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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스페셜] 김미화 “우석훈 삭발 때 눈물 흘린 이유는…” – 김미화가 본 우석훈

“나는 소수파 중의 소수파, 3퍼센트 목소리에 속하는 경제학자 <88만원세대> 절판, 경제학자로서 뭐라도 해야겠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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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박사는 혁명과 고양이 담론 사이에 있다. 삶의 구체성, 구호의 구체성을 띈 이 경제학자는 비장하지 않고 명랑하게, 차 마시면서 혁명을 논하는 장을 구현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가리지 않고 애쓰고 있다. 그를 두고 비판도 많고 응원도 많다. 하지만 그가 꿈꾸는 세상이 당신이 살고 싶은 세상과 닮아있다면, 그를 좀 더 지지해줬으면 좋겠다.

[집중탐구] - 겉과 속이 같은 따뜻한 경제학자 우석훈

 

[스페셜]
우석훈을 탐구하다 -
김미화가 본 우석훈
[기획기사]
우석훈 박사의 도서들
[인터뷰]
“명박시대 남은 1년,
명랑하게 버티는 법?”





“경제학자로서 뭐라도 해야겠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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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석훈 박사와 관련된 뉴스가 두 가지 있었다. 13만 독자들에게 우석훈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88만 원 세대』 책을 절판하겠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려 인터넷이 떠들썩했다. 지난 3월 6일에는 한미 FTA 발효에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하기도 했다. “FTA 앞에 선 경제학자로서 뭐라도 해야겠어서”가 그 이유다. 경제학자 중에서는 그래도 좀 유명하니까 뉴스거리가 되라고 떠밀려 했다지만, 어쨌거나 우석훈 박사는 그렇게 하기로 선택했다.

“경제학자로서… 이보다 더 중요한 일, 내 일정에는 없다. 삭발은, 그런 결심의 시작이었고, 그다음에 할 수 있는 건, 어쩌면 지금의 사회적인 내 모습을 만든 88만원 세대를 절판시키는 것… 더 좋은 방안이? 당신은 있으신가?”(우석훈 박사 블로그 글 중 //retired.tistory.com/1556)

『88만 원 세대』의 절판 역시 “청춘들아, 정신 좀 차리라”고 메시지를 던졌지만, 꼰대의 좌절이나 책에 대한 스스로의 과대평가라고 여겨지기보다는, 한 명의 경제학자로서 나름의 짱돌을 던지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올 한해, “전두환 때보다 더 힘든 ‘명박정부’” 앞에 서 있는 경제학자로서 그 1인분의 역할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보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껏 그의 선택과 걸어온 길을 보면 말이다.


“더 낮은 곳으로, 더 낯선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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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박사는 파리 10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기업 경험을 해보고 싶어” 3년 간 현대그룹에서 과장으로 근무했고, 1999년에는 에너지 관리공단의 팀장을 맡았다. 밀레니엄이 시작된 2000년을 가장 끔찍한 해라고 회고하는데,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정책분과에서 크고 작은 협상을 담당하고 있던 때였다. 정책분과 의장으로 승진해, 회의를 주재하는 역할까지 맡았으나 공직 생활은 거기까지였다.


“나는 정치적으로 잘못(?) 선택해 오랫동안 한국에서 실패한 대표적인 경제학자로 거론되었다. (…) 철학적으로 좌파를 선택한 대가가 어떠한지, 줄 서서 공부하는 학계의 전통을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 주는 본보기가 되었다. 결국 마흔이 넘어서도 교수가 되는 데 실패하면서는 ‘C급 경제학자’ 아니면 ‘뽀로꾸’ ‘날탕’ ‘구라꾼’ 따위 별명들이 따라붙었다.

80년대에 경제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는데, 케인즈 시대에도 케인시안이 아니었고, 신자유주의 시대에도 신자유주의자가 아닌 사람으로 살았다. 동료들은 이런 나에게 실패한 인생이라는 딱지를 단단히 붙여 놓았다.(…) 실패하지 않은 하루를 살기 위해서 이 신자유주의 시대에 “시장이 다는 아니다.”라고 외치며 산다. 대안 경제와 연대의 경제에 대해 연구하면서 그야말로 바늘 하나 꽂을 만한 공간을 확보해 가고 있는 중이다.(『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p.58)”



