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놀이터

피렌체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 7가지

맛있는 삶은 무엇일까? 『피렌체 테이블』 쿠킹클래스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피렌체 테이블』은 아름다운 도시 속을 구석구석 헤매고 돌아와 향긋하게 요리하는 일상을 보여준다. 정해진 대로만 흘러가던 한국의 일상에서 벗어나 피렌체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광을 벗 삼아 이국적인 풍미를 느끼게 해준다.

지난 9월 25일, 차리다 스튜디오에서는 『피렌체 테이블』 독자들을 위한 쿠킹클래스가 열렸다. 책 속에서 다룬 피렌체 요리 레시피를 배우며 풍성한 이야기 꽃을 피우는 시간이었다.

 

『피렌체 테이블』은 푸드스타일리스트 아내와 대기업 회사원이던 남편이 잠시 삶을 내려놓고 떠난 피렌체 여정이다. 책 속에는 부부가 번갈아가며 각자의 시점으로 바라본 피렌체의 일상이 빼곡하다. 출국 직전 에어비앤비(airbnb.com)에서 한 달간 머물 집을 구하는 것부터 피렌체 여행 중 우연히 마주하는 정겨운 일상이 담겨있다. 


일반적인 여행기와 가장 다른 점은 현지 요리클래스에서 배운 레시피들이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다는 것. 푸드스타일리스트 김은아는 매일 피렌체 본토 음식을 배운 뒤 맛깔나게 차린 테이블을 소개한다. 피렌체 요리는 생소해서 요리하기 어렵다고 느껴지기 쉽지만 저자들은 가까운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간편하게 차릴 수 있는『피렌체 테이블』의 세계로 이끌어준다.


쿠킹스튜디오 차리다에 모인 독자들과 함께 만든 피렌체 메뉴는 일곱 가지이다. 도마 위에는 시저 샐러드, 시금치 뇨키, 가지 그라탕, 판체타 세이지 치킨, 밀라네제, 비노칼도, 바닐라 판나콘다를 위한 재료들이 놓여있다. 독자들은 저자들이 준비한 재료를 함께 다듬으며 피렌체에서 보낸 날들에 대한 질문을 이어나갔다. 


[내일]작가와의만남3.jpg


피렌체에 떠나기 전 두려움은 없었는가? 


 

김은아(이하 김) : 연애할 때는 한 번도 싸우지 않았는데 피렌체에 떠나기 전 유독 갈등이 많았다. 그저 낭만적인 마음으로 훌쩍 떠나기에는 돌아온 후의 현실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남편이 일을 그만두고 왔을 때 더 조급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심승규(이하 심) : 남들은 우리 부부가 굉장한 환상과 기대 그리고 부푼 꿈을 안고 떠나는 줄 알고 마냥 부럽다고 했지만, 사실 눈앞에 닥칠 혹독한 현실이 더 크게 느껴졌다. 멀쩡하게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는 일은 결코 남자답거나, 꿈 많은 소년의 자신감쯤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건 곧 다음 달에 낼 월세가 막막해진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책 속에서 피렌체 두오모에 올라가는 이야기가 인상 깊다. 개인적으로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덕분에 늘 낭만으로 간직하고 있었는데 직접 여러 번 다녀온 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하다.


심 : <냉정과 열정사이>의 열렬한 팬이다. 오늘 이 시간을 위해 특별히 영화 OST도 준비해두었다. 두오모에 오르는 길은 마냥 낭만적이지 않았다. 생각보다 힘들었다. 463개의 계단을 오르는 건 의외로 많은 체력을 요했다. 하지만 올라가선 풍광은 그 수고로움을 상쇄할 정도로 아름답고 거대했다.


김 : 두오모에 힘들게 오르면서 한국에서 두오모에 가면 막연히 감상에 젖어 눈가가 촉촉해 질 거라 예상한 것과 너무 달라 웃음이 났다.


