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처럼 길게 이어지는 환영의 삶은, 하지만 얼마나 매혹적인가

W.G. 제발트의 『아우스터리츠』와 바흐의 <푸가의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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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가의 기법>을 들으며 떨어지는 별들을 바라보노라니 W.G. 제발트가 쓴 장편소설 『아우스터리츠』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열네 살이 될 때까지 자신은 데이비드 일라이어스라고 믿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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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자리 유성군(Leonids)

요약 : 11월 17일경 극대기를 가지고, 사자자리 머리 부분을 복사점으로 하는 유성군이다. 33년 주기의 템펠(Tempel) 혜성이 모혜성으로, 33년 주기로 대유성우가 나타난다.

본문 : 약 33년 주기로 대유성우(大流星雨)가 나타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1799년, 1833년, 1866년 많은 유성들이 출현한 후에는 별로 나타나지 않다가 1966년 11월 17일 자정 무렵 대유성우가 관측되었는데 최고 매분 2,000개 이상의 유성이 보였다. 1867년 조반니 스키아파렐리(Giovanni Schiaparelli)가 주기 33년의 템펠(Tempel) 혜성이 모혜성임을 밝혔다. 모혜성이 근일점(近日點)을 지나기 전후 많은 유성우가 관측된다. 한편, 템펠 혜성은 1866년 이래 나타나지 않다가 99년 만인 1965년 다시 발견되었다.

관측 극대 시기 : 2009년 11월 18일 (수) 새벽 04:00 ~ 06:00(한국시각)


사자자리에서 유성우가 떨어진다고 해서 잠자기 전에 알람을 맞춰뒀다. 알람 소리에 깨었을 때는 때 이른 한파가 최고조에 달한다던 예보가 나온 11월 18일 새벽 네 시였다. 스웨터 위에 두꺼운 패딩 점퍼까지 걸친 뒤에야 동네 뒷산으로 올라갔다. 보안등 불빛으로 휘황한 동네 골목에서도 별들은 보일 정도로 새벽하늘은 청명했다. 신도시의 이 철저한 보안 의식이 미치는 범위는 산길도 예외는 아니어서 도시의 밤하늘에서는 미미하기 그지없는 별빛을 바라볼 만큼 충분히 어두운 곳이 없었다. 주위를 둘러봤으나 그 어디에서도 어두운 곳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니 우린 안전하다고 해야만 하는 것일까? 한참 헤맨 뒤에야 침엽수림 덕분에 가로등 불빛이 미치지 않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시선의 방향은 남서쪽, 거기 오리온의 벨트에 해당하는 세 개의 별이 반짝이는 곳. 약 10분 뒤, 주먹만 한 유성이 떨어졌다. 그런 유성을 본 사람이라면 다들 주장하게 되듯이 별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내 귀에는 얼마나 크게 들렸던지. 말하자면 환청.

한 시간 뒤, 이번에는 자전거를 타고 인공 호수로 갔다. 새벽 4시 40분. 다행히도 호수의 가로등은 모두 꺼져 있었다. 먼 불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이는 호수는, 하지만 얼어 있었다. 어쩌면 별들도. 그러니까, 오리온의 벨트, 그 세 개의 별들도. 나는 늘 그 세 개의 별들을 사랑했다. 어두운 밤이면 늘 그 별들이 어디 있는지 찾아봤다. 오리온이라는 건 어릴 때 읽었던 만화 주인공의 이름이었으므로, 그 세 개의 별들은 내게 늘 용기를 뜻했다. 벌벌 떨며 서 있노라니 오리온의 아래쪽, 왼쪽, 오른쪽으로 유성이 떨어졌다. 유성은 꼭 얼어붙은 호수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유성이 떨어질 때 말할 소원을 미리 생각했었지만 나는 그걸 입 밖으로 말하거나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아름답다고 느꼈을 뿐이다. 우주라는 곳은 참으로 아름답구나.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게 얼마나 겸손한 감정인지 다시 깨달았다. 그런 아름다움은 늘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이번에는 별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 대신에 한 작곡가가 죽기 직전에 만든 선율을 들었다. 에머슨 쿼텟이 연주한 <푸가의 기법>.

