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직원 한 명이 맡았던 네이버 웹툰, 지금은…
하루에 한 번, ‘본능적으로’ 웹툰 보는 시대 웹툰의 역사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나 단행본으로 팔리는 웹툰은 따로 있다
누구나 학창시절에 만화책을 돌려 보던 추억이 있다. 다음 권이 나오는 날이면 일등으로 책을 차지하기 위해 서점, 만화대여점, 만화방에 총총걸음으로 달려갔다. 좋아하는 만화가 완결되는 날이면 나 홀로 뿌듯함을 만끽하기도 했다. 2012년, 지금은 혼자 감격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에 감상글 하나만 달아도 댓글이 줄줄이 쏟아진다. 가끔은 작가들이 댓글을 달아주기도 하니 웹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웹툰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 웹툰의 현재를 <채널예스>가 짚어 보았다.
지하철에서 누군가 키득키득 웃음소리를 낸다면, 둘 중 하나는 웹툰을 보는 중이다. 회사에서 컴퓨터 화면으로 보기엔 약간 머뭇거려지는 웹툰, 하지만 내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노라면 만 가지 근심이 사라진다. 웹툰 마니아들은 일주일에 하루,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웹툰이 업데이트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조회수 1을 기록하며 일등 출석자가 되는 날은 웬일인지 일도 잘 풀리는 것 같다. 지금 대한민국은 ‘웹툰 전성시대’를 맞았다. 흑백 만화, 만평의 시대는 지나간 지 오래다. 출판만화를 그리던 작가들도 웹으로 활동무대를 넓히고 있다. 만화잡지 <보물섬>, <윙크>는 사라졌지만 월요 웹툰, 화요 웹툰들이 나의 클릭을 기다리고 있다.
3D웹툰, 스마트툰… 웹툰은 진화한다
웹툰(webtoon)의 역사는 1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어느새 만화판의 주류가 되었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되고 있는 웹툰만 300여 편이고, 과거 연재했거나 현재 연재 중인 웹툰작가는 500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네이버 웹툰의 경우 인사이트 기준으로 지난 11월 순방문자수(UV)가 309만 명, 페이지뷰(PV)는 3억 5677만 건을 기록했고, 다음은 UV 152만 명, PV 1억 8,243만 건에 달했다. 이는 PC 사용자만 대상으로 한 통계치이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 이용자까지 포함하면 한 달에 약 1000만 명 이상이 웹툰을 보고 있다. 매월마다 방문자수의 기복이 크기 때문에 최고치를 기준으로 통계를 낸다면, 우리나라 국민 중 1500만 명이 웹툰을 본 경험이 있다.
웹툰이 처음 선보였을 때는 인쇄만화의 단순 스캔 형식이었지만, 지금은 기획부터 온라인 플랫폼에 맞게 디지털화한다. 스크롤 방식의 전제하에 새로운 포맷으로 기획하는 만화의 형식이다. 현재 웹툰은 BGM 사용은 기본, 스크롤에 맞춰 내레이션이 나오고 특정한 컷에 멀티미디어 효과를 넣은 3D웹툰,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도록 최적화한 스마트툰 등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스릴러, 스포츠, SF 판타지, 순정, 액션, 드라마, 유머, 에피소드 등 웹툰의 장르는 무궁무진하다. 독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선택한 웹툰을 언제 어디서든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웹툰의 성공 요인을 살펴보면, 접근의 용이성과 무료 콘텐츠, 실시간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댓글 시스템이다. 인기작가들의 웹툰에는 적게는 5천 개부터 1만 개 이상의 댓글이 달린다. 독자들은 한 줄 감상평을 통해 같은 웹툰을 보고 있는 독자와 공유하며 하나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다. 한편, 인기리에 연재된 웹툰은 단행본 출간을 비롯해 드라마, 영화, 연극, 캐릭터상품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되며 새로운 수익을 낳고 있다. 웹툰 연재료는 작가의 인지도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2차 시장으로 나오게 되면 경계는 무너진다. 만화미디어 전문기업 누룩미디어 박철권 대표는 “새로운 플랫폼들이 만화라는 문화상품에 거는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만화는 기본적으로 자생력이 강한 대중문화다. 조금만 더 시장 상황이 떠올라 준다면 웹툰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웹툰 역사를 만든 작가들
웹툰의 시초는 강풀의 『순정만화』에서 시작된다. 만화가 강풀은 출판만화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거부 당하고 2002년 스스로 ‘강풀닷컴’을 열어 만화 연재를 시작, 2003년 다음(Daum)에서 오픈한 ‘만화 속 세상’에서 『순정만화』를 발표하며 웹툰작가로 데뷔했다. 그가 시작한 서사웹툰은 대한민국 만화의 웹툰시대를 열었고 그의 만화는 하루 페이지뷰 200만 회를 기록하며, 강풀 작가는 독보적인 1세대 웹툰 작가로 현재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강풀의 새 만화가 연재되면 단행본 출간은 물론, 영화제작사의 러브콜이 이어진다. 강풀과 함께 일찍이 웹툰에 데뷔한 작가는 『위대한 캣츠비』, 『로맨스 킬러』의 강도하, 『천일야화』의 양영순. 이후 『짬』으로 데뷔해 『신과 함께』로 2012년 웹툰을 평정한 주호민, 『이끼』에 이어 『미생』을 히트시킨 윤태호, 『삼봉이발소』 『목욕의 신』의 하일권, 『마음의 소리』의 조석 작가 등이 2세대의 문을 열었고, 국민만화가 허영만도 『꼴』,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등을 연재하며 웹툰 대열에 합류했다. 순정만화의 대표주자였던 천계영 작가도 『드레스코드』를 연재 중이다.