보통 경제학 박사의 A급 코스를 유학-공직 생활-교수직이라고 하는데, 이에 따르면 우석훈 박사는 착실하게 A급 코스를 밟은 셈이다. 하지만 가장 높은 자리였을 공직 생활을 ‘가장 우울했던 시절’로 기억하는 그는, 고생 끝에 ‘낙’이라고 할 수 있는 안정된 교수직에 다다라 A급 코스에서 이탈했다. 그가 말한 대로 정치적으로 잘못(!) 선택한 대가였을 수도 있고, 굽히지 않는 성격 탓일 수도 있다. 그는 자리에서 내려와 현장에 뛰어들었다. “선택이다. 나는 더 낮은 곳으로, 그리고 더 낯선 곳으로(『1인분 인생』, p.27)” 그는 주류의 삶을 버리고, 시민과 같은 눈높이에서 말 걸고, 생각하고, 소통하는 경제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소수파 중의 소수파, 3퍼센트 목소리에 속하는 경제학자”라고 말한다. 원칙론자로서, 자기가 언제 즐겁고 행복한지 아는 개인으로, 3퍼센트 입지를 두려워하지 않는 우석훈 박사는 좌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옳지 못한 일에는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토건 문제가 그러하다. 그는 “토건 문제는 좌파나 우파, 진보나 보수의 구분으로 토건과 반토건을 나눌 수 없다”고 말한다. 토건에서만큼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역시 비판할 지점이 있다는 것이다. 여러 책에 걸쳐 눈치챌 수 있지만, 그는 민주당도 새누리당 편도 아니다. 그는 잘된 정책은 지지하고, 잘못된 경제정책은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그가 3퍼센트 입지에 놓여있는 까닭이다.


『88만 원 세대』, 20대가 처한 경제적 운명을 밝히다

우석훈 박사는 왕성한 다작가다. 검색창에 우석훈 저자 이름을 쳐보면, 관련된 책이 세 페이지에 걸쳐 딸려 나온다. 2007년 8월 『88만 원 세대』로 시작한 12권짜리 경제대장정은 아홉 권의 책이 나왔고, 그 밖에도 『아픈 아이들의 세대』 『음식국부론』 『도마 위에 오른 밥상』 『나와 너의 사회과학』 최근 출간된 에세이집 『1인분 인생』까지 매년 가열차게 글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진이 어떻게 짜이고, 앞으로 어떻게 짜여질 수 있는지 제시하는데 능하다. ‘경제대안시리즈’는 20대, 기업/정부 조직, 농촌, 모피아, 토건세력 등 그가 관심을 두고 있는 일련의 장을 분석하고, 새로운 판을 꾸리는 대안을 모색하는 저작들이다.

우석훈 박사는 한국경제대안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20대 청년들을 주목했다. 이제는 우석훈 박사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책이 된 『88만 원 세대』는 20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단순히 개인의 자기계발 부재가 아니라, 세대 간 불균형이 가져온 사회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밝힌다. 경쟁의 러닝머신 위에 태어나, 일찌감치 승자독식 구조를 받아들인 20대들이 처한 경제적 운명을 까발리고, 이 운명에 그저 순응할 것인지, 바리케이드와 짱돌을 들고 맞서 싸울 것인지 질문한다.

『88만 원 세대』 출간 직후, 책의 제목은 20대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이 책은 20대의 문제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들여다본 현상이라는 측면과 부정적인 연상으로 20대를 하향 평준화했다는 양날의 평을 들었다. 우석훈 박사는 “현실이 바뀐 건 아니지만, 20대들의 문제 인식은 더 명확해진 것 같아요. 청년들이 주체로 나서려는 흐름은 분명히 생겼고요, 폭발을 한번 할 건데, 과연 언제가 될까 지켜보는 거죠.”라고 말했다.


청춘에게 혁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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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석훈 박사가 여기에서 이야기를 멈췄다면, 여전히 88만 원 세대로만 그가 회자된다면, 우리도 더는 그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후에도 끊임없이 20대의 삶에 관심을 두고 깊이 관여했다. 『88만 원 세대』 열풍에 대한 대답이자 후속편으로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를 내놓는다. 2008년 조한혜정 교수와 진행한 <문화기술지> 과목의 수업과 성공회대에서 진행한 <환경과 사회>라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써진 이 책은 88만 원 세대에게 혁명을 권하는 책이다.

구조 앞에서 늘 나약한 20대. 자신을 위해서 한 번도 싸워보지 못한 20대에게 우석훈 박사는 혁명을 권한다. 다 들고 일어나 뒤집자는 메시지가 아니다. 혁명이라는 말, 혁명이라는 이미지를 꿈꿀 때 가슴에 피어오르는 설렘을 20대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혁명이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혁명은 채플린처럼 살아가고 그처럼 영원히 남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일(『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p.174)”이라고 말하는 그가 가장 혁명적으로 꼽는 사람은 패션으로 여성의 신체를 코르셋과 페티코트에서 해방한 코코 샤넬이다. 그는 20대들에게 혼자만의 방에서 벗어나 연대하면서 혁명의 진을 짜보자고 바람을 넣는다. 그는 영웅을 기다리지 말고, 여기서 즐겁게 판을 짜보자고 제안한다.