얼어붙은 호수로 떨어지던 십일월의 별들

<푸가의 기법>을 들으며 떨어지는 별들을 바라보노라니 W.G. 제발트가 쓴 장편소설 『아우스터리츠』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열네 살이 될 때까지 자신은 데이비드 일라이어스라고 믿었던, 하지만 양모가 죽은 뒤 자신의 본명은 자크 아우스터리츠라는 걸 알게 된 한 소년이 후배인 제럴드 피츠패트릭을 만난다. 제럴드는 상급생인 아우스터리츠의 당번이라 그의 방을 정돈하고 그의 구두를 닦고 차 도구가 담긴 쟁반을 날라주는 일을 한다. 만나자마자 아우스터리츠는 제럴드가 자신처럼 외로운 소년이라는 걸 알게 된다. 두 사람이 만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가을비가 쏟아지는 아주 우울한 토요일 오후, 제럴드는 학교 복도 끝에서 신문지를 쌓아놓고 불을 붙인다. 아우스터리츠가 말을 걸자, 제럴드는 불을 질러 학교 건물이 폐허와 잿더미로 변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 불꽃으로 둘은 급속하게 친해진다.

이 외로운 두 소년이 행한 일들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암실에서 핀셋을 들고 사진 인화 작업을 하면서 통신용 비둘기에 대해서 서로 얘기하며, 그 새가 가파른 지대와 수많은 방해물들을 돌아 어떻게 목적지로 제대로 도착할 수 있었는지 생각한다.
2. 웨일스 해안 전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에 있는 제럴드네 시골 별장에서 웨일스로 망명온 뒤 66세의 고령을 누린 잿빛 앵무새가 누운 초록색 마분지 뚜껑이 달린 관 위에 적힌 Jaco, Ps. erithacus L.이라는 글자를 읽는다.
3. 1869년 근처 돌겔 초원의 한 셋집에서 인간의 유래에 대해 연구하던 찰스 다윈을 알게 되면서 제럴드의 조상이 수집하게 된 조개, 화석, 풍뎅이와 나비, 포르말린에 담긴 발 없는 도마뱀, 살무사와 도마뱀, 달팽이 집, 불가사리, 가재와 게, 나뭇잎과 꽃잎과 풀 들이 든 커다란 식물 표본 상자 등을 본다.


아우스터리츠와 제럴드는 순수하게 과학적인 사실들에 대해서만 관심을 둔다. 언젠가 러시아의 소설가 나보코프가 나비를 수집하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해 들었을 때 그랬던 것처럼, 두 소년이 웨일스의 별장에서 두 소년이 어떤 일을 했는지 지루하게 나열한 문장들을 읽는데 불현듯 소년들의 외로움이 느껴졌다. 종종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이 이상한 느낌은 깊은 밤, 제럴드의 종조부인 알폰소를 따라간 두 소년이 수만 마리의 나방을 보는 장면에서 절정에 이른다. 별장에서 한참 떨어진 언덕에서 알폰소가 헤더 관목이 자라난 평평한 웅덩이 속에 백열등을 세워 놓고 불을 붙이자, 마치 무(無)에서 나온 것처럼 무리를 지어 나와 수천 가지 궁형과 나선형과 줄무늬를 이루거나, 눈송이처럼 불빛 주변으로 소리 없는 흐름을 이르며 날아오르던 차이나 마크와 다크 포슬린, 마블드 뷰티, 스케어스 실버라인, 버니쉬트 브래스, 라이트 아치, 그린 아델라, 화이트 플럼, 그린 포레스터, 올드 레이디, 고스트 모스 등 언덕을 올라가는 동안 단 한 마리도 보지 못한 밤나방들을 두 소년은 본다. 아우스터리츠가 그 후로도 오랫동안 기억한 이 풍경에 대한 알폰소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그들은 멀리 떨어져서도 박쥐의 울음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고, 알폰소 스스로 관찰한 바에 따르면 가정부가 쇳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고양이 이니드를 부르기 위해 마당에 나오는 저녁 시간이면, 항상 수풀에서 나와 어두운 나무들 사이로 날아간다는 것이었어요. 녀석들은 낮 동안에는 돌멩이 밑이나 바위 틈새, 바닥의 지푸라기와 나뭇잎 사이에 숨어서 잠을 잔다고 알폰소는 말했어요. 사람들이 그것을 들추어도 녀석들은 죽은 듯이 꼼짝하지 않고, 날기 시작하기 전에는 우선 몸을 흔들어 잠에서 깨어나 날개와 다리의 떨리는 동작으로 땅바닥에서 빙빙 돈다는 것이에요. 그들의 체온은 포유동물이나 고래, 전속력으로 달리는 오징어의 체온과 마찬가지로 36도에 해당한다고 했어요. 36도는 자연에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입증된 수위계, 즉 일종의 마술적 경계로, 인간의 모든 불행은 언젠가 이 규범에서 이탈한 것과 인간이 항상 빠져 있는 약간 열에 들뜬 상태와 관련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고 알폰소는 말했지요, 라고 아우스터리츠는 말했다.

