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부터 한의사들과 함께 『동의보감』을 공부한 허영만 화백이 『허허 동의보감』을 출간했다. 총 20권으로 기획된 『허허 동의보감』은 독자 눈높이에 맞춘 건강 실용서. 허영만은 “작품을 준비하며 건강을 더욱 신경 쓰게 됐다. 앞으로 5년간 건강하게 집필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의보감』을 공부하고 1년쯤 지났을 까요. 내가 과연 독자 눈높이에 맞는 작품을 만들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어요. 그런데 한 지인이 그러더라고요. ‘당신이 독자라고 생각하고 평상시 궁금했던 것을 만화가의 눈으로 그려보라고’. 그 때부터 길이 보였어요. 건강을 위해 『허허 동의보감』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동의보감』은 너무나 익숙해서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고 있지만 ‘건강을 지키는 지혜서이자 안 아프고 오래 사는 비결’을 적어 놓은 실용적인 책이에요. 허준 선생님이 ‘돈과 명예를 내려놓더라도 건강에 욕심을 부려라’고 했다지요. 2년을 공부해보니 조금씩 건강이 보여요.”
40년간 수많은 작품을 쏟아낸 만큼 어깨 통증도 심해진 허영만 화백.만화 『식객』을 연재하던 중, 그는 고질적인 어깨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 한의원을 찾았다. 한의사는 스트레스로 기가 통하지 않아 생긴 병이라고 말했다. 침 몇 방에 잠깐 눈을 붙이자, 한결 가벼워진 어깨. 그 후 허영만은 건강과 한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고 『동의보감』을 만화로 그리기로 결심했다. 그는 2011년 10월부터 매주 수요일, 박석준 오수석 황인태 한의사와 함께 『동의보감』을 공부했다.
『허허 동의보감』 1권 ‘죽을래 살래?’ 편은 허준이 집필한 『동의보감』의 탄생 과정부터 편찬 목적,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시작으로 장수와 단명의 차이, 여름 최고의 보양식, 생활 습관 양생법 등을 이해하기 쉬운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많이 먹고 운동 많이 한 사람보다, 적게 먹고 운동 적게 하는 사람이 오래 산다’ ‘물은 갈증 나기 전에 마시되 많이 마시지 마라’ ‘겨울에 여행하거나 운동을 삼가라’ 등 자연의 이치에 맞는 생활습관을 소개한다. 근본을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 1권의 결론이다. 양의학에서는 눈이 아프면 눈 자체를 치료하지만 『동의보감』에서는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간을 다스려 원인을 없애라고 한다.
“그림을 그리려고 공부를 하다 보니, 내 건강에도 신경을 더 쓰게 되더라고요. 참 유익해요. 보통 돼지고기를 상추에 싸먹잖아요. 그런데 두 식품 다 찬 성질이 있어서 소화가 잘 안 된대요. 그래서 요즘엔 깻잎에 싸먹고 있어요(웃음). 산에서 자라는 풀 중에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은 없다고 합니다. 때에 따라 약도 되고 독도 된다는 거죠."
치료보다는 예방이 낫다고 합니다
『허허 동의보감』 그림은 허영만의 전작에 비해 간결하게 묘사하고,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 재미만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0일, 『허허 동의보감』 출판기념회에서 허영만은 “나이가 들면 함축적인 그림으로 바뀌어간다. 김기창, 고우영 화백도 그렇지 않았나. 발전했다고 할 수도, 힘이 떨어졌다고 할 수도 있다”며 “『허허 동의보감』 그림은 체력이 덜 소모되기 때문에 장기간 작업이 가능할 거라 봤다. 밥 숟가락을 들 힘만 있으면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허영만은 “과거에 정밀한 데생에 힘을 쏟았다면 이제는 재밌게 표현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약식으로 그리면 그리기도 쉽고 보기도 재밌다”라고 밝혔다.
『허허 동의보감』의 ‘허허’에는 3가지 의미가 있다. 양천 허씨 20대손 허준(龜巖)과 31대손 허영만, 두 사람의 작품을 표시하는 동시에 호방하게 웃는 의성어로 긍정의 에너지를 나타내고, 도가에서 신선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뜻하는 ‘허허로움’에서 따온 ‘허허’ 동의보감이다. 허영만은 “『동의보감』 발간 400년을 맞아서 한 집안 사람이 만화로 옮겼으니 이보다 더 의미 있을 수가 있겠냐”며 “젊은 작가들은 실패하면 다시 일어설 시간이 있지만, 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공부하고 그릴 수밖에 없었다. 내겐 더 이상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의보감』을 보면 몸을 함부로 굴리지 않아야 한다. 치료보다는 예방이 낫다고 말하고 있어요. 다만 제게 술을 자제하는 건 어려운 일이긴 하죠(웃음). 앞으로 차기작으로는 실버세대를 소재로 한 작품을 계획 중이에요. 사실 실버세대는 만화를 보는 독자층이 아니라서 망할 수도 있겠지만 노인 이야기도 충분히 재밌게 그릴 수 있다는 걸 작품으로 선보이고 싶어요. 그들에게도 사랑과 일, 도전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죠.”
『허허 동의보감』은 지난 4월부터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에서도 연재 중에 있다. 웹툰 유료화를 선언하고 연재를 시작했지만 독자가 생각보다 적어 9월 중순까지는 무료로 진행하고, 이후부터는 유료로 전환될 계획이다.
허허 동의보감 1: 죽을래 살래?허영만 저/박석준,오수석,황인태 감수 | 시루
허영만 화백의 손끝에서 만화로 새롭게 태어난 『동의보감』. 1613년 허준이 쓴 『동의보감』은 18세기 동아시아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2009년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하며 시공간을 초월해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탄생 400년을 맞이하여 전문 의학서의 베일을 벗고 만화로서 우리 앞에 다시 선다. 허영만 화백은 동의보감을 단순히 글에서 그림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내용도 현재의 관점에서 재조명했다. 그리고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데 누구라도 쉽게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실용적이고 재미있게 집필했다.
1974년 《집을 찾아서》로 한국일보 신인만화공모전에 당선되며 데뷔했다. 《각시탈》《무당거미》《오! 한강》《벽》《아스팔트 사나이》《비트》《미스터Q》《날아라 슈퍼보드》《사랑해》《타짜》《부자 사전》《꼴》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한국 만화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2004년 부천국제만화대상 및 대한민국만화대상, 2007년 제7회 고바우만화가상, 2008년 대한민국 국회대상을 수상하였으며,..
21세기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한 『동의보감』
후손 허영만에 의해 전문 의학서의 베일을 벗고 만화로 재탄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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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둘 젊은 호스피스 간호사의 에세이. 환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겪고 느낀 경험을 전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 나눈 이야기는 지금 이순간 우리가 간직하고 살아야 할 마음은 무엇일지 되묻게 한다. 기꺼이 놓아주는 것의 의미, 사랑을 통해 생의 마지막을 돕는 진정한 치유의 기록을 담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