준세이로 빙의되어 올라가던 남편은 정상에 발을 내딛는 순간, 몸을 ‘휘청’하더니 난간을 두 손으로 꼭 붙잡고 얼굴마저 창백하게 질려버렸다. 몸을 최대한 안쪽으로 기울이며 엉거주춤한 자세로 무게 중심을 낮게 잡더니, 내가 난간 쪽으로 이동해도 조심하라며 난리법석을 떨었다. 35년간 몰랐던 고소공포증을 사랑의 성지인 두오모에서 첫 체감한 남편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서 ‘빵’ 터져버렸다. 사랑하는 사람과 곡 한 번 올라야지 했던 로맨틱한 두오모에 이렇게 코믹한 모습의 남편과 함께 서 있게 될 줄이야. 역시 영화는 영화일 뿐이었다. 

 -『피렌체 테이블』中.


이 날 함께한 요리 레시피는 『피렌체 테이블』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 중 독자들의 인기를 한몫에 받은 ‘가지 그라탕’과 ‘밀레네제’의 요리 순서를 따라가 보자. 먼저 가지 그라탕의 재료는 다음과 같다. 가지1개, 양파 1/2개, 모차렐라 치즈 1개, 마늘 2쪽, 파마산 치즈 3큰술, 토마토 퓨레 1컵, 생 이탈리안 파슬리, 건바질, 소금, 후추를 준비한다.


1. 가지는 반달 모양으로 썰고 모차렐라 치즈도 비슷한 크기로 썬다.

2. 양파는 다져서 펜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살짝 볶는다.

3. 오븐 용기에 가지를 가지런히 담고 소금과 양파를 골고루 뿌린 뒤 토마토 퓨레도 올린다.

4. 모차렐라 치즈, 파마산 치즈, 바질, 후추, 다진 파슬리를 뿌린다.

5. 20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30분간 굽는다. 


밀라네제는 돈까스를 만들 듯 비교적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요리이다. 재료는 돼지고기 등심 4장, 밀가루 3큰 술, 달걀 2개, 빵가루 1.5컵, 퓨어 올리브오일 5큰술, 방울토마토 한 줌, 로즈마리 잎 한 줌, 레몬 1개, 소금, 후추이다. 


1. 돼지고기 등심은 소금, 후추를 뿌리고 밀가루, 달걀, 빵가루 순으로 입힌다. 

2. 로즈마리는 잎만 떼고, 레몬은 얇고 썰고,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썬다.

3.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로즈마리 잎을 넣은 뒤 약불에서 타지 않도록 볶는다.

4. 로즈마리 잎이 지글지글하면 빵가루를 입힌 돼지고기를 올려서 노릇하게 앞뒤로 굽는다.

5. 따로 소스는 곁들이지 않고 방울토마토에 레몬즙을 짜서 함께 먹는다. 


독자들은 직접 재료를 써는 것부터 볶는 등 전 과정에 함께했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 모인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맛있는 식사가 끝난 후 독자들은 직접 만든 요거트 판나코타를 맛보며 저자들의 피렌체 이후 삶에 대해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주된 이야기는 피렌체에서 꽃 같은 찰나를 보냈지만 돌아와서의 삶은 계속된다는 것이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피렌체 이후 저희의 인생이 180도로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아내는 여전히 바쁘고, 저는 아직도 조금씩 미루며 살고 있습니다. 다만 저희가 평생을 살며 추구하고자 하는 기준이 되는 삶을 찾았다고 할까요. 지금은 설령 그렇게 살지 못하더라도, 저희 나름으로는 행복한 삶의 기준 혹은 지지대로 삼을 수 있는 방식을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저희의 피렌체 체류는 충분한 보상이 되고도 남았습니다.

-『피렌체 테이블』中.