한국경제대안시리즈, 인간다운 삶을 살자

『88만 원 세대』가 비정규직의 삶을 살게 될 20대의 95퍼센트의 운명을 보여준 책이라면, 그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5퍼센트 20대가 맞게 될 운명은 무엇일까? 『조직의 재발견』은 오랫동안 군대 자체였던 한국사회의 기업조직을 발가벗기고, 20대가 맞닥뜨릴 한국사회조직을 해부한다. 저자는 결국 한국 자본주의의 위기는 조직모델의 부재라고도 꼬집는다.

『촌놈들의 제국주의』는 한국 외부의 상황을 둘러본다. 한국 자본주의를 팽창하려는 의도로 진행되고 있는 이라크 파병, FTA 등 대외팽창정책을 ‘제국주의’적 시각으로 분석해, 과연 한,중,일이 어떻게 평화 인프라를 구축해나가야 할 것인지 고민한다. 비록 평화는 비용과 효과가 눈에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는 평화의 값을 치러야 한다. 평화를 위해서 사회적 학습이 가능한 제도와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경제대안시리즈 마지막 편인 『괴물의 탄생』의 괴물은, 인간의 얼굴을 지워버린 한국경제를 이르는 말이다. 괴물의 특징을 분석하고, 괴물이 몸집을 불려 나갔을 때 과연 어떤 미래가 우리 앞에 도래할지 예측해본다. 그 대안으로 삶과 질의 생태적 효율성, 경제적 효율성을 강조하는 스위스 경제모델을 우리나라에 적용해본다.

결국, 저자의 메시지는 ‘인간다운 삶을 살자’는 것이다. 이는 지금의 한국 사회가 인간답지 않다는 저자의 진단이다. ‘공포 경제학’이라고도 불린 한국경제 대안시리즈는 우리나라의 악한 고리와 약한 고리를 아프게 꼬집으며, 지금 대한민국이 닥친 현실을 인식시키고,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생태를 무시한 토건경제가 이르는 곳은 빈곤사회

경제대장정은 생태경제학과 응용경제학으로 뻗어 나간다. 『생태요괴전』 『생태페다고지』 『디버블링』으로 이어지는 생태경제학 시리즈에서는, 자본가, 대량생산 시대의 과시적 소비자, 현대 과학기술 신화를 각각 드라큘라, 좀비, 프랑켄슈타인으로 매칭시켜 설명한다. 이 생태 요괴들과 어떻게 싸울 것인가?

중학생 이상의 독자들에게 “넓게 생각하고 좁게 살자”고 제안하는 책이 『생태요괴전』이고, 이들을 교육하게 될 부모님, 교사 독자에게 생태교육의 중요성과 방법을 제안하는 책이 『생태페다고지』다. 결국 생태를 무시한 토건경제가 이르는 곳은 어디인가? 『디버블링』에서 저자는 토건경제가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실물경제가 무너졌을 때, 거품이 무너지는(디버블링) 곳에 도래하는 것은 결국 ‘신빈곤 사회’라고 말한다.

마지막 응용경제학 네 권은 ‘문화경제학’ ‘농업경제학’ ‘과학기술의 경제학’ ‘정당과 언론의 경제학’이 될 예정이고, 그 첫 번째 책이 지난해 『문화로 먹고 살기』라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문화로 먹고 살기』에서 다뤄지는 문화는 토건을 대신해 생태적이고 인간적인 삶을 사는 방안으로 제시된다.

경제학자답게 문화계를 ‘숫자’로 따져가며,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딱 2배 많은 청년들이 문화로 먹고살 수 있을지 현장에서 일하는 500여 명의 문화산업 종사자를 취재해 완성한 책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는 비관적이다. 하지만, “누구나 악기 하나 다룰 수 있는 사회”를 그리는 저자의 꿈에 동조하고 싶어진다.



명랑, 자신이 선택한 삶에서 나오는 에너지

이 많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묻는다면, 우석훈 박사는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어떻게? 명랑하게!” 이 무시무시한 얘기를 서슴지 않는 우석훈 박사의 모토, 명랑이다. 문제는 ‘더럽게’ 심각하다. 어떻게 맞설 것인가? 심각하면 심각할수록 더 명랑해지는 수밖에 없다.