그들은 그 여름밤에 아침이 밝을 때까지 모데이크 어귀 높이 있는 산 우묵지에 앉아 아마도 수만 마리는 될 거라고 알폰소가 추정한 나방들이 그들 곁으로 날아가는 걸 바라본다. 제럴드가 여러 가지 구불거리거나 흐르는 듯하거나 나선형을 뒤로 잡아끄는 것처럼 보이는 광선들에 경탄하자, 알폰소는 그 광선들이 실제로는 전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수십 분의 1초 동안 램프의 반사 불빛에서 빛났다가 다시 사라져 버리는 지점에서 일종의 후광을 봤다고 믿는 우리 눈의 관성으로 야기된 환영의 흔적이라고 설명한다. 계속되는 알폰소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그것은 그런 비현실적인 현상에서, 말하자면 비현실적인 것이 현실 세계에서 번쩍이거나, 우리 앞에 펼쳐진 풍경 속에서 혹은 사랑하는 사람의 눈 속에서 특정한 빛이 효과를 발하거나, 우리의 깊숙한 감정에 불을 붙이거나 어쨌거나 우리가 그렇게 믿는 것이라고 알폰소가 말했지요.

열네 살이 될 때까지 부모로 믿고 살았던 사람들이 실은 자신의 친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외로운 소년 아우스터리츠는 그 뒤로 살아가는 동안 알폰소의 이런 말들을 아주 오랫동안 기억하며 늘 나방의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지니게 된다. 그는 죽어가는 나방을 볼 때마다 그 혼돈의 시간에 나방들은 어떤 불안과 고통을 느꼈을지 자문하곤 했다. 그럴 때면 기억 속의 알폰소의 대답이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데, 그건 아무리 사소한 미물이라도 그들의 영적인 생명을 부인할 이유가 원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물론 개와 다른 가축들, 쥐나 두더지, 심지어는 나방이나 채소밭의 상추도 밤하늘을 쳐다보면서 꿈을 꾸리라. 과연 꿈을 꾼다면, 그건 어떤 종류의 꿈일까? 제럴드의 집에서 머물던 기간에 아우스트리츠는 푸른색 천장의 방에서 풍경을 내다보다가 그게 어떤 꿈인지 알게 된다.

그러고 나면 다시 멀리서 극장의 무거운 커튼처럼 소나기가 드리운 채 바다에서부터 뭍으로 다가오고, 가을날 저녁이면 안개가 해안으로 몰려와 산 모서리에 모여서는 계곡 아래로 몰려갔지요. 그러나 특별히 환한 여름날이면 바머스만 전체에 아주 균일한 광채가 덮여서 모래와 물, 육지와 바다, 하늘과 땅의 표면을 더 이상 구분할 수 없었어요. 회색 진줏빛 같은 증기 속에서 모든 형태와 색채는 해체되었어요. 더 이상 대조도 없으며, 차이도 없고, 오로지 빛이 관통하는 유동적인 변화 과정, 모든 찰나적인 현상들이 다시 한 번 나타나는 윤곽의 흐려짐, 그리고 기이하게도 이 모든 현상들의 순간성이 그 당시의 내게 영원이란 감정을 불러일으키던 것을 나는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지요.

시간의 강변은 무엇이며, 그 너머에는 어떤 사물들이 있을까?

<푸가의 기법>은 요한 세바스천 바흐가 마지막으로 작곡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연대기를 살펴보면, ‘1749년(64세) <푸가의 기법> 작곡. 라이프치히 시참사회에서는 바흐의 후임으로 G. 할러에게 토마스 칸토르의 취직시험을 행함. 1750년(65세) 3월 4일 의사 J. 라이러에 의한 눈 수술. 7월 28일에 세상을 떠남. 성 요한 교회의 묘지에 안장됨. G. 할러가 토마스 칸토르의 후임으로 결정되어 취임.’ 바흐의 연대기에서 후임자 G. 할러의 취임 문제는 조금 중요하다. 그건 바흐가 자신의 죽음을 예측한 상태에서 <푸가의 기법>을 작곡한 것인지, 아니면 전혀 죽음을 예상하지 못하고 작곡에 몰두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죽었는지를 판단하는 좋은 기준이기 때문이다.

