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인생, 어떻게 취업할 것인가!
『방황도 힘이 된다』 저자 이상복 교수 강연회 졸업 후 다양한 취업분야와 진출전략
『방황도 힘이 된다』의 출간을 기념해 이상복 교수는 지난 4월 8일, 서강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한 ‘취업 및 진로특강’을 열었다. 그는 다양한 취업분야를 공적분야, 민간분야, 전문 직종, 국제기구 4가지로 나눈 뒤 이에 대한 정보와 전망을 이야기했다.
이상복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강 날이면 늘 학생들에게 자신의 이메일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준다. 그리고 이메일이든 휴대전화든 연락을 받으면 항상 약속을 잡아 학생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대화를 나눈다. 최근 그가 출간한 책 『방황도 힘이 된다』는 이러한 작은 식사들에서 시작되었다. 학생들의 생각을 읽고, 듣고, 느끼는 이 과정을 통해 그는 인생에 대한 정답을 가르쳐줄 수는 없더라도 인생의 방황에 대해 함께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고민했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은 갈등하고 방황하면서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젊은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 자체가 그냥 인생이라는 것을 말입니다.”(『방황도 힘이 된다』, 7쪽)
공적분야, 민간분야, 전문 직종, 국제기구에 취업하려면
『방황도 힘이 된다』의 출간을 기념하며 이상복 교수는 지난 4월 8일 서강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한 ‘취업 및 진로특강’을 열었다. 그는 다양한 취업분야를 공적분야, 민간분야, 전문 직종, 국제기구 4가지로 나눈 뒤 이에 대한 정보와 전망을 이야기했다.
첫 번째 공적분야에서 그는 크게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공기업, 국책연구소에 대해 설명하고 각 직종에 맞는 전략을 소개했다. 특히 입법부와 행정부에 대해서는 국회 홈페이지 및 안전행정부 홈페이지(사이버 고시센터)를 직접 살펴보고 참고할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중요성이 부각될 관세청과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식약청(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 승격됨)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두 번째 민간분야는 크게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벤처기업으로 나눠 설명했다. 각 기업의 문화를 설명하면서, 그는 학생들이 취업한 뒤 그 기업의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대기업인지, 중견기업인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어떤 분야의 일을 할지 결정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제약이든 건설이든, 어떤 한 분야에 대해 깊이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 전문 직종에 대해서는 공인회계사, 변리사, 공인노무사, 관세사 등으로 나눠 설명했는데, 노동자의 권리가 신장되면서 노사관계를 조율하는 공인 노무사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 보았다. 앞서 공적분야에서 말한 관세청과 같은 이유로 관세사라는 직업 역시 추천했다.
마지막으로 이상복 교수는 많은 임금과 좋은 복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국제기구에 진출할 것을 추천했다. 그에 따르면 UN은 전문기구,보조기구 등을 합쳐 전체 직원이 8만 3천명이 넘는다. 그 중 한국인이 800여 명으로 전체 1.5%를 차지한다. UN회원국이 192개이고 그 중 한국의 재정기여도가 12위임을 고려할 때, 현재 한국인이 많이 진출해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국제기구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인턴십이나 봉사활동 경력이 중요함을 강조했고, 국제기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외교부 국제기구채용정보 홈페이지(//unrecruit.go.kr/)를 추천했다.
이상복 교수, 지각인생에게 손을 내밀다
강연을 끝내며 이상복 교수는 최근 책을 내면서 맺게 된 특별한 인연에 대해 소개했다.
“10년 넘게 교도소에 계신 분한테 편지가 왔어요. 신문에서 인터뷰한 걸 봤다면서, 제 책을 사서 대학교 3학년이 된 자기 딸에게 선물하려고 하는데, 제가 직접 전달해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책에 사인하고 편지도 써서 전달을 했고, 그 분께 답장도 보냈지요. 그러니까 다시 구구절절 답장이 왔어요. 딸에 대한 얘기도 하고, 자신의 사연을 하나씩 풀어 놓겠다는 말도 했어요. 자기가 제 동생이면 좋겠대요. 그래서 동생 하라고 했죠, 그렇게 인생사는 거니까. 이렇게 사는 겁니다. 편지가 또 왔고 제가 이어서 답장을 보냈고, 또 편지가 오고 다시 답장을 보내고. 이렇게 됐어요. 이것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르지 않습니까. 여러분도 이메일 주시면 답장은 물론이고 밥도 사드릴 수 있습니다.”
이상복 교수가 이처럼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아마도 그 스스로가 고민하고 갈등하며 치열하게 삶을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스물아홉에 대학교를 졸업한 뒤 서른여섯 나이에 사법고시를 통과했다. 고시공부를 시작한 지 8년째 되던 해에는 3개월 치 생활비를 친구와 후배들에게 빌리면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하는 생각까지 했다. 합격 후에도 ‘나이 먹어 합격한 놈은 무능한 것 아니냐’는 묘한 분위기 속에서 열두 살 어린 띠동갑 동기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그는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불안하고 초조한 또 다른 ‘지각 인생’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늦음의 미학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인생에는 이른 출발이나 늦은 출발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인생에 지각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늦었다고 위축될 필요도 없습니다. 제게 주어진 인생길을 가면 그뿐입니다.” (『방황도 힘이 된다』, 1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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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법학대학원 이상복 교수가 ‘지각’인생들과 나눈 속 깊은 이야기 그들은 메일로, 문자로, 전화로 물었다. “저는 왜 이렇게 휘청거리며 사는 걸까요?” 이제 내 이야기를 들려줄 차례였다. 단 한 번도 지각인생에서 벗어난 적이 없는 내 삶을. 꿈을 가져본 적도,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