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베개 “유시민 신영복 선생님, 페이스북 한 번 놀러오세요”

<채널예스> 페친소 5편: 돌베개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채널예스> 특집기획으로 페이스북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인기 출판사들의 페이지를 소개합니다. 다섯 번째 주인공은 인문서의 ‘넓이와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돌베개 출판사입니다.



돌베개 출판사는 시대가 필요로 하는 책, 독자들의 가슴속에 오래 기억되는 책,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지향하는 책,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이어가는 책을 고민하며, 인문서의 ‘넓이와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돌베개 SNS 담당자 조원형 씨는 “돌베개는 1979년부터 지금까지, 독자 분들이 ‘신뢰’라는 단어로 여전히 응원해 주시는 것을 긍지로 삼는 출판사”라고 말한다. 돌베개 페이스북(//www.facebook.com/dolbegae)을 
맛남이라고 표현하는 조원형 씨를 <채널예스>에서 서면으로 만났다. 맛남의 뜻은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 달 전, 예스24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가장 궁금한, 출판사의 페이스북’을 묻는 질문에 ‘돌베개’를 꼽는 댓글이 많았는데요. 인기 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많은 이벤트? 아니면 빠른 경품 배송? (농담 농담이고요) 돌베개 출판사의 페이스북을 자주 오시는 분들이 댓글을 달아 주신 것 같은데, 여전히 알고 싶고 궁금한 출판사라니 이 사실을 행복하게 받아들여야 할지 반대일지는 모르겠네요(웃음). 온오프를 통한 활발한 활동을 좋게 봐 주시기에 그랬던 것 같고, 담당자뿐만 아니라 편집자들의 편집 후기도 녹음해서 올리곤 해서 더 궁금해 하시는 건 아일지 추측만 해봅니다.

SNS는 아무래도 문화계의 발 빠른 이슈를 많이 접하는 분들이 운영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어떤 계기로 돌베개 페이스북을 담당하게 되었나요?

소싯적 영화 티켓과 팸플릿을 모으던 취미가 CD와 DVD를 수집하는 취미로 바뀌더니, 그 대상이 책으로 바뀔 때쯤 출판사에서 일을 하게 되더군요. 방송국에서 6mm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프로그램을 만들다가 우연한 전환점을 만나 출판계로 오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홍보’라는 역할을 고민하다 보니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SNS 채널 관리와 행사 진행을 입사 이후 지금까지 하고 있고요. (모든 건 운명이다?)

사실 읽지 않고 쓰는 책 콘텐츠는 표시가 나기 마련인데요. 돌베개 페이스북 글들을 보면 ‘아 읽고 썼구나’ 하는 느낌이 자주 들어요. 돌베개 페이스북의 운영 지침이 있나요.

글쎄요. ‘작은 이야기들이 소중하다’  ‘온라인에서 일을 하지만 오프라인을 지향한다’  ‘담당자의 시선으로 직접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정도? 콘셉트라고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이런 관점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돌베개 내부의 소소한 이야기들도 올리고 책을 매개로 독자들과 밥을 먹고 영화를 보는 번개도 치고, 일단 나오는 책들은 거의 다 직접 읽고 있지요. 약 80% 정도요. 특별한 계기나 목적으로만 접하는 책이기보다는 개인의 일상과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에 맞닿아 있는 책이 돌베개 책들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그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책팅, 책또, 책벗, 책씨 등 독특한 이벤트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름이 재밌어서 눈길이 더 가더라고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이벤트가 나름 다양하죠? 무작위로 여섯 권의 책을 올리면 독자 분들은 1~45번까지 한 번호를 고르고, 미니 로또 추첨기를 통해 공정하게 당첨자를 뽑는 ‘책또’ 이벤트가 그 시작이었어요. 돌베개 책에 얽힌 독자들의 사연을 듣는 1:1 만남 ‘책팅’, 매달 저희 책과 독립영화를 묶어서 함께 영화를 보는 ‘책씨’, 독자 분이 신간 한 권을 신청하고 자율적인 금액을 후원하시면 그만큼을 일정 기부처에 기부하는 ‘책벗’ 등이 정기적인 이벤트고요. 책에 대한 퀴즈 이벤트인 ‘책퀴’, 공통된 제목을 돌로 가려서 그 제목을 맞히는 '책돌’ 등의 게릴라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에 이벤트 참여 공지를 올린답니다.

책들이 출간되기까지의 편집 과정을 소개하는 글들도 많이 봤어요. 담당자가 편집자도 겸하는 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매우 친절한 안내가 인상 깊었어요.

