 되고자 한 여성의 이야기.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소설가의 아름답고 고요한 문체가 돋보이는, 한 편의 시와 같은 작품.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고, 그 사이를 넘나드는 소설이다. ‘흰’이라는 한 글자에서 시작한 소설은 모든 애도의 시간을 문장들로 표현해냈다. 한강만이 표현할 수 있는 깊은 사유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