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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개의 리뷰, 159편의 영화 그리고 1015일

채널예스에 <소마의 DVD 라이프>라는 상당히 어색한 칼럼을 연재한 3년 조금 미치지 못하는 시간을 늘어놓으니 꽤 현실감이 없는 숫자가 되어 버린다. 이 칼럼에서 필자는 총 1,015일 동안 121편의 DVD 리뷰에서 159편의 영화를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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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개의 리뷰, 159편의 영화 그리고 1015일

채널예스에 <소마의 DVD 라이프>라는 상당히 어색한 칼럼을 연재한 3년 조금 미치지 못하는 시간을 늘어놓으니 꽤 현실감이 없는 숫자가 되어 버린다. 이 칼럼에서 필자는 총 1,015일 동안 121편의 DVD 리뷰에서 159편의 영화를 다루었다. 욕심 같으면 왕가위의 영화 제목처럼 ‘2046’이나 조지 오웰의 소설 제목인 ‘1984’ 또는 아서 C. 클라크의 소설과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제목인 ‘2001’이 나왔다면 더 인상적일 수 있었겠지만, ‘나’라는 인간과 나의 글들을 생각해 본다면 이 정도면 충분했다는 생각이 우선 든다. 문화의 향취가 짙은 ‘YES24’라는 온라인서점의 한구석에 영 어색해 보이는 DVD 리뷰를 쓰면서 이렇게나 오래 버텼다니!!

쟁쟁한 필자들 사이에서 열등감에 시달리면서도 지금까지 버텼다는 것 자체가 나 스스로 놀랍고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한편으론 류승완의 영화 <짝패>의 악한 필호(이범수)가 설파 했듯 ‘강한 놈이 오래 가는 게 아니라, 오래 가는 놈이 강한 거’라는 대사처럼, 오래 버틴 것 자체로 내가 강한 놈이 아닐까, 라는 엉뚱한 착각까지 들 정도다. 후후, 어쨌든 이젠 끝을 낼 시간이다.

한국에서 DVD 필자로 산다는 것

개인적으로 필자가 <채널예스>에 칼럼을 쓸 수 있게 된 것은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 칼럼을 처음 쓴 것이 2006년 1월이었는데, 이 시점 즈음이면 필자가 참여하던 온라인 사이트가 문을 닫고 Staff Writer로 있던 잡지는 폐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몇몇 알고 있는 DVD 관련 종사자들의 전망은 비관적이기만 했고 결국 그런 우려는 지금 현실이 되었다. 현재 한국의 DVD 산업이 한 영화의 수익에 기여하는 바는 단지 5%에 불과하다. 익히 알려있는 것처럼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극장 수익보다 DVD를 포함한 부가 판권으로 거두어들이는 수입이 훨씬 크다. 어쩌면 한국 영화들이 DVD로 만들어지는 것은 영화 제작에 참여한 분들의 작업 참여용 기념품 용도가 아닐까, 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규모가 작은 영화들이 DVD로 발매되는 것은 점점 더 보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필자는 그동안 3개의 인쇄 매체와 1개의 온라인 잡지에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이 칼럼까지 2개의 온라인 사이트에 칼럼을 연재했었다. 매체가 있고 글 쓸 공간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수익이 존재한다는 뜻이리라. 즉, 현재 DVD 관련 매체가 거의 전멸 상태에 있다는 것은 결국 DVD 및 부가 판권 업체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긴 필자의 주변만 돌아보아도, 사실 난 좀 이상한 인간이 되어 있다. 남들 다 싼 값에 다운받아 보는 영화들을 난 꾸역꾸역 비싼 가격을 주고 사서 보고 있으니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내 직장에 있는 사람들 역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로, DVD를 사 보고 모으는 인간은 오직 나 하나뿐이다. 2,300원이면 꽤 좋은 화질의 영화를 빠르게 다운받아 볼 수 있는 환경에서, 그 돈의 100배 가까운 돈을 주고 2, 3일간 배송을 기다리는 귀찮음까지 참으며 DVD나 블루레이를 받아 볼 한국인들은 이제 천연 기념물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무슨 인터넷 정책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뻔한 불만은 적지 않는다. 솔직히 난 사람들이 최소한 예전 비디오 샵에서 비디오를 빌려볼 정도의 비용 정도만 지불하고, 그 돈의 절반 정도는 영화 만드는 이들에게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엉뚱하게도 컨텐츠를 만드는 것에 아무것도 기여하지 않은 스토리지 업체들이 떼돈을 벌지 말고 말이다.

