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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고 늦어서 불안한 사람들을 위한 에세이

『조금 느린 당신에게 작게 읽기를 권합니다』 김은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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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도 지름길을 가본 적이 없고 경쟁의 속도에서 앞선 경험이 없다는, 그래서 지독하게 열심히만 살았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세상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는 자신만의 속도가 나이 마흔의 갈림길에서 찾은 최고의 발견이라 말한다. (2023.05.26)

김은 저자

『조금 느린 당신에게 작게 읽기를 권합니다』에서는 마흔 즈음에 한꺼번에 찾아온 혹독한 시련에 '과연 불안과 걱정의 끝이 어디쯤인지'를 물으며 좌절했던 시간들을 끄집어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뒤이어 삶이 흔들리고 휘청거릴 때마다 자신에게 다가와 위로의 말을 건네며 기꺼이 삶의 나침반이 되어 주었던 책과의 만남을 소개하면서 책 읽기를 통해 마음의 중심을 잡고 자신을 회복해 나갔던 뒷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단 한 번도 지름길을 가본 적이 없고 경쟁의 속도에서 앞선 경험이 없다는, 그래서 지독하게 열심히만 살았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세상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는 자신만의 속도가 나이 마흔의 갈림길에서 찾은 최고의 발견이라 말한다.



작가님은 이번에 『조금 느린 당신에게 작게 읽기를 권합니다』라는 두 번째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이 책은 어떤 마음으로 쓰셨는지, 어떤 독자층을 생각하고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제 인생은 '느림'과 '늦음'의 연속이었습니다. 학생 때는 학업을 따라가기 어려웠고 직장인이 되어서는 조직 사회 적응이 어려웠으며, 마흔이 다 되도록 아이가 없었습니다. 이처럼 남보다 인생이 느리다 보니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나만 느린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세상 늦은 거북이인 제 이야기를 진솔하게 공개하면서 '늦어도 괜찮다. 나만의 속도로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된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남보다 인생이 느려서 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하는 사람, 책으로 위로 받고 싶은 사람, 아이를 기다리는 사람, 삶에 지쳐 위로가 필요한 사람, 마흔 전후의 사람들이 보면 공감하고 도움 받기 좋은 책입니다.

이번 책 출간 소식을 전했을 때 지인들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대단하다, 애기도 어린데 대체 언제 책을 쓴 거냐? 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워킹맘으로 아이를 키우며 출근하기도 벅찬데 어떻게 책을 쓸 생각을 했냐는 말도 많이 들었고요. 사실 저는 보통 사람보다 체력이 많이 안 좋은, 한마디로 저질 체력의 보유자입니다. 게다가 성격은 급해도 일은 느리게 하는 거북이입니다. 그런 제가 한 권의 책을 쓰려면 남보다 적어도 두 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방법은 하나, 잠자는 시간을 줄여서 하는 글쓰기입니다. 그러니까 '도대체 언제 글을 쓴 거야?'에 대한 답은 '당신이 잠든 사이'인 셈이죠.

책의 실물을 봤거나 읽어본 독자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일단 표지에 대해서는 예쁘다, 고급스럽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제가 봐도 어느 베스트셀러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고급스럽고 예쁘게 나와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표지의 색감, 글씨체, 제목에 사용한 파란 금박 등 어느 것 하나 손색이 없이 잘 나왔습니다. 식탁 위에도, 책상 위에도 책이 있어서 수시로 보고 있는데 볼수록 매력적입니다. 일단 예뻐야 갖고 싶잖아요. 그런 점에서 이번 책은 소장용, 선물용으로도 자신있게 권합니다. 책의 내용 측면에서도 재미있다, 일기장을 보는 것 같다, 진솔하다, 담담하다 등의 얘기들을 들었어요. 퇴고만 2년 넘게 할 정도로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여 나온 책이라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데요. 제 책의 진가를 알아봐 주시는 독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보람과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책 제목과 본문에서 '작게 읽기'라는 단어가 눈에 띕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작게 읽기'란 어떤 의미인가요?

