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과 김민희의 열애를 포착하여 최초 보도한 디스패치가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올해 1월에 김태희와 비의 관계를 보도하면서 유명세를 탄 디스패치는 특종과 파파라치의 경계 사이에서 네티즌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사생활을 보장 받기 힘든 연예인들에게 앞으로 디스패치는 더욱 공포의 대상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특종은 전세계 기자라면 누구나 꿈꾼다. 특종을 보도하면 해당 언론사는 엄청난 주목을 받게 되고, 해당 기자는 각종 언론 상과 인센티브도 받는다. 하나의 기사가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1960년 4월 11일, 마산시위 때 행방불명되었던 마산상고 학생 김주열의 시체가 바다에서 발견된 사건을 최초로 보도한 부산일보 허종 기자의 기사는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당시 신문에 실린 김주열의 모습
하지만 특종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다. 특종 보도 이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남부 수단의 비참한 현실을 고발하여 유명한 이 사진은 전 세계적으로 윤리성 시비를 불러왔다. 사진을 찍은 케빈 카터는 퓰리처상을 수상하기 직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YTN의 김문경 기자는 천안함사건 특종보도로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과 ‘한국기자상 취재보도 부문상’을 비롯해 ‘올해의 방송기자상 특별상’ 등 다수의 기자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 사건이 정치이념화 되면서 한국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자 나중에는 부담감이 그를 더욱 억누르게 되었다.
김기자는 오랜 고민 끝에 추가 조사를 통해 지난 3월에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천안함사건’은 과학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진실은 과학 이전의 상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천안함사건은 “잘 짜여졌으나 각본은 없었던, 영화로 치면 ‘SF와 스릴러, 컬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건이며, 진실을 밝혀야 할 정부는 “그 논란을 잠재우지 못하고 주연급 배우로 천안함사건의 대미를 장식”했다고 말한다.
퓰리처상 수상작 (사진=케빈 카터)
올초에 MBC에서 해고된 이상호 기자는 삼성 X파일을 터뜨리고 각종 압력과 소송 등에 휘말리자 “점점 고립되고 소외되니까 우울증에 공황 장애가 생겼다”고 밝히기도 했다.(채널예스 인터뷰
//86chu.com/Article/View/20473) 하지만 그는 “사람이 좋아서 시작한 기자 일”이라며 기자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 역시 <이상호 기자 X파일>을 통해 삼성 X파일의 처음과 끝을 가감없이 전달한다.
특종 기사에 따라 세상이 바뀔 수도 있고,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특종을 취재하는 기자는 그 어떤 권위와 협박 등에도 굴복하지 않는 공통점이 있었다. 한국 언론의 특종을 시대별로 정리한 허용범의 저서
『한국언론 100대 특종』에는 인상 깊은 대사가 있다.
“각하, 신문기자는 취재원을 밝힐 수 없습니다. 이는 마치 처녀가 정조를 잃는 거와 같습니다. 기자를 그만 두었으면 두었지 밝힐 수는 없습니다. 더 이상 묻지 마십시오.”
※ 특종 관련 추천도서 ※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
김문경 저 | 올
2010년 3월 26일 금요일 21시 22분, 1,200톤급 초계함인 PCC-772가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침몰했다. 바로 전국을 들끓게 했던 ‘천안함의 침몰’ 사건이었다. 이 사건의 공식 명칭은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2010년 5월 20일 민군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해 침몰되었음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여러 명의 과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했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다수의 국민들이 각종 의혹과 ‘설’을 풀어놓았다. ‘천안함사건’을 최초 보도했던 저자는 이런 무수한 오해와 왜곡의 숲을 헤치고 3년간의 취재를 바탕으로 진실을 향한 길을 내고 있다. 저자는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은 저널리스트의 날카로운 눈으로 진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진단하고 천천히 ‘천안함사건’의 실체에 접근한다.
이상호 기자 X파일
이상호 저 | 동아시아
삼성 X파일을 취재한 이상호 기자의 책이다. 저자는 대한민국 대표 탐사전문 기자로 2005년 ‘삼성 X파일’ 보도로 한국기자상을 수상하였다. 그 외에도 ‘연예계 노예계약’, ‘전두환 비자금 추적’, ‘방탄 군납비리’, ‘방송가 뇌물커넥션’ 등 숱한 특종을 낳았다. 이 책은 삼성 x파일의 보도의 전말, 그 이야기의 시작부터 방송 이후의 이야기까지에 대해서 모두 다루고 있다. 저자는 2004년 접수된 삼성 X파일 제보는 기업과 총수의 이익, 즉 시장의 과도한 이익이 어떻게 공공영역을 훼손해 왔으며 이를 막지 못하면 공동체가 어떤 폐해를 입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백그라운드 브리핑
김종혁 저 | 중앙북스(books)
국내 최초로 현직기사가 쓴 추리소설. 저자 스스로 '내 얘기가 어떻게 하면 소설처럼 보일지를 고민했다' 말할 정도로 최대한 현실적으로, 그리고 스피디하게 사건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대한민국 최대 로펌의 변호사가 피살을 당하게 된다.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던 기자들은 목숨을 걸고 사건 뒤에 가려진 정치적 음모의 실체를 발견해 나간다. 이제 이 살인 사건은 국가 전체를 흔드는 정치 스캔들로 확대된다. 긴박한 속도감이 느껴지는 이 소설에는 시대적 상황에 대한 고민이 느껴진다. 학생 운동 경력을 이용하여 승승장구하는 일부 정치인이나 지식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운동권 선배 박형철 교수와 주인공 김민기 기자를 통해 드러난다.
한국언론 100대 특종
허용범 | 나남
한국 현대언론의 시발점인 1945년 광복에서부터 현재까지 우리 언론사에 빛나는 대특종과 그 특종기자들을 찾아 가슴뛰는 특종스토리를 직접 듣고 모아 기록했다.
※ 관련 기사 ※
이상호 기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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