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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행보의 연속 ‘마돈나 vs 레이디 가가’, 진정한 승자는 누구?

<마돈나, 라이크 어 버진> vs <레이디 가가 : 온 더 엣지> 원조 팝 아이콘 vs 진화된 팝 아이콘 2009년 TV에서의 육탄전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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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쯤 ‘마돈나, 레이디 가가에게 굴욕당해’라는 제목의 외신을 본 적이 있다. 마돈나는 미국 미네소타 세인트폴 공연에서 관중들에게 ‘레이디 가가에게 합동공연을 제안했지만, 단번에 거절당했다. 처음 퇴짜 맞은 게 아니라 인격 수양 한 번 했다고 생각하겠다.’며 공개적으로 불쾌함을 드러냈다고 한다. 하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선제공격은 마돈나로부터 시작된다.


작년 11월 쯤 ‘마돈나, 레이디 가가에게 굴욕당해’라는 제목의 외신을 본 적이 있다. 마돈나는 미국 미네소타 세인트폴 공연에서 관중들에게 ‘레이디 가가에게 합동공연을 제안했지만, 단번에 거절당했다. 처음 퇴짜 맞은 게 아니라 인격 수양 한 번 했다고 생각하겠다.’며 공개적으로 불쾌함을 드러냈다고 한다. 하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선제공격은 마돈나로부터 시작된다. 마돈나는 2011년 1월 레이디 가가의 히트 곡 「Born this way」가 자신의 노래 「Express yourself」를 짜깁기하고 표절했다며 격하게 비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어 레이디 가가는 스스로 마돈나를 존경하지만, 절대 자신은 남의 노래를 따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돈나는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콘서트에서 「Express yourself」와 「Born this way」를 섞어 부르면서 레이디 가가를 조롱했다. 여기에 마돈나와 레이디 가가의 친척설이 거론되면서, 이 모든 논란이 흥행을 위한 쇼가 아니냐는 가설까지 등장하는 등 마돈나와 레이디 가가 사이의 논쟁은 그들끼리도, 팬들끼리도 점차 커지고 확장되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2009년 SNL(Saturday Night Live)에 함께 출연한 마돈나와 레이디 가가는 서로를 비난하며 육탄전을 벌이는 모습을 연출했는데, 그 팽팽한 긴장감이 픽션만은 아니라는 것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마돈나와 레이디 가가의 나이 차이는 28세, 엄마와 딸의 나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닌데다 마돈나는 올해 56세로 곧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명의 팝 가수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마돈나의 영향력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80년대를 뒤흔들며 등장한 이후 수십 년간 나이와 상관없이 음악계에서 파격과 섹시의 아이콘은 늘 마돈나였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신디 로퍼가 주춤하는 사이에도, 휘트니 휴스턴과 머라이어 캐리, 셀린 디온이 빼어난 가창력으로 대중들을 사로잡을 때도,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섹시 아이콘이 줄줄이 등장하고, 비욘세, 리한나 등 젊고 실력 있는 가수들이 속속 등장했음에도 팝의 여왕, 섹시 디바로서의 마돈나의 위치는 철옹성처럼 무너지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2008년 레이디 가가의 등장과 함께 마돈나의 독식에는 급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원조논란, 마돈나 vs 레이디 가가

레이디 가가의 의상은 늘 상상을 초월하는 파격이었고, 19금 퍼포먼스 역시 다른 팝의 디바들에게서 볼 수 없는 과격하면서도 창의적인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혹자는 레이디 가가가 마돈나가 섹스를 이용한 상술로 성공했던 방법을 레이디 가가가 교묘하게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하지만, 직접 제작하고 작곡한 레이디 가가의 싱글 앨범이 히트를 치면서, 레이디 가가의 퍼포먼스와 화려한 의상, 가십 이외에 사람들은 그녀의 음악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대중들의 환호와 함께 뮤지션의 능력까지 인정받기 시작하는 순간, 레이디 가가는 단순한 이슈 메이커가 아닌, 마돈나의 아성을 무너뜨릴 새로운 팝의 아이콘이 되었다. 마돈나도 가만 두고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언론과 팬들은 두 사람을 비교하면서 새로운 가십 거리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마돈나의 오랜 팬들은 레이디 가가의 파격 퍼포먼스와 행위 예술에 가까운 패션은 30년 전 마돈나가 이미 이루어낸 혁명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반면 레이디 가가의 팬들은 그녀의 패션과 음악이 이미 마돈나를 훨씬 더 능가하는 독창적인 것이며 훨씬 더 진보한 커뮤니케이션이라 주장한다. 과감하고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레이디 가가는 대중과 소통하고 실제로 다른 아티스트에게 영감까지 주는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 도나텔라 베르사체 등은 가가와의 작업을 통해 예술적 영감을 얻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흥미로운 대결구도 속에 1월 24일 다큐멘터리 <레이디 가가 : 온 더 엣지>와 함께 <마돈나, 라이크 어 버진>이 동시 개봉될 예정이다. 서로 같으면서도 다른 매력을 지닌 현존 최고의 팝 아이콘인 마돈나와 레이디 가가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팬들에게는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단, 아쉬운 점은 <마돈나, 라이크 어 버진>은 80년대 마돈나가 <라이크 어 버진>이라는 노래를 통해 세계적인 팝의 아이콘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초창기 영상이라는 점이다. 물론 마돈나의 리즈 시절을 확인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본다면 흥미로울 수 있는 이 다큐멘터리는 현재의 마돈나가 아니라, 과거의 마돈나와 그 시작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가치가 있다.

