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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문재인 조국 표창원, 삼국지의 어떤 인물?

『삼국지 인물전』 펴낸 한문학자 김재욱 촌철살인의 풍자와 인물 비평으로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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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페이스북을 뜨겁게 달군 문제작(?)이 책으로 출간됐다. 한문학자 김재욱이 대한민국 정치인, 전 현직 대학교수, 언론인, 공직자 등 32명을 삼국지 인물로 비평한 『삼국지 인물전』. 책에 등장하는 표창원, 조국, 이외수 등은 자신의 인물평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좀체 안녕하지 못한 한국 사회를 지켜보던 저자 김재욱은 문득, 휴대폰을 꺼내 마구잡이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평소 삼국지 게임을 좋아해서 언젠간 써보고 싶던 글. 다만 페이스북 친구들이 보는 글이니, 적어도 말이 되게 쓰려고 노력했다.

“안철수는 원소다. 원소는 머리가 좋고, 주변에 괜찮은 모사꾼도 많았다. 하지만 결정적일 때 머뭇거리거나 냉정한 판단을 하지 못해서 망했다. 안철수는 여전히 인기가 있는 편이지만, 어정쩡하게 있다가 여러 사람 속만 태우고 대업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조국 교수는 상산 조자룡이다. 조자룡은 전투력도 강하고 머리가 좋다. 아직 자신을 써줄 유비만 한 인물이 나타나지 않아서 연구실에 앉아서 공부를 하거나 가끔씩 트위터를 하지만, 물을 만나면 생각보다 강한 힘을 발휘할 사람이다. 조용히 공부만 하는 사람 같지만, 싸우는 버릇이 들면 본색이 드러날 것으로 본다.”

 

 

저자김재욱

『삼국지 인물전』 저자 김재욱

김한길, 안철수, 문재인, 조국, 표창원 교수 등으로 시작한 삼국지 인물평은 페이스북을 통해 순식간에 공유되었고, 김재욱 저자에게는 연일 친구 신청이 쏟아졌다. 저자가 답답해서 쓰게 된 글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준 것이었다. 연재가 10회가 될 즈음, 김재욱 저자는 조국 교수로부터 “왼편에 원 인물, 오른편에는 현대 한국 인물로 배치해 책을 내면 어떨까요?”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조국 교수는 출판사 연결까지 소개해줬다. 그렇게 탄생하게 된 『삼국지 인물전』. 김재욱 저자는 『삼국지』 인물의 특징과 유명한 이야기를 정리하고, 거기에 현대 인물을 맞춰가는 방식으로 서른두 편의 글을 완성했다.


자칭 전업 글쟁이 김재욱 저자는 현재 고려대 한문학과 강사로, ‘맹자’를 주제로 한 원고를 집필하고 있다. 또한
『삼국지 인물전』에 아쉽게도 빠진 인물들을 보태 후속작을 출간할 계획도 있다.



대한민국 정치권, 조조 같은 인물 필요

 

『삼국지 인물전』을 펴내기 전에, 페이스북에 ‘즉흥적 인물평’을 올려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인물평을 올리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었습니다. 친구 신청이 폭주하고 댓글 반응도 좋았습니다. 아마 삼국지 인물이 가진 독특한 개성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좋은 질문에 어리석은 답을 드려서 죄송한데요. 특별한 계기는 없고요. 저는 힘없는 개인일 뿐이지만, 어떻게든 현재 우리나라의 시국상황에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사람을 평가하는 데는 주관적인 시각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인물평을 하려고 노력하셨을 것 같습니다.


최대한 저와 독자 간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등장인물의 이력과 실제로 남긴 말을 우선 보여드리고 저의 해석을 더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 ‘해석’이 저의 평가가 될 것인데요. 이 때 ‘해석’의 기준은 ‘정의’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문재인, 김한길, 박원순, 안철수 등 32명의 인물평이 책 속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32명을 선택한 기준은 무엇입니까?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을 쓰는 것이니까 등장인물은 정치인이 많고요.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정치적’인 활동을 하는 인물, 또는 정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인물을 뽑았습니다. 야권 인사들에게 제 생각을 전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으므로 야권 인물을 주로 등장시켰고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대중에게 자주 거론되는 인물을 중심으로 선택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주인공은 누구인가요?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였습니다. 32편의 글 모두 많은 분들이 공유하셨는데요. 대부분 두 자릿수에 그치거나 많아도 100여 건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김어준 총수 편은 200건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자님이 가장 좋아하는 『삼국지』 속 인물은 무엇입니까?

유비의 휘하에 잠깐 머물다가 조조에게 가 버린 ‘서서’를 가장 좋아합니다. 잠깐 동안 등장하지만, 사실 상 유비의 첫 번째 참모잖아요. 조조의 장수 조인의 ‘팔문금쇄진’을 깼고, 소수의 병력으로 여유 있게 대군을 상대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유비에게 오기 전 협객 노릇을 했던 점에도 끌리고요. 제갈량을 추천하고 유비를 떠나는 장면에선 감동을 느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가지고 있어야 할, 『삼국지』 인물의 덕목을 말한다면.

