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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관계스트레스 어떻게 풀면 좋을까?

『나는 아직도 사람이 어렵다』 강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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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6일, 서울 종로 부근의 한 모임공간에서 ‘관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당신을 위한 통쾌한 심리워크숍’에서였다


“지난 2010년 삼성그룹 계열사의 부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그룹 회장이 그룹사 임원을 상대로 상담 프로그램을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아들이 그 실무를 맡았는데, 진행이 안 되고 있다가 이듬해 1월 그룹에서 갑자기 연락 와서 임원들을 상대로 상담을 시작했다. 그 상담을 하면서 내가 스트레스 받아서 죽는 줄 알았다(웃음). 이후 삼성서울병원 직원을 대상으로 상담을 했고, 일반인 스트레스클리닉을 진행했다. 그런데 이걸 하면서 내가 스트레스를 참 많이 받았다(웃음).”

 

『나는 아직도 사람이 어렵다』의 강인호 공저자는 정신과 의사다. 그 역시 직장인으로서, 위계와 서열에 의한 직장 내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른바 ‘관계 스트레스’. 스트레스를 치료하는 의사지만, 자신이라고 그것을 비껴가지 않음을 독자들에게 실토했다. 지난 11월 6일, 서울 종로 부근의 한 모임공간에서 ‘관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당신을 위한 통쾌한 심리워크숍’에서였다. 이날 강은호 저자는 독자들과 만나 △스트레스/ 관계 문제/ 갈등의 특성 이해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접근방법 적용 △스트레스 증상 이해 △해결 방법 등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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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어떻게 맺을 것인

 

저자는 프로이트의 ‘이상화전이(idealizing transference)’라는 말부터 꺼냈다. 이상화전이는 인간의 내면에는 이상화한 부모상이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이를 투사해 그것을 추종하는 증상을 가리킨다. 이상화전이가 형성되면 그 사람의 기대치에 맞추려고 노력하게 된다. 저자는 기대치가 높아지면 욕심이 생기고, 이에 부응하려다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과도한 스트레스가 생길 수 있다. 대개의 스트레스는 운동, 독서, 좋은 생각 등을 통해 풀릴 수 있으나, 이른바 ‘뚜껑이 열린 사람’에겐 그런 방법들이 통하지 않는다. 그 스트레스는 공황장애, 우울증, 불면증 등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삶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으나 과도하면 역시 문제가 생긴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직면하는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없다고 느낄 때, 다른 하나는 상황을 예측할 수 없을 때. 사람은 모르면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모아 그 간극을 채우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발발한다. 결국 문제는 관계다.

 

“핵심은 관계다. 나와의 관계(스스로를 어떻게 보느냐), 주위의 관계, 직간접적으로 간여된 관계 등을 잘 풀어야 한다. 과거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카피가 있었는데, 이러면 얼마나 좋겠나. 쉽지 않다. ‘No’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 필요한데, 우리나라 조직 사회에선 쉽지 않다. 굉장히 어렵다. 성격적으로 노라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긍정적인 마인드? 요 몇 년 유행을 했는데, 역시 어렵다. 일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진다. 업무 때문에 힘들 때도 관계에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공격적인 사람에게 숨어 있는 두려움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저자는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사람은 관계의 큰 틀에서 다른 점과 공통점 때문에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 우선 사람은 똑같은 것을 보여줘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데 다를 수 있다. 저자는 각자 뇌 회로가 다르기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대화를 통해 각자 받아들인 것이 어떤 지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르는 것을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로 채우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이게 가장 큰 부분인데, 대화나 술자리 등을 통해 오해가 풀릴 수 있다. 상대적으로 원인으로 보면 정도가 약하다.”

 

다음으로 공통점. 모든 사람은 욕구, 불안, 분노를 갖고 있다. 누구든 어느 정도의 사회적 위치에 오르면 인정과 자존감 유지에 대한 욕구가 생긴다. 사람은 대개 인정이나 자존감에 문제가 생기거나 무시를 당할까봐 두려워하는데, 그러다가 상처를 받으면 공격성을 드러내기도 한다는 것.

 

“안에는 파란불이 켜졌는데, 얘기할수록 바깥에는 빨간불이 켜진다. 소통은 참 어렵다. 불안한 만큼 공격성을 드러내는데, 이게 커지면 편집증세가 나타난다. 모든 인간과 동물은 두려울수록 공격적으로 변한다. 반대로 까칠하거나 공격적인 사람들은 대개 여리거나 열등감이 있다. 모든 인간은 무시당할까봐 두려울 때 가장 스트레스를 받고 공격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인간의 겉과 속은 일정정도 반대다.”

