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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으로 비료를? 직접 텃밭 농사 시도한다면…

막상 농사를 하다보면 실제 책과는 다른 경우가 많다. 저자들이야 숙련된 농부에 가깝지만 독자는 초보자고, 날씨의 변화나 땅의 상태 등 변수가 많으니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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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 가이드
유다경 글?그림?사진 | 시골생활
텃밭에 관심은 있으나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 주말농장을 지금 막 분양받은 사람, 자신의 텃밭을 더 잘 키워보고 싶은 사람, 땀과 땅이 주는 기쁨을 얻고 싶은 사람, 이런 이들에게 파종에서 재배?수확에서 갈무리까지 지극히 초보적인 호기심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책이다.

시작은 고기였다. 작년 여름 퇴근길 버스에서 졸다가 내리려고 일어 섰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집 옆 주말 농장에서 불을 피워 고기 굽고 있는 모습을 봤다. 잠이 확 깼다. 주말 농장을 하면 팬션에 가지 않아도 야외에서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다. 주말농장 회원을 모집한다는 플랑카드를 보고 비웃었던 나 자신이 어리석게 느껴졌다. 춘천 근방 팬션으로 놀러 갔다 온지 얼마 되지 않아 후회는 더 컸다. 버스에서 내리기도 전에 내년에는 꼭 저기서 주말농장을 하리라(고기를 구우리라) 결심했다.

많은 계획들이 그렇지만 주말농장을 하겠다는 내 각오도 시간이 흐를수록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그러던 올해 4월, 예스24 편집회의에서 『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 가이드』란 책이 소개 되었다. 순간 작년 고기를 굽겠다는 결심이 떠올랐고, 마치 오랜 시간 동안 주말농장에 대해 고민했던 사람처럼 책에 관심이 생겼다.

책을 주문했고, 빨리 농사를 시작하려고 쉬지 않고 읽었다. 책에 따르면 4월 중순이면 감자 농사는 늦었고, 쌈채소 씨를 뿌리기에는 적당한 시기였다. 감자는 포기해야 하지만 상추는 기를 수 있었다. 아내에게 주말농장을 하고 싶다고 했고, 나의 다양한 취미생활을 존중하며(야외에서 고기를 구울 수 있다는 말에 흥분하며) 동의했다. 주말농장 5평을 7만 5천원에 빌린 후에 인터넷으로 쌈채소 씨앗을 사서 뿌렸다. 동네 종묘상에서 방울토마토, 고추, 파프리카, 오이 모종을 사서 심으며 본격적인 텃밭 농사가 시작 되었다.

블로그로 A/S 해주는 『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 가이드』

실내에서 화분 몇 개 키워본 게 다인 나에게 『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 가이드』는 궁금한 게 생길 때마다 큰 도움이 되었다. 방송 작가 출신인 저자는 2003년 주말농장 열 평을 시작으로 해서 2009년에는 텃밭 백 평을 일군 고수이다. 이미 ‘올빼미화원(blog.naver.com/manwha21)’이라는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농사 비법을 여러 사람에게 알린 스타 블로거였다. 백 평이면 취미 농부라기 보다는 이미 전업농이 아닌가 싶지만 특정 작물을 대량으로 키우지 않고 다품종 소량생산을 기조로 하기에 텃밭지기가 맞다.

『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 가이드』는 저자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파종부터 수확, 갈무리, 주말농장 에티켓까지 꼼꼼하게 설명해 준다. 특히 주말농장에서 키울 수 있는 작물을 쌈채소, 반찬용, 김치용, 1m 지주 작물, 2m 지주 작물, 식량용 등으로 분류해 놓아서 언제든지 필요한 부분을 쉽게 찾아서 참고 할 수 있다.

올빼미님은 올해도 어김없이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텃밭 농사 상황을 알려주고, 회원들이 궁금해 할만한 내용이나 놓치기 쉬운 부분을 지적해 주고 있다. 한 명의 독자로서 그리고 그의 블로그를 이웃으로 추가한 회원으로서 책과 인터넷을 통해 양질의 서비스를 받고 있어 늘 감사하다. 작물을 키우다 보면 생각보다 많이 수확해서 처치 곤란할 때가 많은데 이 책은 갈무리한 작물을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요리법이나 저장법까지도 다루고 있다.