전 영업부 소속이랍니다. 북 트레일러 구성이나 강연회 영상 촬영 등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책을 알리고, 팔고자 하는 사람이죠. 바쁜 편집자들에게 이것저것 캐묻고 부탁하면서 그 과정을 페이지를 통해 독자 분들에게 중계(?)하려고 하구요. 처음엔 편집자들이 이런 걸 낯설어해서 절 보면 도망가기도 했는데, 요즘엔 페이스북에 올린 제목과 표지안에 대한 독자들 반응이 어떤지 궁금해하시고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먼저 들려 주셔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인기가 좋았던 이벤트와 콘텐츠는 무엇이었나요?

매년 돌베개 창립기념일에 하는, 지하철 무인 택배함에 책을 숨기고 선착순으로 독자 분들이 찾아 가시는 이벤트가 반응이 좋은데, 저 역시 제일 기억에 남고요. 금요일에 올리는 ‘책또’ 이벤트도 반응이 뜨겁습니다. (궁금한 독자 분들은 금요일에 한번 참여를^^) 콘텐츠 중에선 ‘제주 4.3을 기억하고 희생당한 분들을 기리자’라고 올렸던 담벼락 글이 의도치 않게 많은 분들에게 전달이 되었는데, 악플도 많이 달려서 열심히 지웠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페이스북 담당자로서 가장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요?

공식적으로는, 아침에 출근해서 페북을 봤을 때 페이지 팬이 전날보다 한 분이라도 늘어나 있을 때요. 줄어드는 경우도 있어서 숫자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건 또 쉽지 않네요. 비공식이랄까 좀 더 개인적으로는, 제가 올린 담벼락 글로 인해 몰랐던 좋은 책을 방금 서점에서 구입했다는 한 줄의 글, 선물로 보낸 책을 정성껏 찍어서 올려 주시는 한 컷의 사진, 오프라인 행사 때 인사 건네시면서 주시는 한 잔의 음료로 자주 감동 받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채널 관리하면서 강연회와 도서전 등에서 ‘또 오셨군요, 잘 지내셨지요?’라고 인사할 수 있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도 좋고요.

돌베개가 주로 사회과학서적을 출간하고 있는 출판사라 페이스북 팬들도 사회과학에 관심이 많을 것 같은데요. 팬들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아마도 사람과 사회에 대한 질문과 의문을 쉬지 않고 던지는 분들? 그리고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판단하지만 지금 여기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항상 유지하고 계신 분들인 것 같습니다. 우리 문화와 전통에 대한 관심도 많으시고요. 신영복 선생님 서화 중에 ‘토끼를 깨워서 함께 가는 거북이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글귀가 있는데 그 거북이 같은 분들이 돌베개 독자 분들이 아닐까요?

돌베개 페이스북을 ‘맛남’이라고 표현하셨는데요. 무슨 뜻인가요?

세상에는 많은 만남이 있는데요, 돌베개 책을 통해 스스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타인과 사회를 고민하면서도 여유와 긍정을 잃지 않는 분들과의 멋스럽고 맛스러운 만남의 장이 돌베개 페이스북입니다.


04.jpg


최근 읽은 돌베개 책 중에 가장 소개하고 싶은 도서가 있나요?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 이요. 연암 박지원을 읽고자 하신다면 결코 피할 수 없는 그리고 피하셔도 안 되는 출판사가 돌베개인데요. 항상 담벼락과 타임라인에 뭔가를 끄적이고 있는 제 입장에서도 ‘쓰기’는 걱정이기에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제목에 혹했고, 읽으면서는 연암의 글쓰기에 사로잡혀 『열하일기』 도 다시 조금씩 아껴서 읽게 되었답니다. 역시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글을 쓰는 사람의 ‘생각’과 ‘자세’라는 걸 다시금 배웠고요. 정말이지 영국엔 셰익스피어가 독일엔 괴테가 있다면 조선엔 연암이 있었어요.

페이스북 담당자이니만큼, 타 기업(출판사 등) 페이지도 많이 볼 텐데요. 눈여겨보고 있는 곳이 있나요?

파주출판도시 안에서도 옆 동네인 ‘창비’, 윗동네인 ‘보리 출판사’의 경우 특히 잘 보고 있고요. 벤치마킹도 필요하겠지만 주로 타 기업의 웹페이지보다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대학로 ‘책방이음’,  ‘경향신문’, ‘한겨레’, ‘오마이뉴스’, ’뉴스타파’ 등의 웹페이지를 자주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저희 책들은 인문사회과학 책들이다 보니 이슈 등을 놓치지 않으려고 챙겨 보고 있어요. 또 인디스페이스, 책방이음 같은 경우에는 함께 진행하는 이벤트 등도 많아서 주로 봅니다. 너무 자주 보면 어느 순간 그곳과 비슷해지려고 노력하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될까봐, 탐을 내거나 질투하지는 않는 걸로(웃음).