<푸가의 기법>을 작곡할 때, 바흐가 자신의 죽음을 예상했는지 안 했는지가 왜 중요할까? 그건 <푸가의 기법> 제19곡은 239마디에서 갑자기 중단되기 때문이다. 제19곡은 흔히 ‘종결푸가’라고 불리다. 어떤 의미에서 이건 ‘죽음의 푸가’다. 이 곡의 악보 여백에 아들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가 “BACH라는 이름이 제3주제(이 말은 ‘B♭-A-C-H’로 이어지는 진행을 뜻한다)로 취급되고 있는 이 푸가를 작곡하던 중 작곡자는 서거했다”고 휘갈겨 쓴 이래, 바흐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 푸가를 작곡하다가 죽은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의견들이 많다. 1749년에 라이프치히 시참사회에서 바흐의 후임을 알아봤다면, <푸가의 기법>을 작곡할 때 바흐는 이미 자신의 죽음을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느닷없는 종결은 무슨 의미일까?

『아우스터리츠』는 임종의 순간에야 그 의미를 알게 되는 삶과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넌더리를 낼 정도로 재미없다고 말할 게 분명하며, 나 역시 지루함 속에서 읽은 이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뒤에야 나는 주인공 아우스터리츠가 회상한 그 모든 인생의 사건들이 그저 물처럼 흘러가기 때문에 중요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중요한 건 그가 찾아가는 정체성이 아니었다. ‘종결푸가’처럼 이 소설도 “나는 이 브렌동크 요새의 해자에 앉아 『헤셸의 왕국』의 15장을 끝까지 읽고, 메헬렌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떠났고, 저녁이 되어서야 그곳에 도착했다”는 문장과 함께, 느닷없이 끝난다. 그러고 보니, 책 뒤에는 W.G. 제발트의 연대기가 다음과 같이 첨부돼 있다.

2001년 『아우스터리츠』가 출간됨. 국제적인 호평을 받음. 12월 14일 노위치 부근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남.

W.G. 제발트에게는 죽음의 예감이 있었을까? 그나 바흐가 자신의 죽음을 예측했든 그렇지 않았든, 그들은 죽음이란 더 이상 환영이 이어지지 않는 막대한 단절의 상태라는 걸 작품을 통해 설명한다. 물 흐르듯이 이어지고 있다는 심리적인 착시, 혹은 그런 착시로 이뤄지는 환영이 바로 삶이다. 하지만 그 착시란 얼마나 매혹적인가? 18일 새벽에 내가 본, 꼬리의 자취를 길게 남기고 사라진 유성들처럼. 또한 하나의 주제가 변형하면서 계속 이어지는 <푸가의 기법>처럼. 그처럼 소설 속에서 아우스터리츠도 말하고 또 말하는데, 그 말들이 이루는 어떤 거대한 환영이 바로 우리가 사는 삶이다. 그리고 그 환영의 삶이란 물거품처럼 순식간에 일었다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그 덧없음을 통해 우리는 하나의 우주가 생성해서 마침내 종결하기까지의 그 막대한 시간의 흐름을, 우리가 영원이라고 부르면 좋을 그 어떤 막대한 시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환영의 삶을 통해 영원을 경험하게 된다는 건 기이하게 느껴지겠지만, 새벽에 일어나 유성을 바라보거나 조용히 방에 앉아 <푸가의 기법>을 듣거나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우스터리츠』를 끝까지 다 읽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이 기이함을 경험하고 나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아우스터리츠』의 문장이 무엇을 뜻하는지 비로소 알게 되리라.

뉴턴이 정말로 시간을 템스와 같은 강이라고 생각했다면, 시간의 근원은 어디이며 그것은 어떤 바다로 흘러 들어가나요? 하고 아우스터리츠는 말하면서, 창문 아래로 그날의 마지막 반사광 속에서 반짝거리는, 일명 개들의 섬을 감싸는 물결을 가리켰다. 우리가 알다시피 모든 강들은 필연적으로 양쪽으로 경계를 갖지요. 그렇게 본다면 시간의 강변이란 무엇일까요? 유동적이고 상당히 무겁고 투명한 물의 특성에 상응하는 시간의 특성이란 무엇인가요? 시간 속으로 잠기는 사물들은 시간에 의해 한 번도 건드려지지 않은 다른 사물들과 어떤 차이가 날까요? 빛의 시간과 어둠의 시간이 동일한 원 속에서 나타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왜 시간은 한 곳에서는 영원히 정지하거나 점차적으로 사라지고, 다른 장소에서는 곤두박질을 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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