상황이 이러니 한국에서는 필자뿐 아니라, DVD와 블루레이 타이틀의 구매자로 산다는 것 자체가 우울한 일이다. 의무감처럼 1,800장이 넘는 DVD 타이틀들을 모시고 사는(벌써 독자들이 ‘돈이 얼마냐?’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필자 같은 사람의 집에 찾아온 모 통신망 A/S 직원의 의문은 이 비극적인 상황을 단적으로 대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저씨, 영화계에서 일하시나 봐요!”

단지 집에 DVD가 많다는 이유로 영화인이 되는 현실. 그게 바로 한국의 DVD 시장 상황이다. 흠……. 나로 말하자면 (영화계와 전혀 상관없는) 엄연한 10년차 직장인이다.

<소마의 DVD Life> 칼럼 결산

이제 우울한 이야기는 접자. 직장을 유지하면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 생각하고 소개를 할 수 있었던 즐거움. 필자에게 이 칼럼의 연재는 그런 기쁨을 주었다. 물론, 어떨 때는 영 진도가 안 나가 답답할 때도 있기는 했지만…….

그래서 나름 그동안 이 칼럼에서 사랑받았던 글과 사랑받지 못했던 글들을 순위별로 정리해 보았다. 별로 의미 있는 조사는 아니지만, 그저 재미삼아 읽어주시기를 바란다. 먼저 이 칼럼의 독자들이 많이 눌러주신 클릭수 최다 순위는 다음과 같다.

클릭 수 베스트 10 (11월 3일 오전 11시 50분 현재)

1위 - 인생은 아름다워, 『엘리자베스 타운』, 15만 9154회, 2006년 2월 28일

2위 - 성장하는 블록버스터 『해리포터와 불의 잔』, 3538회, 2006년 3월 15일

3위 - 직장 생활 분투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3241회, 2007년 2월 22일

4위 - 빌게이츠, 스티브 잡스의 실리콘 밸리 전쟁 2805회, 2006년 5월 6일

5위 - 사랑과 결혼에 관한 세 편의 DVD, 2680회, 2006년 12월 26일

6위 - 주성치 팬들 모여라! <서유기 박스세트>, 2337회, 2007년 1월 3일

7위 - 영원한 소년 장국영의 신작 DVD 3편, 2281회, 2006년 4월 4일

8위 - 와이오밍의 사랑, <브로크백 마운틴>, 2223회, 2006년 6월 8일

9위 - 기억의 유통기한, <중경삼림>과 <타락천사>, 1966회, 2006년 9월 14일

10위 - 로알드 달과 팀 버튼의 마술 상자 <찰리와 초콜릿공장>, 1769회, 2006년 2월 7일

11위 <인베이젼>, 12위 <브이 포 벤데타>, 13위 『박찬욱의 오마주』와 DVD, 14위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15위 <스윙걸즈>, 16위 <롬> 시즌 1, 17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18위 <트로이 감독판>, 19위 <판의 미로>, 20위 미개봉 신작 DVD 2편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엘리자베스 타운> 리뷰의 조회수는 비상식적이다. 사실 <엘리자베스 타운>은 올랜도 블룸과 커스틴 던스트라는 청춘스타들이 출연하기는 하지만, 가장 윗 자리를 차지하기에는 좀 이상한 선택이다. 뭐, 내가 알기로는 이 엄청난 클릭수는 시스템 오류 쪽과 관련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칼럼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글은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이라고 할 수 있다. 지극히 온라인 서점다운 선택이라고나 할까?

이 베스트 클릭수 랭킹에는 책과 관련된 칼럼들이 많은 편이다. <해리포터와 불의 잔>뿐 아니라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14위, 조룈수 1584)의 DVD 리뷰도 비교적 인기가 있었고, 초특급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위)나 애니 프루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브로크백 마운틴>(8위), 로알드 달의 동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10위), 책을 주제로 했던 리뷰인 『박찬욱의 오마주』와 DVD(13위, 조회수 1616회), 제목에 ‘로마인 이야기’라는 말이 붙어있었던 TV 시리즈 <롬 시즌 1> 리뷰(16위, 조회수 1476회), 아서 C. 클라크 원작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7위, 조회수 1325회)까지 유난히 책과 관련된 리뷰들이 인기가 있었다. 인터넷 서점의 특징이기는 하지만, DVD 리뷰어로서는 조금은 당혹스러운 선택이기도 했다. 일반적인 DVD 팬들은 보통 유명 블록버스터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일반 DVD 유저들에게는 별 흥미를 못 끌 타이틀인 TV 영화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실리콘 밸리 전쟁>(4위)에 이르면 확실히 책 읽는 채널예스 구독자들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칼럼의 독자들은 여성들이 많은 것으로 유추된다. 장국영 DVD 칼럼에 관한 클릭수를 보면 그렇다.

