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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아이언맨> ‘헤쳐 모여 더욱 강력해진 슈퍼 히어로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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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를 다량 보유(?)한 마블 스튜디오는 <인크레더블 헐크>, <아이언맨2>, <토르: 천둥의 신>, <퍼스트 어벤져>로 이어진 슈퍼히어로 시리즈에 토니 스타크, 호크아이, 블랙 위도우, 울버린 등을 영화 중간에 등장시켜 슈퍼히어로들이 공존하는 세계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면서 <어벤져스>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2012년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등 마블의 슈퍼 히어로들이 스크린 하나에 모이게 만들었다.

잘 알려진 이야기, 흥행성이 보장된 이야기, 플롯이 정해진 이야기로서 만화는 훌륭한 영화의 소재가 되어왔다. 어떻게 보면 일정 이상의 흥행이 보장되는, 손쉬운 선택처럼 보이지만 원작을 각색하고 영상물로 만드는 과정은 원작의 명성을 업은 만큼 책임도 커지는 법이다. 결국 원작이 있는 영화는 두 가지 태생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원작의 팬들을 위해 원작의 주인공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재현해야 하며, 원작을 보지 않은 영화 팬들의 기대도 충족시켜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수많은 영화들은 앞선 기술력과 현란한 화면으로 관객의 정신을 쏙 빼놓으려 한다. 만화의 평면적이고 분절적인 진행방식이 답답하다면, 영화의 이런 시원시원한 전개방식이 마음에 들지 모르겠다. 하지만, 사각 평면이 제공하는 기발한 상상력과 독자가 채울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영화에서 발견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원작과의 비교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이었지만, 최근 성공 사례는 원작의 묘미는 살리되, 영화로서의 매력도 놓치지 않는 명민한 모습을 보인다. 허영만의 만화가 원작인 <타짜>는 방대한 원작의 일부를 끊고, 매력적인 캐릭터는 살리되 인물들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동명의 일본만화가 원작인 <미녀는 괴로워>는 원작의 소재만 끌어들여, 영화로서의 색다른 이야기로 승부수를 거는 방법을 썼다. 결국 원작이 있는 영화의 승부수는 원작이 가진 매력을 어떻게 영상언어로 풀어내느냐에 있다. 영화적 화법이 문제가 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어차피 원작은 원안일 뿐, 영화 그 자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원안과 캐릭터의 매력을 조금도 살리지 못한 <캣우먼>이나 <이온 플럭스>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실패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슈퍼 히어로계의 엄친아 <아이언맨> 시리즈와 <어벤져스>



<아이언맨 1>


<아이언맨 1>

마블 코믹스의 또 다른 히어로 <아이언맨>이 영화화된 것은 2008년이었다. 저소득층 히어로 <스파이더맨>, 중산층 전문직 종사자 <슈퍼맨>과 달리 그야말로 <아이언맨>은 ‘엄친아’인 DC 코믹스의 <배트맨>과 쌍벽을 이룰 만큼 대단한 재력의 소유자이다. 주인공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세계 최고의 무기제조 회사의 CEO로 승승장구한다. 동시에 미모의 여성들을 후리는 난봉꾼이기도 하다. 어느 날 아프가니스탄에서 신무기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가던 토니는, 게릴라군에 납치되어 무기 제작을 강요당한다. 협조를 하는 척 부지런히 작업에 임하던 토니는 전투형 아머 슈트를 제작해 탈출에 성공한 뒤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첨단 기술이 집약된 아머 슈트를 입고 히어로의 삶을 선택한 토니의 개과천선이 시리즈의 시작이다.


<아이언맨 2>


<아이언맨 2>

<아이언맨 1>은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시리즈의 전초전으로 냉정하고 방탕한 사업가에서 새로운 영웅이 되는 과정을 담아냈으며, 그가 최고의 CEO라는 전제는 의 과정은 깊이는 없지만, 충분히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뛰어난 전투 수행 능력을 갖춘 아머 슈트의 초기 모델, 디자인 샘플에서 등장하는 황금빛 아머 슈트, 그리고 기능과 디자인 모두를 만족시키는 최종 결과물까지 흥미롭게 배열해 낸다. 그리고 할리우드의 트러블 메이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성공적인 재기작으로서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존 파브로 감독이 연이어 연출한 <아이언맨 2>는 1편의 성공에 이어 더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과욕이 넘쳐나는 작품이었다. 더 많은 악당, 조연, 갈등, 액션이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 <아이언맨 2>는 코믹한 요소는 유효하지만 액션의 장면에서 기대한 것 이상을 보여주진 못했다. 하지만 시리즈 3편을 포기할 만큼의 실패는 아니었다. 당연하게도 셰인 블랙으로 감독을 교체한 <아이언맨 3>는 폭발적인 흥행성공 속에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이언맨 3>를 말하기 이전에 2012년 <어벤져스>를 먼저 거론해야 한다. <아이언맨 3>의 연속 성공의 기폭제였으며 <아이언맨 3>의 성공은 <어벤져스 2>의 제작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어벤져스>