이 외에도 ‘병맛 만화’의 대표주자라고 불리는 이말년, 『다이어터』의 네온비 캐러멜, 『와라 편의점』의 지강민, 『노블레스』의 손제호, 『패션왕』의 기안84, 『신의 탑』의 SIU 작가 등이 차세대 주자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들은 대부분 하나의 작품을 연재하지만, 때에 따라 두세 작품을 동시에 연재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강풀, 윤태호, 양영순, 박철권 작가는 만화가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누룩미디어’를 설립, 만화의 저작권 보호와 OSMU(One Source Multi Use)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 누룩미디어에는 주호민, 하일권, 서나래, 정필원 등 국내 대표 만화작가 35명이 소속되어 있다. 누룩미디어 대표 박철권 작가는 “저작권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힘쓰면서 선배들이 몸소 부딪히며 습득한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누룩미디어라는 이름으로 작가들이 모여서 일종의 작은 콘텐츠 마켓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웹툰 연재는 어떻게 시작되나
만화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포털 사이트는 2002년 3월, 문을 연 야후코리아의 ‘카툰세상’이다. 야후는 마인드C, 양영순, 이말년, 주호민 등의 작가를 발굴하며 웹툰 서비스를 선도했다. 양영순의 『1001』, 하일권의 『삼봉이발소』를 히트시킨 파란닷컴의 ‘엔타민’은 무료 웹툰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파란닷컴은 지난 7월 폐쇄됐고 야후 역시 오는 12월 31일에 국내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제 국내 포털 웹툰 서비스는 2005년에 오픈한 네이버와 선두주자 다음, 후발주자 네이트의 삼파전이다. 2000년 대 초반이 웹툰을 홍보하는 시기였다면 2010년부터는 다양한 웹툰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다음 만화속세상은 2003년 2개의 작품으로 연재를 시작했지만 2010년 가장 급격하게 성장하며 100개 이상의 작품을 연재했고, 현재 1일 누적 페이지뷰 2,500만~3,500만 수준, 사용자수는 일 기준 120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지영 만화속세상 PD는 “다음 만화속세상의 경우, 2011년 대비 2012년에는 작품 수의 양적인 측면보다 고퀄리티 웹툰의 성공 사례를 편성 기조로 삼고 있어 올해에는 평균 80개 내외의 작품을 연재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2005년 3개의 작품으로 연재를 시작, 가파른 성장을 보이며 2012년 202개의 작품을 연재했다. 지난 10월부터는 모바일 이용자 확대를 위해 스마트폰에서 웹툰을 간편하게 볼 수 있는 ‘스마트툰’ 서비스를 시작했고, 월간 순방문자수(UV)가 1,700만 명에 이른다. 네이버는 2005년 한 명의 직원이 웹툰 서비스를 맡았지만 2010년부터 독립된 사업부문으로 팀이 꾸려져 운영되고 있다. 가장 늦게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트는 지난 5월, 만화 서비스를 개편하며 웹툰을 중심으로 화면을 구성했고, 작가 차차, 귀귀를 영입하는 등 여성 이용자를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무료로 웹툰을 제공하는 데 있어서 얻는 효과는 미미하다. 포털은 작가들이 작품을 연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독자에게 재밌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지영 만화속세상 PD는 “웹툰 서비스는 포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한편, 만화 창작 환경에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하면서 장기적으로 만화산업 및 콘텐츠가 선순환 될 수 있도록 하는데 가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구 네이버 만화서비스 팀장은 “지금의 무료 웹툰 서비스는 프로모션 플랫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섣부른 유료화는 웹툰을 알리는 통로를 제한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다음은 지난해부터 연재가 종료됐거나 연재 중인 작품이더라도 단행본으로 출간된 분량에 대해서는 유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드라마, 영화 원작은 우리에게 맡겨
폭넓은 장르와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웹툰은 드라마, 영화, 연극 등 다양한 매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작가 강풀의 작품은 무려 6개나 영화화 됐다. 최근 <26년>과 <이웃사람>이 개봉했고 <순정만화>, <아파트>, <그대를 사랑합니다>, <바보> 등이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가장 성공적으로 영화화된 작품은 윤태호의 『이끼』다. 강우석 감독이 제작한 영화 <이끼>는 338만 여의 관객수를 기록하면서 웹툰의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또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다음에서 연재된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김수현을 주인공으로 영화 제작에 들어갔다. ‘2011년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만화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한 주호민의 『신과 함께』도 <만추>의 김태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한창 시나리오 작업 중이고,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기안84의 『패션왕』은 <강남 스타일>로 제목을 바꿔 드라마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2011 독자 만화대상 온라인 만화상’을 수상한 웹툰 『닥터 프로스트』 역시, 케이블채널 OCN에서 TV시리즈로 제작 준비 중이다. 이종규와 이윤균 작가의 『전설의 주먹』은 강우석 감독이 『이끼』에 이어 연출을 맡기로 했고, 내년 4월 개봉을 목표로 현재 크랭크업했다. 하일권 작가의 『목욕의 신』은 영화화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이 주인공 가상캐스팅 게시물을 올리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지강민 작가의 『와라! 편의점』은 TV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 제작되어 사랑을 받고 있으며, 지방의 중소 마트 안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그린 웹툰으로 로 한 김규삼 작가의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2011년 투니버스를 통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고 올해 김종학 프로덕션과 시트콤 제작 계약을 맺었으며, 온라인 게임으로도 개발 중에 있다.