마흔을 훌쩍(!) 넘었으나 여전히 낭만과 명랑을 생활신조로 “명랑사회구현”을 꿈꾸는 우석훈 박사는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외친다. 그는 조선 시대가 버틴 힘도 명랑과 해학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힘든 상황에서는 그보다 더 힘든 사람을 보지 못한다. 명랑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힘든 사람을 살필 여유가 생겨난다”는 것처럼 그는 있는 힘껏 명랑한 판을 만들기 위해 애쓴다.

20대 못지않게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안한 나이, 마흔을 테마로 한 『1인분 인생』은 그런 그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다. 아저씨의 우울한 토로가 되지 않게 명랑한 기운으로 썼다는 에세이 글은, 쓰는 동안 본인에게도 큰 힘이 되었다고. 그의 명랑한 에너지의 비결을 엿볼 수 있는 글이기도 하다. 그의 명랑함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밀고 나아간 힘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원칙을 스스로 지켜냈을 때 내면에 세워지는 중심의 힘에서 나오는 에너지다.


“산다는 것은, 어쩌면 하루하루가 유혹과의 싸움 혹은 단절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자꾸 영광을 탐하다 보면, 정말로 명예롭지 않은 순간을 만나게 된다. 그게 세상의 이치다. 내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게 정신건강에는 더 좋을 것 같다. 혼자서 잘 먹고 잘 사는 삶을 추구하다 보면, 그때부터는 불법과 탈법의 묘한 경계를 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게 이 세상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추구한다면, 그때에는 권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변화가 중요하고, 어떤 세상을 우리 자식들에게 물려줄 것인가, 그런 생각을 더하게 된다. (『1인분 인생』, p.103)”



혁명과 고양이 사이의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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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박사가 기르는 고양이 ‘야옹구’ (출처: //retired.tistory.com)


<나는 꼽사리다>에서 ‘우띨’로 불리는 우석훈 박사를 떠올려보자. <나는 꼽사리다>에서 우석훈은 반려동물에게 부가가치세 ‘텐’을 물리는 것에 항의하고, 대학생들에게 과일을 먹여야 한다고 얘기한다. 대학생들의 등록금 문제와 농촌 문제가 부동산이나 주식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라고 말한다. 이런 마음 씀씀이.

우석훈 박사는 혁명과 고양이 담론 사이에 있다. 삶의 구체성, 구호의 구체성을 띈 이 경제학자는 비장하지 않고 명랑하게, 차 마시면서 혁명을 논하는 장을 구현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가리지 않고 애쓰고 있다. 그는 말로 문제만 비판하고, 멀리서 팔짱 끼고 논평하는 학자가 아니다. 게릴라처럼 현장에 뛰어들어 1인분의 몫을 충분히 해내는 책임감 있는 어른이다. 같이 차 마시고 건배하고 싶은 선배, 같이 이야기하고 같은 편 먹고 싶은 어른이다.

40대에 은퇴를 준비한다는 그는 『1인분 인생』에서 여러 번 은퇴를 말했다. 실제로 올해를 기점으로 대학강의를 정리했다는 그는 박사라든가 공직자의 타이틀을 떼고 자연인 우석훈의 삶으로 돌아가려고 하고 있다. 물론 그냥 돌아가지 않는다. 명박시대를 함께 살아가기로 다짐한 만큼, 임기 마지막 해에 책, 영화, 절판, 삭발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총동원해 파괴와 우울로 치닫는 명박시대에 항의할 예정이다.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그저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 최소한 자식에게 다음 세대에게 살만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우석훈 박사의 책을 권한다. 같이 잘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그는 여기서 아파하는 사람들과 함께 2012년을 살아내겠다고 말했다. 그를 두고 비판도 많고 응원도 많다. 하지만, 그가 꿈꾸는 세상- 덜 일하고 더 행복한 세상, 모두가 악기 하나쯤 연주할 수 있는 사회, 인간적인 방법으로 일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세상-이 당신이 살고 싶은 세상과 닮아있다면, 그를 좀 더 지지해줬으면 좋겠다. 명랑한 방식으로 말이다.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사람, 그런 사람들이 우리들의 지도자가 되어야 하고, 우리들의 영웅이 되어야 한다. 정말로 강한 나라는, 자기 주변에 굶는 사람이 없도록 서로서로 돌보는 나라다. 자기 골목, 아파트 같은 층, 최소한 그 안에서는 굶는 사람들이 없도록 서로를 돌볼 수 있는 나라. 아무도 굶지 않고, 아무도 정서적으로 빈곤하지 않고, 아무도 문화적으로 소외되지 않는, 그런 나라.(『1인분 인생』, p.159)”




“우석훈,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따뜻한 경제학자”


<나는 꼽사리다>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 김미화는, “우석훈 박사는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홍대 녹음실에서 <나는 꼽사리다> 녹음을 마친 후, 김미화에게 우석훈 박사에 대해 몇 가지 물었다.