마블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를 다량 보유(?)한 마블 스튜디오는 <인크레더블 헐크>, <아이언맨 2>, <토르: 천둥의 신>, <퍼스트 어벤져>로 이어진 슈퍼히어로 시리즈에 토니 스타크, 호크아이, 블랙 위도우, 울버린 등을 영화 중간에 등장시켜 슈퍼히어로들이 공존하는 세계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면서 <어벤져스>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2012년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등 마블의 슈퍼 히어로들이 스크린 하나에 모이게 만들었다. 캐릭터가 너무 많아 제대로 통제 가능할까 하는 우려는 조스 웨던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으로 극복되었다. <어벤져스>는 슈퍼 히어로들에게 동일한 비중과 관심을 보이며, 거대한 액션 사이 유머를 잃지 않는 완성도 높은 영화로 탄생했다. 조스 웨던 감독은 <어벤져스>를 원작의 팬은 물론, 마블 코믹스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영화 관객에게도 모두 만족을 줄 수 있는 영화로 만들어 냈다. 만화처럼 보일 수 있는 장면들을 최대한 실사에 가깝게 조율해내는 그의 뛰어난 솜씨 덕분이었다.


<아이언맨 3>


<아이언맨 3>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아이언맨’을 맡은 <어벤져스>는 자연스럽게 <아이언맨 3>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토니 스타크의 과거와 그에 얽힌 인물을 새롭게 배치한다. 1999년 슈퍼 히어로가 되기 전 스타크와 그를 존경했으나 무시당한 과학자 알드리치 킬리언(가이 피어스)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어벤져스>를 통해 외계 생명체들로부터 뉴욕을 구해낸 스타크는 트라우마에 빠진다. 13년 만에 나타난 킬리언은 악당이 되어 있다. 아이언맨 시리즈의 핵심인 슈퍼 갑옷은 더욱 진보된 기술로 발전한다. 부위별로 조립할 수 있고, 스타크의 지시를 받으면 어디든 날아오는 게 특별하다. 악당도 더욱 강해졌다. 킬리언은 인간의 유전자를 새롭게 재생하는 바이러스 주사인 익스트리미스를 통해 3000도가 넘는 불구덩이 속에서도 살아남는 ‘인간 폭탄’을 만들어냈다. 자신을 무시한 스타크에게 앙심을 품은 그는 최강의 악의 축이 돼 스타크를 괴롭히는데, 가이 피어스는 섬뜩한 만큼 잔혹한 악당으로 거듭났다. 페퍼 포츠 기네스 팰트로의 우아한 아름다움은 여전하다.


<아이언맨 3>

2015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중인 <어벤져스 2>는 <어벤져스>를 성공으로 이끈 조스 웨던 감독과 함께 일찌감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아이언맨’으로 낙점시켜 놓았다. <아이언맨 3>의 세계적 흥행성공으로 <어벤져스 2>에 대한 기대감도 훨씬 더 강해졌다. 미국 슈퍼 히어로 시장의 라이벌 DC 코믹스가 <배트맨> 시리즈를 작가주의 영화의 깊이 있는 블록버스터로 키워가는 전략에 비해 마블 코믹스의 전략은 가벼움으로 보이지만, 헤쳐 모여의 방법으로 세를 키워가고 있는 마블 코믹스의 승승장구는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 같다. 만화와 영화 팬 모두가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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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재훈

늘 여행이 끝난 후 길이 시작되는 것 같다. 새롭게 시작된 길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보느라, 아주 멀리 돌아왔고 그 여행의 끝에선 또 다른 길을 발견한다. 그래서 영화, 음악, 공연, 문화예술계를 얼쩡거리는 자칭 culture bohemian.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졸업 후 씨네서울 기자, 국립오페라단 공연기획팀장을 거쳐 현재는 서울문화재단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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