단행본으로도 팔리는 웹툰, 따로 있다?!
인터넷에서 인기리에 연재가 되었어도 모든 작품이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것은 아니다. 만화 전문 출판사들은 단행본으로도 소장 가치가 있는 다양한 독자 연령대를 수용할 수 있는 웹툰을 출판하고자 한다. 웅진씽크빅의 만화 브랜드 재미주의는 강풀, 정다정, 윤태호, 하일권 등의 인기작가의 웹툰을 단행본으로 출간하고 있다. 박동훈 재미주의 편집장은 “웹툰 도서를 구입하는 독자들은 이미 웹상에서 만화를 다 본 후에 꼭 가지고 싶다는 소장 욕구가 강한 분들이므로, 일반 도서처럼 출간해서는 의미가 없다. 독자들의 욕구에 맞게 추가 원고나 디자인, 세트 포장, 부가상품 등을 세세히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웹툰은 인터넷에서 연재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으로 단행본으로 제작할 시, 칸과 말풍선의 배열, 편집 등을 인쇄에 적합하게 수정해야 하고, 모니터에 맞게 제작된 컬러링을 인쇄에 맞는 컬러로 변환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박동훈 편집장은 “많은 작가들이 인쇄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편집에 대한 협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가의 의도”라고 말했다.
예스24의 판매 집계에 의하면, 2012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판매된 웹툰은 『다이어터』, 『어쿠스틱 라이프』, 『미생』, 『마조 앤 새디』, 『파페포포 기다려』 순이다. 만화전문출판사 애니북스 마케팅팀 정진아 대리는 “웹툰 단행본의 주요 독자는 대개 웹툰을 즐겨 보는 10~20대이지만, 『신과 함께』 단행본의 경우에는 40대까지 연령의 범위가 넓어졌다”고 밝혔다. 『신과 함께』는 처음부터 원고를 단행본 규격에 맞게 그려내고 후 편집을 통해 웹툰에 최적화시켰다.
출판시장에서 보는 웹툰의 미래는 비교적 밝다. 국내 만화시장의 중심이 웹툰으로 이동했고 끊임없이 다양한 작가군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웹툰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해 서적 관련 시장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정진아 대리는 “웹의 특성 상 독자와의 소통이 자유롭고 현재의 트렌드에 민감하다 보니, 작품이 점점 가벼워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것 같다. 인터넷 연재 당시 조회수는 높지만 단행본으로 인기가 이어지지 못하는 작품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밝혔다. 박동훈 편집장은 “독자들의 요구에 따라 고품질의 단행본을 출간해야 경쟁력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기획단계부터 출판사가 작가들과 함께 기획하고 지원하는 형태로 접근해, 웹에서는 주지 못했던 장점을 독자에게 선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태그: 웹툰, 스마트툰, 강풀, 윤태호, 하일권, 강도하, 손제호
54,630원(10% + 5%)
8,820원(10% + 5%)
7,110원(10% + 5%)
28,800원(10% + 5%)
135,000원(10% + 5%)
45,900원(10% + 5%)
27,000원(10% + 5%)
21,600원(10% + 5%)
10,800원(10% + 5%)
11,520원(10% + 5%)
9,000원(10% + 5%)
42,300원(10% + 5%)
19,800원(10% + 5%)
21,600원(10% + 5%)
10,350원(10% + 5%)
32,400원(10% + 5%)
19,800원(10% + 5%)
80,100원(10% + 5%)
86,400원(10% + 5%)
23,040원(10% + 5%)
49,500원(10% + 5%)
39,600원(10% + 5%)
41,850원(10% + 5%)
9,900원(10% + 5%)
10,800원(10%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