또 이 베스트 리스트의 또 다른 경향은 젊은 여성층의 기호가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다. 주성치(6위), 장국영(7위)의 DVD 리뷰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왕가위의 가장 대중적인 영화들에 관한 리뷰(9위) 역시 반응이 좋았다. 왕가위의 또 다른 초기작인 <열혈남아, 아비정전 합본 박스 세트> 리뷰(26위, 조회수 1161회) 역시 비교적 반응이 좋았다. 젊은 여고생들의 활약을 다룬 영화인 <스윙걸즈>(15위, 조회수 1486회)와 좀 괴이한 판타지 영화인 <판의 미로>(19위, 조회수 1305회)도 의외의 선택이다. 올해 올린 리뷰들 중에서도 <블레이드 러너>(23위, 조회수 1171회)와 <인베이젼>(11위, 조회수 1738회) 다음으로 반응이 좋았던 <말할 수 없는 비밀>(39위, 조회수 820회) 역시 새롭게 부상 중인 청춘스타 주걸륜의 영화다.

클릭 수 워스트10 (11월 3일 오전 11시 50분 현재)

1위 - 법보다 더 중요한 인간애 <누들>, 220회, 2008년 10월 27일

2위 - 인생은 포커처럼, 포커는 인생처럼 <럭키 유>, 229회, 2007년 9월 19일

3위 - 의리 있는 친구들의 유쾌한 사기극 <오션스 13>, 257회, 2007년 10월 10일

4위 - 신나는 팝 댄스 뮤지컬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 263회, 2007년 4월 26일

5위 - 웃기는 주윤발을 만나다 <대장부일기>. 313회, 2008년 10월 20일

6위 - 스포츠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다 <우리는 마셜:불멸의 팀>, 317회, 2007년 8월 2일

7위 - One Shot, One Kill의 매력 <더블 타겟>, 339회, 2007년 8월 27일

8위 - 2분 후의 내 미래를 안다면? <넥스트>, 340회, 2007년 10월 1일

9위 - 전쟁에 대한 두 개의 시선 - <묵공> <망국의 이지스>, 348회, 2007년 4월 19일

10위 - 아니메적인 황홀경의 향연 <스피드 레이서>, 350회, 2008년 9월 22일

11위 <라스트 킹>, 12위 <상성, 상처받은 도시>, 13위 <뜨거운 녀석들>, 14위 <유브 갓 메일 DE>, 15위 <플래닛 테러>, 16위 <둠스데이 : 지구 최후의 날>, 17위 <드림걸즈>, 18위 <미션 임파서블3>, 19위 <연의 황후>, 20위 <스파이더위크가의 비밀>

여기엔 개인적으로는 좀 우울한 리스트를 만들어 보았다. 내 리뷰 중에서도 인기가 유난히 없었던 리뷰들 말이다. 1위는 이해가 간다. 리뷰를 쓴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스라엘 영화 <누들>은 꽤 좋은 영화이기는 하지만, 별로 알려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진정 인기가 없었던 타이틀들은 앞서 말한 채널예스 독자들의 기호를 보여주는 듯 해 필자로서는 좀 의외였다고 생각된다. 일단 2, 3위를 라스베가스와 도박과 관련된 영화들이 차지하고 있다. 커티스 핸슨 감독의 <럭키 유>(2위)는 그럴 수 있다. 에릭 바나와 드류 베리모어가 나오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소박한 이 영화는 개봉도 하지 않았고 사실 좀 영화적인 매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오션스 13>(3위)은 의외다. 여름용 블록버스터에다가 스타 캐스팅 그리고 영화적 재미도 괜찮은 이 영화가 왜 이리 주목받지 못했는지.

채널예스 독자들의 블록버스터 및 폭력 영화 기피 현상은 단지 이 영화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안톤 후쿠아의 살벌한 액션 영화 <더블 타겟>(7위), 필립 K. 딕 원작을 할리우드적으로 번안한 <넥스트>(8위), <묵공>과 <망국의 이지스>라는 각기 다른 시선의 전쟁 영화를 다룬 ‘전쟁에 대한 두 개의 시선 - <묵공> <망국의 이지스>’(9위), 워쇼스키 형제의 최신작 <스피드 레이서>(10위), 액션 장르 자체를 패러디한 <뜨거운 녀석들>(13위), 로베르토 로드리게즈의 과격한 영화 <플래닛 테러>(15위)와 비슷한 유형의 폭력 영화 <둠스데이:지구 최후의 날>(16위) 그리고 톰 크루즈의 액션 톷러코스터 <미션 임파서블 3>까지 마초 냄새 짙은 폭력 영화들이 비인기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좀 의외라면 <해피 피트>(4위), <드림걸즈>(17위) 같은 뮤지컬 영화들? 관한 글들도 인기가 없었다는 것이 필자를 좌절시킨다.