80년대 마돈나는 영원한 섹스 심벌 마릴린 몬로를 현재로 끌어들이며, 팝계의 섹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었지만, 마돈나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나뉘었다. 그리고 누구도 그녀가 장수하는 아티스트가 되리라곤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미디어 마케팅에 의해 과대 포장됐다는 비난과 성(性)을 상품화 했다는 논란 속에서도 최고의 팝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마돈나의 성공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가장 핫한 레이디 가가의 현재진행형 다큐멘터리인 <레이디 가가 : 온 더 엣지>와 비교해서 보면 레이디 가가가 마돈나를 흉내 내고 있는지, 아니면 마돈나를 능가하는 21세기의 팝 아이콘인지를 직접 확인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Born this way」

<레이디 가가 : 온 더 엣지>는 감각적이고 파격적인 영상으로 가득하다. 1986년 뉴욕에서 태어난 그녀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푸시캣 돌스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위한 작곡가로 데뷔했다. 그러다 직접 가수로 나서면서 지금의 레이디 가가로서 팝의 역사를 새롭게 쓰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며 파격적인 행보 이전에, 실력 있는 뮤지션으로서의 레이디 가가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퍼포먼스 영상은 물론, 그녀를 극찬하는 유명 인사들의 인터뷰 영상까지 담아내며 팬 서비스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또한 이 다큐멘터리는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하며 「edge of glory」를 연주하는 뮤지션으로서의 가가의 모습까지 담아내면서, 파격적인 퍼포머로서의 가가의 이면에 존재하는 아티스트로서의 모습까지 재조명하고 있다. 마돈나의 다큐멘터리에서는 오직 성공을 위해 달려온 한 여자의 성공담을, 레이디 가가의 다큐멘터리에서는 화려한 무대와 뮤지션으로서의 레이디 가가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 등급에서 마돈나는 12세, 레이디 가가는 19세를 받아 레이디 가가 쪽이 조금 더 관객의 흥미를 끌 것으로 보인다.


「Like a virgin」

마돈나가 신성모독의 비판 속에 세계적인 팝의 아이콘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만들어 주었던 노래 「Like a virgin」은 1984년에 제작되었다. 레이디 가가가 태어나기 2년 전의 일이다. 그리고 29년이 지난 지금도 마돈나는 여전히 활동하는 현역 가수이다. 레이디 가가 역시 앞으로 20년 왕성한 활동을 보여줄 때 진정한 승자가 누구인지는 그때 판가름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더 오래 살아남는 자가 진정한 승자임을 우리는 80년대 대결에서 확인한 바 있다. 1980년대 팝계의 흐름은 프린스와 마이클 잭슨, 신디 로퍼와 마돈나의 대결구도로 이뤄져 있었다. 사망한 마이클 잭슨을 제외하고, 21세기를 넘어 여전히 인정받는 팝 스타는 마돈나뿐이라는 점에서 그녀의 가치는 충분히 재조명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 제작되어 생동감이 넘치는 레이디 가가에 비해 마돈나의 다큐멘터리가 조금 아쉽다고 느껴진다면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예술가로서의 마돈나의 삶을 조명한, 1991년 알렉 케시시안 감독의 19금 다큐멘터리 <마돈나의 진실 혹은 대담>을 챙겨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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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재훈

늘 여행이 끝난 후 길이 시작되는 것 같다. 새롭게 시작된 길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보느라, 아주 멀리 돌아왔고 그 여행의 끝에선 또 다른 길을 발견한다. 그래서 영화, 음악, 공연, 문화예술계를 얼쩡거리는 자칭 culture bohemian.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졸업 후 씨네서울 기자, 국립오페라단 공연기획팀장을 거쳐 현재는 서울문화재단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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