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드라마 여주인공을 싫어하는 이유 - 『낼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

당신이 꿈꾸던 드라마는 잊어버려라! 장밋빛 내일을 꿈꾸다가 좌절한 ‘낼모레 서른’들을 위한 화끈하고 아찔한 공감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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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 이 책은 제목마저 얼마나 솔직한지. 사실은 내가 그리고 당신이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은 누구에게나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어딘가엔 이보다 더한 문제에 직면한 사람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당신과 내가 이 세상의 모든 비극을 짊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사실 그보다 더 스펙타클한 문제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취업이 문제인가? 취업만 되면 괜찮을 것 같은가?

낼모레 서른이다. 아아, 나의 서른은 정녕 이런 모습일 줄 몰랐다. 어릴 적 꿈꿨던 나이 서른의 모습은 단언컨대,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 능력을 인정받고 킬힐을 또각거리며 한 손에는 갓 내린 아메리카노를 들고 우아하게 고급 승용차에서 내려 회전문을 통과해 지하철 게이트와 같은 곳에 사원증을 찍고 엘레베이터를 타서 높은 곳에 위치한 사무실에 들어간다. 그 사무실은 사방이 통유리로 되어 있으며 일을 하다 잠시 과열된 머리를 식히기 위한 휴게실도 완비되어 있고 책상 위는 늘 정돈되어 있으며, 퇴근 후에는 필라테스나 요가나 수영으로 하루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주말에는 교외 한적한 곳에 나가 우아하게 스테이크를 써는, 그런 모습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래, 드라마는 없다. 늦잠으로 부스스해진 머리를 손으로 애써 정돈하며 지각하기 1분, 아니 30초 전에 가까스로 뛰어서 사무실에 들어와 숨을 돌리기도 전에 아침부터 밀려들어오는 일들을 해결하는 현실의 내가 있다. 오전 업무가 끝나고서야 겨우 생기는 눈썹. 퇴근 후에는 모자란 잠을 보충하기 바쁘고 운동은 커녕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며 온갖 달달한 디저트를 섭렵하고 주말에는 늘어난 체중으로 인해 몸을 이기지 못해 다시 퍼져있는, 그런 내가 있다. 그래서 나는 드라마를 싫어한다. 아니지, 어려운 형편에서도 늘 단정함과 고움(?)을 유지하는 그 여주인공들을 싫어한다. 그녀들에게는 개념 없는 상사 혹은 동료의 괴롭힘에서도 늘 구원투수가 되어 손을 내미는 사장님 아들 실장님(!)이 존재하지 않는가. 현실의 실장님은? 우리가 당하는 괴롭힘은 안중에도 없기 마련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면 다들 그렇게 커가는 것이라는 그들의 위로는 들어오지 않는다. 당장 내가 힘든데 성장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이지? 그런데, 나만 이렇게 이상과 현실의 간극에 좌절하는 걸까? SNS를 살펴보면 모두들 즐거운 사진들 뿐이다. 본격 자기자랑 시대가 열린 듯이 경쟁적으로 여행다녀온 이야기, 소소한 일상의 이벤트 등 그들에겐 힘든 일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이에 또다시 슬픔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듯 하다. 하지만, 아니다. 주위의 어떤 누구를 찔러봐도 이런 고민과 좌절을 갖고 있다. 그런데 애써, 그 이야기를 숨기고 괜찮은 척, 좋은 이야기만 하고 있는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낼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 이 책은 제목마저 얼마나 솔직한지. 사실은 내가 그리고 당신이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은 누구에게나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어딘가엔 이보다 더한 문제에 직면한 사람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당신과 내가 이 세상의 모든 비극을 짊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사실 그보다 더 스펙타클한 문제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취업이 문제인가? 취업만 되면 괜찮을 것 같은가? 취업 후엔 또 무궁무진한 문제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취업 후 당신을 기다리는 41가지 문제에 대한 저자의 화끈한 꼼수를 터득해보라. 그리고 지금껏 꿈꿔오던 드라마틱한 삶은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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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 이혜린 저 | 소담출판사
『낼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는 취업 후 또다시 방황하게 된 20대 후반 여성들을 위한 책이다. 친구들, 직장 선후배와 모이면 해결 방법도 없이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한숨 푹푹 내쉬며 얘기하던 바로 그 주제들을 일, 사랑, 싱글라이프로 나누어 구성하고, 각 주제에 해당하는 에피소드와 그에 따른 조언을 엮었다. 한 편의 시트콤 같은 에피소드를 보면 황당해서 웃음이 새어 나오지만, 그것이 곧 우리의 이야기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기자’라는 직업을 이용해 다양한 직업군을 취재해 최대한 많은 여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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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조세연

평범하게 살고 싶지 않은데 지극히 평범한 게 고민이다. 재미있게 살고 싶은데 재미없는 인간이라 이 또한 고민이다. 떠들썩한 모임을 좋아하며 어디든 머리 대고 3초 이내에 잠들 수 있는 능력을 지녔지만 쓸 데가 없어서 아쉽다. 365일 다이어트 중이지만 365일 먹어대는 자기모순을 겪고 있다. 그래도 언젠간 개선된 인간이 될 거란 기대만큼은 버리지 못하고 있다.

낼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

<이혜린> 저12,420원(10% + 5%)

장밋빛 내일을 꿈꾸다가 좌절한 ‘낼모레 서른’들을 위한 화끈하고 아찔한 공감 에세이 『첫날밤엔 리허설이 없다』,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등 픽션을 통해 또래 여성들의 가려운 부분을 유쾌하게 풍자한 작가 이혜린이, 이번에는 여성들이 취업 후 만나게 되는 고민거리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솔직하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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