돌베개 페이스북의 팬이 되었으면 하는 작가나 명사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그런 상상을 가끔 해봅니다. 정약용, 이덕무, 김시습, 장준하, 김구, 스테판 에셀, 프리모 레비 등등의 저자들이 돌베개의 팬이었다면 과연 어땠을까? 저자 유시민 선생님의 경우 트위터 말고 페이스북도 하시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죠. 신영복 선생님도 오시면 좋겠고요. 물론 저희 페이지의 목표가 ‘돌베개 독자들의 일상과 책에 관한 이야기를 찾아서’인 만큼, 유명한 분들이 팬이 돼 주시는 것도 의미 있겠지만 오늘의 이덕무, 내일의 장준하 님들의 ‘좋아요’를 늘 기다립니다.

어떤 팬들이 돌베개 페이스북 페이지를 구독하면 좋을까요?

차가운 머리, 따뜻한 가슴, 땀나는 발을 소유하고 계신 모든 독자 분들을 환영하고요. 책 한 권 읽기 힘든, 너무나 바쁘고 재미있는 것들이 범람하고 있는 시기에 고요한 마음으로 잠시 읽는 한 권의 책을 소중히 여기는 분들이라면 대환영입니다. 돌베개 책의 표지와 제목만 보시고 지레 ‘너무 어렵다’, ‘무겁다’ 하기도 하시는 데 그런 예단을 버리고 와 보셨으면 좋겠어요. 장담컨대 저희 책들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 여기에 관한 이야기들이고 당신의 생각과 시선에 대한 책들이니까요.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우공이산,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긴다’는 마음으로 하루에 한 분씩만 늘어났으면 좋겠고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5천 명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단기간에 많은 분들이 오시는 페이지로 그치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분 한 분 조심스럽게 그리고 천천히 인연을 맺고 싶은 더 큰 욕심이 있습니다. 마케터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수치에 따라 측정되는 것이 기본 공식인데 전 거꾸로네요.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SNS 담당자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적는 인사가 ‘고맙습니다’ 같습니다. 돌베개 페이스북 담벼락에 하루에 8개 이상 글을 올리고 어쩌면 불필요한 이야기들까지 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항상 고민하면서 일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좋아요’도 눌러 주시고 댓글로 의견과 응원을 보내 주시는 많은 독자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 역시 ‘고맙습니다’ 한마디밖에는 없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채널예스 페이스북 친구를 만나다’는 매주 화요일 독자들을 찾아옵니다.
다음 회는 김영사의 SNS 담당자 고은미 씨를 인터뷰합니다.



[관련 기사]

-『열하일기』 연암 박지원의 ‘글 잘 쓰는 법’
-광화문광장이 세종문화회관 옆으로 이사를 간다면?
-박재동 “아버지의 만화방 덕분에 언제나 문화충격 속에 살았지요”
-주례사는 틀렸다. 진짜 사랑은 하나가 아닌 둘, 셋이 되는 것
-문학수, 강신주에게 클래식이란?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3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오늘의 책

AI, 전혀 다른 세상의 시작일까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사피엔스를 있게 한 원동력으로 '허구'를 꼽은 저자의 관점이 이번 책에서도 이어진다. 정보란 진실의 문제라기보다 연결과 관련 있다고 보는 그는 생성형 AI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보 기술이 초래할 영향을 분석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 문학의 지평을 더욱 넓혀 줄 이야기

등단 후 10년 이상 활동한 작가들이 1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중 가장 독보적인 작품을 뽑아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 2024년에는 조경란 작가의 「그들」을 포함한 총 일곱 편의 작품을 실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들과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주목받는 수익형 콘텐츠의 비밀

소셜 마케팅 전문가 게리 바이너척의 최신작. SNS 마케팅이 필수인 시대, 소셜 플랫폼의 진화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6단계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팔로워 수가 적어도 당신의 콘텐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삶의 끝자락에서 발견한 생의 의미

서른둘 젊은 호스피스 간호사의 에세이. 환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겪고 느낀 경험을 전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 나눈 이야기는 지금 이순간 우리가 간직하고 살아야 할 마음은 무엇일지 되묻게 한다. 기꺼이 놓아주는 것의 의미, 사랑을 통해 생의 마지막을 돕는 진정한 치유의 기록을 담은 책.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