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 시티스, 처음 맞이하는 새로운 사운드

Capital Cities B급 정서의 몽타주, 그러나 음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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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판의 뉴웨이브와 신스팝 사운드를 내세우며 첫 발을 내딛은 캐피탈 시티스의 데뷔 앨범, 들어보실까요?

캐피탈 시티스(Capital Cities) <In A Tidal Wave Of Mystery>

유행이 돈다는 가정 하에서도 캐피탈 시티스의 음악은 단순히 1980년대의 뉴웨이브와 신스팝의 부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일렉트로닉 음악이 초강세를 보이는 현재, 캐피탈 시티스는 최첨단의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그 시작점과 원류를 파고들어 그 원형을 증식하고 배양했다. 이 삐딱함과 독특함이 캐피탈 시티스를 인디 그룹으로도 분류할 수 있는 이유다.

유대교 랍비처럼 턱수염을 기른 아르메니아 혈통의 세부 시모니안과 심드렁한 표정의 라이언 머천트의 외모는 엉뚱함과 코믹함으로 승부하려는 B급 정서의 몽타주지만 이들이 결성한 캐피탈 시티스의 음악은 진지하면서도 흥겹고 신난다. 이들은 댄스곡과 뉴웨이브로 기초공사를 다지고 그 위에 펑크와 인디 팝, 사이키델릭 등으로 외형을 시공했을 뿐만 아니라 세부와 라이언이 광고음악을 만들었던 경험은 모든 노래의 러닝타임을 3분대로 짧게 가져가 노래의 집중력을 높였다.


“1980년대는 과장되고 허세가 있었지만 그 어느 시대 음악보다 화려하고 곡이 좋았다. 1980년대는 그 시대만의 분명한 색깔이 있어서 좋다”고 말한 라이언 머천트의 말처럼 캐피탈 시티스의 음악은 1970년대의 펑크(Funk), 디스코부터 2000년대의 일렉트로카를 폭넓게 수용해 거친 사운드로 재단한다. 앨범에는 없지만 싱글로 발표한 마돈나의 초기 히트곡 「Holiday」 의 리메이크와 미드 <미녀 삼총사>의 주인공 중 한 명이었던 파라 포세트의 바람머리를 소재로 한 「Farrah Fawcett hair」 는 이들의 지향점을 분명히 한다.

음악 스타일은 구식이지만 촌스럽게 들리지 않은 것은 트럼펫 때문이다. 곡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트럼펫은 유쾌한 캐피탈 시티스의 음악에 무게감을 실어준다. 2011년에 발표했지만 2013년 여름에 뒤늦게 빌보드 싱글차트 8위까지 상승한 리드 싱글 「Safe and sound」 에서 스펜서 루드윅의 트럼펫 연주는 주요 멜로디 부분을 담당하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전자 음악과 힙합을 시도한 거장 마일스 데이비스의 1992년도 음반 <Doo Bop>을 떠올리는 그루브 감각은 「Safe and sound」 와 「I sold my bed, but not my stereo」 뿐만 아니라 아웃캐스트의 멤버 안드레 3000이 참여한 덥스텝 넘버 「Farrah Fawcett hair」 에서도 부각된다.

젊은 트럼페터 스펜서 루드윅은 때로는 리듬감 넘치는 상쾌함으로, 때로는 퇴폐적인 어두움으로 빈 공간을 채우며 기타리스트 닉 머윈은 16비트의 리듬으로 곡의 탱탱함을 유지하고 멕시코인과 한국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마누엘 쿠인테로는 튀지 않는 베이스 연주로 노래들의 중심을 지탱한다.

인도의 전통 악기 시타르로 몽롱함을 유지한 「Tell me how to live」 를 제외하곤 음반 전체에 1980년대 초반의 뉴웨이브와 신스팝이 지배한다. 영국의 신스팝 아티스트 소프트 셀이나 하워드 존스뿐만 아니라 류이치 사카모토가 멤버였던 일본의 일렉트로닉 신스팝 그룹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와 조르지오 모로더의 음악은 캐피탈 시티스의 노래에 농축되어 브랜드파워를 만들었다.

캐피탈 시티스의 데뷔앨범 <In A Tidal Wave Of Mystery>에는 고집을 버리고 의지를 택한 그들의 용기가 배양된 작품이다.

글/ 소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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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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