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제대로 마시면 100세까지 장수한다 - 달성 서씨 서유구 집안

술 마시며 건강하게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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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세까지 장수했던 청나라의 건륭황제는 매일같이 상당량의 술을 마셨으며, 조선의 임금들도 대부분 술을 많이 마셨다. 그런데 중국의 황제나 우리나라의 왕들이 마신 술은 모두 한약재와 곡식으로 담근 것이다.

 
명문가의 장수비결
정지천 저 | 토트출판사
이 책은 조선시대 명문가들의 건강비책을 역사적인 배경과 생활습관 그리고 가문의 고유한 전통과 한의학적 근거를 통해 조목조목 밝히고 있다. 저자는 명문가 선비들이 건강하고 장수했던 이유를 ‘가문 의식과 가문의 영향력, 종가 음식, 건강관리를 위한 의학 공부’라는 세목으로 나누워 고찰하고 ‘혼인, 성(性)생활, 삼년상, 과거 공부, 청백리淸白吏, 귀양’을 그들의 장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변수로 본다.
89세까지 장수했던 청나라의 건륭황제는 매일같이 상당량의 술을 마셨으며, 조선의 임금들도 대부분 술을 많이 마셨다. 그런데 중국의 황제나 우리나라의 왕들이 마신 술은 모두 한약재와 곡식으로 담근 것이다. 93세까지 살았던 중국의 등소평의 3대 건강 비결 가운데 하나는 매일 아침저녁 식사 때 곡식으로 담근 술을 반주로 한 잔씩 마시는 것이었다. 양주나 소주보다 약주, 곡주 혹은 과일주를 적당히 마셔야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된다.

고구마는 예전에는 끼니를 때울 곡식이 없어 먹었던 음식이지만, 지금은 건강관리를 위해 찾아 먹는 건강식품이 되었다. 한마디로 인생역전이라 부를 만큼 고구마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고구마는 섬유질이 많아 변비에 좋고 다이어트 효과도 있으며, 비타민C가 많아 비타민이 부족하기 쉬운 겨울철 좋은 음식이 된다. 달성 서씨 집안의 얘기를 통해 약주가 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지 알아보자.

약주의 유래와 서씨 집안

〈임원십육지〉 중 ‘정조지鼎俎志’에는 음식과 요리에 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그 중에 여러 독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 있는데, 바로 술이다.

서유구는 앞선 시대에 있었던 술 제조 방법과 관련 정보를 ‘온배류’에 자세하게 모아 두었다. 실학자 서유구의 이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는 선조들이 즐겼던 음식과 술 정보를 사회자산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등장하는 술이 200종 가까이 되지만 현재 같은 이름으로 전승되고 상품화되고 있는 술이 26종뿐인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학이 융성하던 영?정조 때에는 유난히 금주령을 엄격하게 시행하던 시기여서, 금주령을 어긴 자를 사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에 관련된 정보가 이 정도로 자세하게 집대성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경세치용經世致用에 관심을 두었던 이익이나 정약용 같은 학자들은 술을 ‘아무 이득이 없는 것’으로 보았지만, 이용후생利用厚生에 관심을 두었던 서유구는 술을 인간생활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보았던 것이다.

서씨 집안은 약주와 깊은 관련이 있다. 온배류에 소개된 약산춘 제조법에 ‘서충숙공이 좋은 술을 빚었는데, 그 집이 약현에 있어서 약산춘이라고 했다(徐忠肅公消一造公家于藥峴故名藥山春)’고 적혀 있다. 충숙공이 바로 서유구의 선조인 서성이다. 우리나라의 청주淸酒에는 약주藥酒라는 별칭이 있는데, 그렇게 된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약처럼 마셨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것으로 약주는 금주령 때문에 생겨났다.

청주를 만들려면 쌀이 많이 필요하기에 가뭄 등으로 흉년이 들면 조정에서는 귀한 쌀로 술을 만들지 못하도록 금주령을 내렸다. 그래서 탁주는 물론이고 모든 술이 금지되었지만, 예외적으로 한약재를 넣어 만든 약양주藥釀酒는 허용되었다. 그랬기에 특권층인 양반들은 청주를 약양주인 양 사칭하면서 마셨다고 하는데, 그로부터 점잖은 사람들이 마시는 술을 모두 약주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한양의 약현(藥峴 : 중구 만리동 입구에서 충정로 3가로 넘어가는 고개로 약초를 재배하는 밭이 있어 장안에 약재를 공급한 데서 유래)이란 곳에서 한 과부가 팔던 청주가 그렇게도 맛이 좋아 한양을 떠들썩하게 했는데, 그 술의 이름이 ‘약산춘藥山春’이어서 약주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설이다. 이 과부가 바로 서성의 모친으로 달성 서씨 집안을 크게 일으킨 여장부이다.

“약봉藥峯 서성이 술을 좋아하여 특별히 거듭 빚은 술을 만들었기에 ‘약주’라고 불렀다. 약주는 약봉가藥峯家에서 시작된 것으로 금으로 장식한 술독에 약을 섞은 술과는 다르다.”고 기록되어 있다.