극장 개봉 없이 DVD로만 출시된 <라스트 킹> 같은 영화는 지나치기에 아깝다.

개인적으로는 이 리스트 중에서 몇 편은 꼭 챙겨보기를 권한다. 포레스트 휘데커를 오스카 위너로 만들어 준 <라스트 킹>(11위)은 배우의 연기만으로도 감상할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다. 상업적인 이유로 국내 극장 개봉을 못했지만, 요즘 뜨고 있는 배우 중 하나인 제임스 맥어보이가 이 영화에 출연하기도 한다. 그리고 워쇼스키 형제의 <스피드 레이서>는 여유가 되시면 블루레이로 감상을 권한다. 이 영화의 현란한 시각 효과는 현실감과는 거리가 멀지만 영화 자체를 거대한 스펙터클의 세계로 안내한다. 개인적으로는 실사 영화 중에는 가장 많이 애니메이션과 영화의 경계를 무너뜨린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당연한 추천이기는 하지만 <드림걸즈><뜨거운 녀석들> 역시 그냥 지나치기는 어렵다. <드림걸즈>는 그 자체가 흑인 팝 문화의 역사이며, 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이 감동적이다. 에드가 라이트의 <뜨거운 녀석들>은 폭력 영화를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솔직히 권하기 어렵고 액션 영화 팬들은 꼭 챙겨볼 만한 영화다. 이제까지의 액션 영화들을 마구 비틀어대는 감독의 재능이 돋보이는 영화다.

즐거운 DVD 생활 되시기를……

자 이제까지 좀 장황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옛날 전쟁 영화를 보다보면, 죽어가는 병사가 어찌나 그리 말이 많던지 불만이 많았는데,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대다 보니 내가 ‘입은 살아있는’ 죽어가는 병사가 된 것 같다. 뭐, 사실 아쉬워서 그런 것이라 이해해 주시기를 바랄 뿐이다. 많지는 않았지만, 가끔씩 응원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 덕분에 이제까지 버텨온 것 같다.

난 그리 냉정한 평자가 되지 못해서, 사실 글이 우유부단한 편이다. 글은 글을 쓴 사람을 닮는다고, 평소에도 에둘러 말하기를 좋아하는 나의 말투가 아마도 글에도 묻어나오는 것이리라. 글을 잘 보면 ‘이 녀석, 이 영화를 좋아하지는 않는군.’이라는 생각이 든 독자가 있다면 상당히 나를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가끔은 ‘이걸 써야 해?’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들은 그 영화가 좋건 나쁘건 간에 사랑스러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래서 난 DVD를 사 모으고 글을 쓴다.

언젠가 누가 묻기에 ‘DVD를 사는 것은 영화를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 말을 내가 먼저 한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말한 것을 인용한 것인지는 모르겠다.(아마도 후자일 것 같다.) 어쩌면 유아적인 소유욕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이 내 삶의 정말 중요한 즐거움 중 하나라는 것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다.

자신의 영화 <아메리카의 밤>에 영화 감독으로 출연한 프랑수아 트뤼포(우)

마지막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프랑스 감독 프랑스와 트뤼포의 말을 인용하며 끝을 맺으려 한다.

영화광이 되는 첫 번째 단계는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다.

영화광이 되는 두 번째 단계는 영화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다.

영화광이 되는 세 번째 단계는 영화를 직접 찍는 것이다.

DVD와 블루레이 타이틀 관련 필자이자 컬렉터로서,딱 한마디만 덧붙이고 싶다.


DVD라도 사자. 그것도 영화를 사랑하는 방식 중 하나다.


***

<소마의 DVD 라이프>는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YES24에궼의 칼럼은 끝나지만, 필자의 칼럼은 잠시의 휴지기 이후 모 영화 사이트에서 새롭게 시작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부디 즐거운 DVD 생활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p.s. 주말마다 글 쓴다는 핑계로 제대로 놀아주지 못했던 아들 인하와 늘 ‘가족 외출’을 주장했지만 별로 소원을 이루지 못했던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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