조조는 인재를 등용할 때 출신을 따지지 않았다고 하죠. 능력 위주로 인재를 선발했고, 부하가 실수를 해도 용서해 주었습니다. 유비는 아시다시피 인정 많고,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었죠. 손권은 ‘지키기’에 일가견이 있었고요. 이것이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 정치권에는 어떤 인물(의 소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나요?

여야를 막론하고 조조의 장점을 지닌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문제 중 하나가 특정 계층이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것일 텐데요. 신분의 높낮이와 빈부의 차이에 상관없이 ‘능력’ 위주로 인재를 쓰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봅니다. 이래서 제 책에는 ‘조조’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삼국지-인물전-캐리커쳐

『삼국지 인물전』캐리커쳐 (왼쪽부터 문재인,안철수,조국)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인간형은 어떤 성격의 소유자입니까?

호불호가 분명한 사람, 기품 있게 할 말은 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스스로의 인물평을 자평해 보신다면?

가장 대답하기 어렵고, 곤란한 질문이네요. 아무래도 글쓰기와 공부를 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글을 쓸 땐 정말 예민해 지고요. 남들이 다 옳다고 해도 자꾸 다른 생각을 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의 말만 듣고, 싫어하는 사람이 하는 말은 그 말이 옳아도 듣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요.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지만, 대중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쩌다 보니 자기소개가 되어버렸는데요. 가장 가까이 있는 아내는 저한테 ‘나니까 당신이랑 산다’고 해요.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웃음).

책 마지막에 페이스북 친구들의 댓글 모음이 실려 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댓글, 가장 의외의 반응이었던 댓글은 무엇이었나요?

“메시아는 없습니다. 다만 시민이 만들어 내는 리더가 있을 뿐이지요. 리더의 선의에 대한 기대는 실망만 있을 뿐입니다.”고 한 남홍일 님의 댓글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가장 의외의 반응이었던 댓글은 책에는 쓰지 않았는데, 안철수 편 아래에 달린 댓글에 조금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저는 안철수 편을 쓰면서 문재인이나 이른바 ‘친노’와의 라이벌 구도는 전혀 생각지 않았는데 ‘문재인한테 오히려 문제가 많은데 왜 안철수를 비판하느냐’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더군요. 물론 그 분과 오해는 풀었습니다.

저자님께서는 그동안 『맹자 제멋대로 읽기』, 『자녀교육을 위한 고전 강의』, 『한문학 강의노트』 등고전, 한문학 강의에 대한 책을 주로 펴내셨는데, 『삼국지 인물전』은 색다른 책입니다. 이 책은 저자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삼국지 인물전』은 여섯 번째 책입니다. 한 권을 제외하면 모두 제 나름 ‘대중적’이라 생각하고 썼던 것인데요. 모두 주목 받지 못했습니다. 이 책을 쓰면서 ‘과연 대중적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나는 정말 대중적인 글쓰기를 했는가?’’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습니다. 『삼국지 인물전』이 얼마큼의 호응을 이끌어 낼지는 알 수 없지만, 대중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저의 전공분야를 갖고 글을 쓸 때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해준 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작가 김재욱이 알려지는 계기가 된 책이기도 하겠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한문을 잘 모릅니다. 우선 배우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한문학자로서, 한문을 아는 것이 이로운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 질문을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우리는 한글로 글을 쓰고 의사소통을 합니다. 그러나 한글이 생기기 전에는 모든 걸 한문으로 기록했습니다. 주옥 같은 문학작품들은 ‘한문’으로 지어졌습니다. 사대부들이 한문으로 글을 지었다고 해서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건 아니잖아요. 그 안에는 현재 우리에게 있는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걸 우리만 모르고 있습니다. 한문 독해력을 길러서 모든 걸 다 알 필요는 없지만 되도록 알아두면 좋겠고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의 문학, 사학, 철학을 공부할 때 한문을 모르면 깊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저자님의 주요한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후속작의 틀과 서술 패턴을 짜는 데 온 마음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독자들께 선을 보인 『삼국지 인물전』의 반응 여부도 궁금하고요.



어떤 독자들이 『삼국지 인물전』을 읽으면 좋을까요?

생각보다 삼국지를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람 이름과 지명이 많기 때문인데요. 이 책은 삼국지를 모르는 분들도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미 페이스북에서 이건 증명이 되었습니다. 『삼국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읽으셔도 좋겠습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볼 수 있을 것이니까요. 정치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서술된 글을 읽고 싶어 하시는 분.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염려하시는 분. 무엇보다 정의를 추구하는 분들이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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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인물전 김재욱 저 | 휴먼큐브
작금의 대한민국 정치현실에 답답함을 느낀 저자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 삼국지 주요 인물과 대한민국 주요 인물을 매치한 글이었다. 삼국지 인물의 특징과 우리 현대 인물의 개성을 절묘하게 매칭 시키고 덧붙여 촌철살인으로 써내려간 인물평에 대중들은 환호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글을 공유하고 댓글을 달았다. 급기야 글에서 언급된 이외수, 조국, 표창원 및 정치인들의 뜨거운 관심까지 이끌어냈다.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한민국의 정치지도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책, 우리에게 친근한 삼국지 인물들과 절묘하게 비교하여 이해가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책, 바로 『삼국지 인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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