술은 백약지장百藥之長
술은 따뜻한 성질로서 양기를 북돋우어 주고 경락(經絡 : 기의통로)과 혈맥을 소통시키며 찬 기운을 물리치는 효능이 매우 강하다. 또한 위와 장을 따뜻하게 하여 소화에 도움을 주고 응어리를 풀어주며 해독 작용이 있다. 두려움을 없애 주고 근심과 노여움을 풀어주며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는 효능도 있다. 늙어서도 늘 반주를 마시지만 건강하게 생활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오래 전부터 소량의 포도주를 매일 마시면 심장병 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최근의 연구 발표에 의하면 모든 술에 그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적당한 주량은 얼마일까? 사람마다의 체질에 따라 다르겠지만 동의보감에는 술을 3잔 이상 마시면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고 하였는데, 일반적으로 체중 1kg당 알코올 1.2g 이내로서 맥주 2병 이내가 적당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매일 마실 경우 몸속에서 주독을 제대로 풀지 못하니, 알코올이 완전 분해되지 않고 아세트알데히드 상태로 남아 대뇌 등을 자극하고, 간장에 낀 지방이 빠져나갈 틈이 없어 문제를 일으키므로 음주 후 2~3일은 쉬어야 한다.

술은 약 기운을 끌어 주는 작용이 있어 병이 있는 곳으로 잘 도달하게 하며, 또한 약효가 잘 발휘되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한약재를 술로 씻어 쓰거나 술로 볶아 쓰거나 술과 함께 쪄서 쓰는 경우가 많다. 한약을 달일 때 술을 넣는 경우도 많은데, 찬바람이나 습기로 인해 근육과 관절이 쑤시고 아픈 경우에 술이 들어가면 효과가 더욱 좋아진다. 어혈을 풀어주는 효력도 강하므로 넘어지고 부딪히거나 얻어맞아 멍이 들어 있는 경우에는 물과 술을 반씩 넣고 한약을 달이면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


숙취 해결 방법
술이 깬다는 것은 알코올에 의해 억제된 신경세포를 정상으로 회복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이것은 알코올 분해로 가능하다. 알코올 분해는 간에서 이루어지므로 간에 휴식을 주고 간 기능을 개선시켜 알코올 분해의 중간산물(아세트알데히드)을 몸 밖으로 빨리 배출시켜야 한다. 아세트알데히드를 몸 밖으로 빨리 배출시키기 위해서는 수분 공급을 충분히 해야 하는데 냉수를 마실 경우 위와 장의 작용에 장애가 되므로 해로울 수 있다. 물론 속에 열이 매우 많은 경우에는 냉수나 시원한 동치미 국물도 좋겠으나, 대개는 따뜻한 꿀물 같은 것이 좋은데 당분은 알코올의 산화에 필수적이다.

숙취를 해소하려면 주독을 풀어줘야 하는데 주독은 열독熱毒과 수독水毒이므로 땀을 내게 하고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치료법을 쓴다. 따라서 해장국을 먹거나 목욕을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는데, 심할 경우에는 토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이다. 숙취 해소에 좋은 음식은 무척 많지만 체질에 따라 달리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열이 많은 체질이라면 열독을 풀어주는 팥, 녹두, 연뿌리, 미나리, 배추, 오이, 참외, 배, 녹차 그리고 조개, 우렁이, 다슬기 같이 성질이 차가우면서 대소변을 이롭게 하는 음식이 좋다.

반면에 속이 냉한 체질인 경우에는 따뜻한 성질을 가진 인삼차나 생강차, 수정과, 북어국, 추어탕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먹는 콩나물국이나 유자차는 체질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경우에 효과가 좋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많이 마셔도 취하지 않고 신선처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찾을 것이다. 〈동의보감〉에는 만 잔을 마셔도 취하지 않게 해 준다는 ‘만배불취단萬盃不醉丹’이나, 술을 마셔도 신선처럼 취하지 않게 해 준다는 ‘신선불취단神仙不醉丹’ 등의 처방이 나온다. 이 처방들의 주된 약물은 칡뿌리와 칡꽃인데, 둘 다 주독을 풀어주는 효능이 강하여 술로 인한 질병의 치료에 거의 쓰이고 있다. 만약 오랫동안 과음하여 병증이 나타나거나 술을 절제할 수 없을 때에는 한약을 복용하거나 ‘금주침禁酒針’을 맞아 효과를 보는 경우 가 많다. 금주침은 보통 3일에 한 번씩 10번 정도 맞으면 금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알코올성 간질환의 치료에도 좋다.

약주를 효과적으로 마시는 방법
약주는 약효를 가진 재료로 술을 담근 것이다. 물론 약주가 탕약에 비해 약효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약효가 뛰어난 약재로 술을 담그면 상당한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술이 약 기운을 끌어 주는 작용이 있어 질병이 있는 곳으로 잘 도달하게 하며, 약효가 잘 발휘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대개 아침, 점심, 저녁 공복에 한 잔씩 10~20㏄ 정도의 양을 마신다. 약력이 강한 약술은 아침, 저녁 2회만 복용하며 몸 상태에 따라양을 늘릴 수도 있으나 취하지는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주량이 적은 사람들은 마실 때에 끓인 냉수를 적당량 타서 묽게 하여 마셔도 된다. 추운 기후나 추운 지방에서 약주를 마실 때는 양을 조금 늘려도 좋으며, 더위가 심한 기후나 지역에서는 양을 줄이는 것이 좋다.

각종 출혈성 질환, 염증성 질환, 발열성 질환, 암 그리고 기관지염, 기관지천식, 폐기종, 폐렴, 폐결핵 등의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약주가 적합하지 않다. 그밖에 간염, 간경화, 위염, 위십이지장궤양, 췌장염, 대장염, 신장염, 통풍, 치질 등이 있는 경우에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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