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놀이터

제1회 리틀 스토리킹 수상작 『엉뚱한 기자 김방구』 주봄, 한승무 작가 인터뷰

『엉뚱한 기자 김방구』 주봄, 한승무 작가 인터뷰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저학년 어린이들이 즐겁게 놀이처럼 읽을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책을 만든 두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2022.12.13)

(왼쪽부터) 주봄 글 작가, 한승무 그림 작가 

미로를 통과하고 숨은 그림을 찾으면서 읽는 특별한 저학년 동화 『엉뚱한 기자 김방구』가 출간되었다. 저학년 어린이 심사위원들이 직접 심사에 참여해 뽑은 리틀 스토리킹 1회 수상작이기도 하다. 저학년 어린이들이 즐겁게 놀이처럼 읽을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책을 만든 두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엉뚱한 기자 김방구』 책을 어떻게 구상하시게 되셨나요? 이 책을 쓴 계기가 궁금합니다. 

주봄 : 아이를 키우면서 어린이 독자들이 그림책에서 줄글 책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힘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두꺼워진 책 볼륨과 글자 수의 압박감 때문이었죠. 그러한 부담감을 줄여 줄 수 있는 계단 같은 책을 꼭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적절한 수준의 컨텐츠를 유지하면서도 엔터테이닝 요소를 곳곳에 심어 놓았죠. 무엇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뽑아 읽고 싶도록 공감을 주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목에 두꺼비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병구가 취재를 시작하는데요. 이렇게 엉뚱함과 능청스러운 과장이 이 책의 매력인 것 같아요. 주봄 작가님은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하게 되셨나요? 학교 선생님이신데요. 혹시 학교 생활에서 영감을 얻으셨을까요? 

주봄 :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많은 영감을 얻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이들과 생각을 나누다 보면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번득 떠오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처음으로 고백하건데, 병구 목에 두꺼비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사실 제 경험담이에요.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병구와 비슷한 발표 트라우마를 경험했는데, 그 후로 갑자기 발표가 두려워지더라고요. 사람들 앞에 섰을 때 목구멍이 울렁거리는 느낌이 꼭 목에 무언가가 걸린 것 같았어요. 도대체 내 목엔 뭐가 걸린 걸까 한참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죠. 생각이 많아지다 보면 나중엔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해요. 혹시 내 목에 걸린 게 두꺼비는 아닐까, 하는 괴상한 생각 같은 게 말이죠.

한승무 화가님은 김방구 원고를 처음 받아 보셨을 때 어떠셨어요? 캐릭터를 잡고 글을 그림으로 구상하실 때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쓰셨을까요? 

한승무 : 처음 원고를 받았을때 '방구라고? 김방구는 냄새랑 먼지가 폴폴 나는 아이일까. 냄새는 어떤 냄새가 날까. 방구를 많이 뀌면 속옷이 금방 닳는다는 말도 있던데 김방구는 어떤 특별한 바지를 입는 걸까.' 김방구에 대한 여러가지 상상과 아이디어가 잔뜩 떠올랐어요. 그리고 계속 방구를 생각하다 보니 뭔가 따끈하고 텁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일단 실루엣만으로도 '병구'인지 '기탄'인지 '시온'인지 알아볼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혹시 나중에 병구가 유명해진다면 독자님들이 코스튬 파티에서 어렵지 않게 병구와 병구 친구들이 될 수 있도록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옷을 입혔습니다. 그다음엔 캐릭터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 글에서 자세히 표현되지 않은 각각 인물들만의 표정이나 동작, 분위기, 등을 집중 연구해서 그려 넣었습니다.

개성 가득한 화풍과 남다른 상상력으로 이 책의 재미를 빈틈없이 살려 주셨어요. 화가님이 그리신 장면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어디인가요? 

한승무 : 제일 큰 그림들, 문방구 당면 아니 장면과 클라이막스 방구 폭발 장면을 제일 공들였고 또 마음에 들어요. 저는 큰 그림 안에서 아주 작은 부분들을 킥킥대면서 그리는 걸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독자님들이 그런 부분들을 발견해 주시면 기쁠 거에요. 만화 그리는 걸 좋아해서 만화로 그린 부분들을 그릴 때도 즐거웠고요. 작은 소컷들에서는 귀여운 대사를 쓰고 효과음을 그리는 게 재미있었어요. 꾸미기 그림들은 크게 생각 안 하고 음악 들으면서 꾸준히 그리는 재미가 있었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모든 장면이 재미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주봄 : 딱 한 장면만 뽑아야 하나요? 그건 너무 어려운데요. 그림 작가님이 그림을 너무 재미있게 그려주셔서 모든 장면이 다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마음에 쏙 들었어요. 그래도 굳이 제일 좋았던 장면을 하나 고르라면 저는 풀 페이지로 나왔던 방귀 로켓 장면을 뽑고 싶어요.