 

공격적인 이면에는 반드시 불안 내지 두려움이 있다. 공격적이면 공격적일수록 그 내면은 불안하고 두려운 것이다.(중략) 포효하는 사자를 보면서 그 이면에는 불안한 고양이, 인정 욕구와 자존감 유지 욕구 때문에 두려움에 떠는 고양이가 사정없이 울고 있음을 늘 기억하자.”  -『나는 아직도 사람이 어렵다』 p. 76

 

 

저자는 별 것 아닌 것으로 편집증적인 공격성을 보이는 사람을 만나면 그 내면에는 불안과 두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아래에는 열등감도 있을 수 있다. 그는 이것을 사자 같은 사람에게는 그 안에 순한 고양이가 있다고 표현했다. 이것을 공저자인 김종철 저자와 함께 ‘Ks사이클’이라는 이름으로 가설을 만들었다. 이것은 갈등의 공식으로 갈등이 악순환하는 이유를 그림을 선보였다.

 

이 도식은 투쟁-도피 반응의 맞물림에 대한 것이다. 경우나 관계에 따라 투쟁-투쟁, 도피-투쟁, 도피-도피 반응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따라서 총 네 종류의 악순환 사이클이 가능한 셈이다.  -『나는 아직도 사람이 어렵다』 p.84

 

“고양이와 사자에 관한 숨겨진 진실이다(웃음). 불안할 때 사람은 죽기 살기로 싸우거나 도망간다(Fight vs. Flight 투쟁이냐 도피냐). 직장에서 상사를 갑이라고 치자. 우연한 계기로 자극을 받았을 때 속은 울고 있는 고양이나 겉으로 사자의 반응을 보인다. 을인 부하직원은 자극을 받고 회피 반응을 보인다. 그러면 상사는 다시 자극을 받고 갈등이 지속적으로 사이클을 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1인칭의 관점보다 3인칭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내 문제와 네 문제를 구분할 것

 

저자는 사자 같은 사람을 만났을 때 피하거나 도망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까칠한 사람을 힘으로 누르려고 해서도 안 되며, 먼저 파란신호등을 보여야줘야 갈등을 풀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것이 잘 안 되는 이유는 스스로도 두렵기 때문이라는 것. 상대방 안에 있는 고양이뿐 아니라 내 안에도 고양이가 있다. ‘회피-회피’로 가면 관계를 회복하기가 어려우므로 ‘회피-회피’ 전에 손을 쓰는 것이 관계를 좋게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이다.

 

“내 문제와 네 문제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다른 사람의 문제를 전적으로 이해할 수는 없다. 간극이 생겼을 때 예측할 수 없고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스트레스를 준다. 힘의 균형에서 차이가 많이 날수록 스스로를 탓하게 되거나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가 생긴다. 자기 탓을 하면 괴롭긴 하나, 간극이 없어진다. 특히 힘의 균형의 차이가 클수록 더욱 그렇다. 사람이 스트레스 상황에 닥치면, 무기력, 우울, 몸 처짐, 짜증, 화, 성격 변화, 소화기능 저하 등 온갖 증상이 다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저자는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 내가 나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 나는 나에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해라


- 스스로에게 용서와 위로를 해라


- 내 안의 고양이, 당신 안의 고양이 : 내가 똥덩어리라는 욕을 받는 것과 내가 똥덩어리인 것은 다르다. 비판 받는다고 해서, 기분은 나빠도, 나 스스로 나가떨어지진 마라


- 내적 대화, 내적 시뮬레이션 vs. 실제 현실 : 3인칭의 세상으로 가서 지금-여기의 핵심만 심플하게 생각하는 연습을 통해 내 문제와 네 문제를 구분할 것(나-너의 경계 짓기 연습)


- 생각과 감정의 변비/숙변 제거하기 : 관계의 문제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것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다음에 다른 생각으로 앞선 생각을 밀어낸다

 

 

저자는 또 이런 마음의 조율을 위해 몇 가지를 병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가장 먼저 운동을 할 것. 이는 예방 주사와 같은 것으로 다만 몸이 완전히 지쳤을 때는 피하라고 권했다. 또 우울할 때는 술, 담배, 커피를 피하되 취미나 음악 등을 통해 마음을 이완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화나 수다도 중요하며, 심해질 경우 상담이나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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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사람이 어렵다강은호,김종철 공저 | 문학동네
상대가 왜 그런 발언과 행동을 하는지 그 원인을 파악한다고 해도 관계상의 문제나 갈등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정신과전문의가 만난, 관계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서 나만 그런 문제로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너의 문제’와 ‘나의 문제’를 구분함으로써 관계상 혼란과 오해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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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이준수

커피로 세상을 사유하는,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를 내리는 남자.

마을 공동체 꽃을 피우기 위한 이야기도 짓고 있다.

나는 아직도 사람이 어렵다

<강은호>,<김종철> 공저14,060원(5% + 2%)

지친 삶 속에서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것들을 좀더 분명히 ‘알게’ 해주고, 알고 있었던 것을 ‘행동’에 옮길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다양한 상담 사례와 MBTI, TCI와 같은 성격 분류법 등을 통해 우리가 모두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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