개콘만큼 웃긴 『나의 애완 텃밭 가꾸기』

『나의 애완 텃밭 가꾸기』는 담당자가 ‘요즘 주말농장 하신다면서요’ 하며 건네준 책이다. 저자는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도서농업 간사로 일하면서 농사를 배웠다고 한다. 만화와 유머에 재주가 있어 텃밭농사를 하며 생기는 에피소드와 농사에 필요한 가벼운 지식들을 재미있게 풀어 냈다. 텃밭 농사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어찌나 웃긴지 ‘유머에 재주가 있다’는 저자 소개에 크게 공감했다.

이 책은 대부분 만화와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특히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자는 태도로 일 년 농사의 흐름을 파악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 가이드』가 작물 하나 하나를 꼼꼼히 설명해 준다면 『나의 애완 텃밭 가꾸기』는 일년 동안 텃밭 농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보여준다.

환경을 지킬 것인가? 좀 더 수확할 것인가?

『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 가이드』는 농사의 성과에 집중하다 보니 친환경적일 수 있는 방법들을 쉽게 포기하는 모습이 보인다. 물론 친환경적인 방법도 소개하고 있지만 멀칭에 관한 부분은 좀 더 숙고할 필요가 있다. 올빼미님은 비닐 멀칭을 하지 않으면 잡초 때문에 힘들어서 김매기 하다가 농사 자체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럴수도 있지만 수확량을 좀 포기하고 썩지 않는 비닐을 쓰지 않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반면 『나의 애완 텃밭 가꾸기』는 귀농운동본부 간사라는 저자의 직함답게 직접 오줌 등을 활용해서 비료를 만드는 등 상당히 높은 수준의 친환경 농법을 선보인다. 하지만 풋내기 농부가 따라 할 수는 없다. 그저 참고만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귀찮고 힘들어서 비닐 멀칭도 안하고, 비료도 안줬다. 오이, 토마토, 쌈채소는 기대 이상으로 수확해서 먹을 수 있었지만 파프리카는 병이 일찍 들어 먹어 보지도 못했고, 고추는 좀 먹을 만하니까 병이 들었다. 파프리카와 고추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했지만 애초에 큰 기대가 없어서 아쉽지는 않았다.

텃밭 농사 참 좋은데 뭐라 말하기가 어렵네

막상 농사를 하다보면 실제 책과는 다른 경우가 많다. 저자들이야 숙련된 농부에 가깝지만 독자는 초보자고, 날씨의 변화나 땅의 상태 등 변수가 많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런 변수에 적응하고 즐기는 건 어디까지나 독자의 몫이다. 주말 아침에 밭으로 가는게 귀찮은 적도 많았지만 텃밭 농사는 나에게 수확물을 포함해서 많은 것을 주었다. 상추 한 장 버리는게 아깝고, 길 가다가 잘 자란 배추를 보며 감탄하며 부러워 하는 사람이 된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2010년은 기상 이변으로 배추 한 포기 가격이 만 원이 넘어 갔다. 말 그대로 김치가 아니라 금치고, 포기 김치는 포기해야 ? 상황이다. 잘 자란 배추가 어찌 부럽지 않겠는가? 만약 끝을 모르고 올라가는 채소값에 내년에는 ‘나도 텃밭 농사를……’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나의 애완 텃밭 가꾸기』로 감을 잡고, 『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 가이드』를 참고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라고 추천하고 싶다. 내 년 4월은 되야 농사를 시작할 수 있으니 시간은 충분하다.

유다경

2003년 주말농장 열 평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텃밭 백 평을 일군 도시농부 8년 차이다. 전형적인 도시형 올빼미로 서울에서만 살다가 산이 가까운 경기도에 이사 와 처음으로 화초 기르기를 시작하면서 주말농장도 같이 하게 되었다. 텃밭을 일구면서 식물과 흙을 통해 내 안에 뭔가가 변화하는 것이 놀라워 다른 이에게도 이것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인터넷에 「올빼미화원」이라는 이름으로 기록을 시작한 것이 7년간 총 용량 82.8기가, 파일 수 72,923개, 폴더 수 4,551개에 이르렀다. 이 책은 그중에서 1000여 개의 사진, 50여장의 그림으로 텃밭 농사의 과정과 비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여준호 (수험서/자격증, 대학교재(전문서적) 담당)

YES24 수험서/자격증, 대학교재(전문서적) 담당. 고양시 주민. 2005년 생일에 도로주행 낙방의 충격으로 운전면허는 따지 않기로 했다. 덕분에 시원한 지구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다. 2009년 12월 듀엣곡 「행복한 바보」(준수& 준호, 디지털싱글)를 발표. 친구 결혼 선물이었으나 친구 부부가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합격과 성공까지 드릴 수 없지만 제게 남은 모든 행운을 드리겠습니다. 팍! 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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