질문

우석훈 선생님과 어떻게 처음 만났나요?

답변

“MBC에서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할 때, 우석훈 박사가 88만원 세대라는 책을 내서 화제였고요. 생방송으로 경제 특집을 한 적이 있었는데, 박경철씨, 우석훈, 선대인 세 명이 나와서 경제 진단을 하는 자리였어요. 젊은이들은 향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얘기를 나누면서 처음 만났었죠.”

질문

그때 우석훈 선생님 인상은 어땠나요?

답변

“띨빵했어요.(웃음) 사람이 착해 보였어요. 그래서 저는 우석훈 박사가 <나는 꼽사리다> 하면서 새롭게 보여요. 젊은이들에 대한 깊은 고민이 대단해요.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 있어요. 경제학을 하면서 학문으로만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우석훈은 본인이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경제학자예요. 젊은 친구들이 학교에서 밥을 제대로 못 먹고 다니는 문제. 과일 섭취하게 해야 하는 문제라든지 아르바이트 생들이 겪는 고통들에 대해 정말 깊게 고민해요. 안과 밖이 같은 사람이로구나. 생각하게 되죠.”

질문

우석훈 선생님이 삭발할 때 눈물 흘리는 모습이 화제가 되었는데, 왜 우셨나요?

답변

“슬프던데요. 삭발식이라는 게 실제로 보지 않으면 아무렇지도 않을텐데, 바리깡 소리가 나면서 머리가 뚝뚝 잘려 나오는 과정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 경제를 연구하는 학자가 왜 저 자리에 도대체 앉아있어야 하는가. 현실의 아픈 것들이 와 닿으면서요. 슬프더라고요. 눈물이 났어요. 모든지 겪어봐야 되는 거예요.”

질문

우석훈 선생님이 책이나 녹음 중에 여러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개인적으로 깊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답변

“실제 생각과 행동을 같이 하려는 면을 높이 삽니다. 실천력 있는 학자에요. 학자들 중에는 어떤 학문 안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되게 많거든요.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대안 제시를 해주려고 노력하고, 무엇보다 글이 재미있어요. 사람이 영리해요. 그래서 말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짧게 할 수 있느냐. 거기에 재능이 있더라고요.

고양이 얘기를 하고, 부가세 얘기를 하는 식으로 책 속에 실제적으로 겪는 생활의 이야기가 옮겨져 있잖아요. 것 같아요. 맞아, 나도 그래. 하는 식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재능이 있어요. 시사 프로그램 진행할 때도,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굉장히 저와 잘 맞는 사람이에요.”

질문

만약 우석훈 선생님께 선물을 한다면, 무슨 선물을 하고 싶나요?

답변

“고양이. 정말 좋아해요. 휴대폰에 상처 난 고양이 사진을 갖고 다녀요. 제 남편도 동물을 되게 좋아해요. 애들이 묶여 있는 것 되게 가슴 아파할 때, ‘아 이 사람 따뜻한 사람이구나’ 느꼈거든요. 우석훈 박사는 길 고양이를 주워다 기른다고 했는데, 거기에 쏟는 애정이 말할 수 없이 깊어요.”



[희망 이벤트] 우석훈 특별 강연회에 초대합니다!!


                  ▶ 일시 : 2012년 5월 3일 목요일 (저녁 7시)
                  ▶ 장소 : 서강대학교 다산관 101호
                  ▶ 초대 인원 : 150명
                  ▶ 응모 기간 : 2012년 4월 30일까지
                  ▶ 발표 : 2012년 5월 1일

우석훈 특별 강연회 참가 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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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인생 우석훈 저 | 상상너머

집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한눈팔지 않고 달려왔는데, 왜 우리는 행복해지기는커녕 점점 더 불안하고 불행해지는 걸까? 경제는 성장하는데, 왜 우리는 점점 더 가난해지는 걸까? 신자유주의가 문제일까? 정권이 교체되면 이 모든 게 해결될까? 한숨만 푹푹 나는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답하고 막막한 사람들을 위해 우석훈은 자신이 마흔 즈음에 바라본 소소한 삶의 풍경과 좌충우돌 성장통의 순간에서 발견한 깨달음을 일상탐구 에세이라는 색다른 형식으로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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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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