[내일]작가와의만남.jpg


『피렌체 테이블』은 아름다운 도시 속을 구석구석 헤매고 돌아와 향긋하게 요리하는 일상을 보여준다. 정해진 데로만 흘러가던 한국의 일상에서 벗어나 피렌체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광을 벗 삼아 이국적인 풍미를 느끼게 해준다. 그들이 매일 소담한 피렌체 테이블을 차리면서 일에만 휩쓸려 미루어 두었던 질문의 본질은 단 하나로 모인다. 바로 ‘행복이란 무엇인가’ 하는 고민이다. 행복의 기준에 대한 물음은 어쩌면 ‘맛있는 삶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과 맞물려 있다. 『피렌체 테이블』속 꼬리의 꼬리를 무는 질문을 읽다보면 피렌체 요리가 아닌, 맛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으로 읽혀진다. 이날의 독자들은 저자들과 피렌체 테이블을 꾸리며, 어떻게 하면 맛있게 살 수 있을 지에 대한 행복의 기준을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 


 

img_book_bot.jpg

피렌체 테이블김은아,심승규 공저 | 예담
유명 관광지만 둘러보는 여행이 아닌, 생활인처럼 머무는 여행을 계획한 이들은 피렌체에 아파트를 렌트하고, 현지에서 쿠킹 스튜디오 강의를 들으며 ‘이태리 가정요리’를 배우고, 시장에서 식재료를 구입해 직접 요리해서 함께 식탁을 차리며 한 달간을 지냈다. 일상 같기도 하고 일상과는 전혀 다른 여행 같기도 한, 이 특별한 여행이야기를 담아 한 권으로 구성한 「피렌체 테이블」에는 한 달간의 일상과 피렌체 테이블의 레시피가 정갈하게 담겨 있다. 어디 그뿐일까. 식상한 관광지가 아닌 골목골목 숨어 있는 벼룩시장부터 슈퍼마켓, 시장 탐방까지, 하루 이틀 머무는 여행자들은 꿈도 꾸지 못할 알차고 별난 여행 가이드를 차곡차곡 쌓아 돌아왔다.




[추천 기사]

- 소설가 김영하의 눈으로 『보다』
- 우리는 팔레스타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 김경집 “질문하라, 내 삶의 주체성을 회복하려면”
- 이순신 리더십이 재조명되는 이유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3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권지민

세상 속의 작은 샛별로 빛나고 싶은 꿈이 있어요. 고로 어떤 멜로디,서사, 리듬을 지니고 어느 하늘에 떠야할지 만들어가는 여정 중.

피렌체 테이블

<김은아>,<심승규> 공저13,500원(10% + 5%)

특별한 감각과 안목을 지닌 푸드스타일리스트 김은아와 로맨틱 매너남 심승규 부부는 그들과 함께하는 주변 사람들마저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하는 매력이 넘치는 커플이다. 따뜻하고 차분하지만 때로는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구쟁이 아이 같은 면모 또한 장착하고 있는 이 부부가 드디어 사고를 쳤다. 남편은 직장을 그만두고..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AI, 전혀 다른 세상의 시작일까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사피엔스를 있게 한 원동력으로 '허구'를 꼽은 저자의 관점이 이번 책에서도 이어진다. 정보란 진실의 문제라기보다 연결과 관련 있다고 보는 그는 생성형 AI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보 기술이 초래할 영향을 분석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 문학의 지평을 더욱 넓혀 줄 이야기

등단 후 10년 이상 활동한 작가들이 1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중 가장 독보적인 작품을 뽑아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 2024년에는 조경란 작가의 「그들」을 포함한 총 일곱 편의 작품을 실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들과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주목받는 수익형 콘텐츠의 비밀

소셜 마케팅 전문가 게리 바이너척의 최신작. SNS 마케팅이 필수인 시대, 소셜 플랫폼의 진화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6단계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팔로워 수가 적어도 당신의 콘텐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삶의 끝자락에서 발견한 생의 의미

서른둘 젊은 호스피스 간호사의 에세이. 환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겪고 느낀 경험을 전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 나눈 이야기는 지금 이순간 우리가 간직하고 살아야 할 마음은 무엇일지 되묻게 한다. 기꺼이 놓아주는 것의 의미, 사랑을 통해 생의 마지막을 돕는 진정한 치유의 기록을 담은 책.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