책을 잠시라도, 하루 5분이라도 읽자는 마음으로 '작게 읽기'를 생각했습니다. 책보다 재미있는 것이 많은 시대이기도 하고 바쁘고 피곤한 현대인들에게 책 읽기만큼 우선순위에서 쉽게 밀려나는 것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책을 몇 권 읽으라고 거부감을 가지거나 시작조차 할 엄두가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부터 부담 없이 시작하자는 의미로 '작게 읽기'를 권하게 되었습니다. 작게 읽기의 구체적인 실천법이 '하루 5분 독서'이고요. 하루 5분의 책읽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지 않는 일입니다.



10년 만에 난임 대학을 졸업했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잠시 들려주실 수 있나요?

저는 서른 살에 결혼했는데 아이가 생기지 않아 결혼 3년 차부터 난임병원에 다녔습니다. 인공 수정, 시험관 시술을 수차례 했지만 매번 실패했습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대구의 한 병원을 다닐 때는 대전에서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집을 나섰다가 오후 늦게 탈진한 상태로 집에 돌아와 한동안 시체처럼 가만히 누워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짠! 하고 아기가 찾아왔습니다. 그때가 서른아홉이었고 유산의 위험 속에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마흔에 가까스로 아이를 낳았습니다. 제가 겪는 모든 경험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돌아보면 제가 임신과 출산으로 유난히 고생을 많이 한 것은 다 오늘을 위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금 느린 당신에게 작게 읽기를 권합니다』는 남보다 조금 느린 작가님의 인생 여정을 담은 책인데요 집필하면서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신 것이 있나요?

서문에서 말했듯이 한가지, 오직 독자분들만을 생각하며 썼습니다. 그래서 100일 만에 끝낸 초고를 무려 2년 넘게 퇴고해서 완성했습니다. 꼭지별로 적어도 50번 이상 보면서 시간 차를 두고 끝없이 고쳤습니다. 문장의 뜻이 명확한지, 한 번에 이해하기 쉬운지 뿐만 아니라 단어가 주는 뉘앙스와 결을 미세하게 생각하며 고치기를 반복했습니다. 올 초에 『파친코』 이민진 작가분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서 위안을 받았습니다. 그분도 소설을 쓸 때 단어 하나 때문에 많은 시간을 고심했다고 하더군요.

위로가 필요한 독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처럼 모두에게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알고 보면 사연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또한, 모든 일을 흘러가기 마련이고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일보다 그렇지 않은 일이 더 많습니다. 그러니 나만 힘들다는 생각은 접어두세요. 현재를 기준으로 내 인생이 끝났다고도 생각하지 마세요. 마음이 힘들고 괴로울 때 친한 사람과 스몰톡을 나눠도 좋습니다만 제 경험으로는 위로를 주는 책 속의 한 구절이 훨씬 크게 힘이 됐습니다. 지금 마음이 힘들다면 나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책을 찾으러 서점으로, 도서관으로 가보세요. 사람에게 받는 상담보다 책이 주는 위로가 훨씬 더 강력하고 따스합니다. 한 번만 경험하면 알게 될 것입니다.



*김은

책에 진심인 초등학교 18년 차 교사다. 무조건 열심히 읽는 독서가 아닌 '제대로' 읽는 독서인 완전 독서법을 첫 책인 『독서의 배신』에 소개하며 독서 전문가로 거듭났다. 남보다 10년 이상 느린 거북이로 살면서 불안과 걱정의 끝을 모른 채 방황했지만, 지금은 책 읽기로 생긴 '독서 마디' 덕분에 마음의 중심을 잡으며 하루하루 행복한 일상을 꾸려나가고 있다. 하루 5분의 '작게 읽기'를 매일 실천하며 완벽과 효율이 아닌 ’나다움‘을 지키는 완주하는 삶을 살고자 정진하고 있다.




조금 느린 당신에게 작게 읽기를 권합니다
조금 느린 당신에게 작게 읽기를 권합니다
김은 저
어나더북스(another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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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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