사실 방귀 로켓 장면은 작품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분이에요. 김병구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진정한 김방구가 되는 순간이니까요. 그런데 그 장면을 그림 작가님께서 너무도 생동감 있게 잘 표현해 주셨어요. 특히 솟아오르는 김방구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형식으로 그려주신 발상이 매우 인상 깊었어요.


『엉뚱한 기자 김방구』 본문 중

글과 그림의 호흡이 정말 잘 맞는데요. 두 분이 함께 작업하시면서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주봄 : 맨 처음 이 작품을 구상할 때,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이 바로 그림이었어요. 작품 전체에 엔터테이닝 요소를 반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과 함께 그림이 떠오르게 되었는데, 내 머릿속에 있는 그림을 내가 아닌 그림 작가님이 별도로 그려주셔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림을 처음 받아보고는 깜짝 놀랐어요. 내 머릿속에 있던 장면을 정말 기가 막히게 잘 표현해 주셨거든요. 사실, 그림 작가님은 호주에 계시기 때문에 작업하며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요. 메일과 원고로 코멘트만 몇 번 주고받았을 뿐이죠. 그래서 그림 작가님과의 에피소드란 '완벽한 텔레파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텔레파시의 주파수를 맞추느라 애써 주신 편집자님께도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한승무 : 출간하기 전까지 직접 만난 적은 없어요. 하지만 그림을 그리면서 생각나는 아이디어들을 메일로 전달해 드렸는데, 모두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시고 다음 수정 원고에 꼭 반영을 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도 글 작가님의 의도나 이야기 안의 분위기를 잘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고요. 에피소드라고 하면, 출간 뒤에 글 작가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제가 그린 시온이랑 너무 닮아서 깜짝 놀랐던 거랄까요. 독자님들이 이 책의 글작가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하시다면 그냥 책 속의 시온이를 떠올리시면 될 것 같아요.

한승무 작가님은 호주에서 작업을 하고 계시잖아요. 호주에서 화가로 사는 삶은 어떠세요? 호주 어린이들은 어떤 책을 좋아하나요? 

한승무 : 호주에서도 도시가 아닌 작은 시골 마을에 살고 있어요. 시골에서 흔한 직업은 아니기 때문에 이웃들은 저 집에 그림책 그리는 사람이 살고 있대 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키우고 그림을 그리고 그림 재료를 모으고 낡아서 부서져 가는 집을 고쳐가며 살고 있습니다. 호주는 땅 크기로 한국의 50배가 넘는 나라이고 지역마다 문화가 달라서 제가 아는 주변 어린이들을 호주 어린이라고 대표해서 말하기는 어려워요. 제가 사는 동네 어린이들은 태블릿이나 TV, 컴퓨터가 없는 집이 많아서 심심해지면 책을 아주 많이 읽습니다. 특히, 비가 오거나 밖에 나갈 수 없는 날이면 더요. 새로 나온 책은 더 좋아하기 때문에 김방구 책이 영어로 나온다면 아마 동네 도서관에 예약이 꽉 찰 거예요.

엉뚱한 기자 김방구는 마지막에 강찬이와 화해하고, 강찬이가 준 방귀 젤리로 방귀 초능력을 얻게 돼 진정한 김방구 기자가 됩니다. 앞으로 이 시리즈에서는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주봄 : 앞으로 김방구에게 어떤 일이 펼쳐질지는 저도 진짜 궁금해서 잠이 안 오네요. 이건 잠도 안 올만큼 엄청 고민 중이란 뜻이랍니다. 머릿속에서 김방구가 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며 이것저것 시켜 달라고 난리거든요. 하지만 지금 김방구에겐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숙제가 하나 있어요. 그건 바로 방귀 초능력의 비밀이에요.

김방구가 초능력을 얻긴 했지만, 그 초능력이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방귀 젤리를 뜯을 때, 중요한 설명이 적힌 껍데기를 잃어버렸기 때문이에요. 방귀 초능력의 비밀을 완전히 풀 수 있어야 김방구는 진정한 김방구로 거듭날 수 있어요. 앞으로의 시리즈엔 각기 하나씩의 에피소드가 펼쳐지겠지만, 결국 김방구는 시리즈 전체를 통해 방귀 초능력의 비밀을 풀어야 할 겁니다.



*주봄 (글)

춘천교대 대학원 아동문학과를 졸업하고, 어린이작가교실에서 동화를 공부했다. 2021년 전남매일 신춘문예에 당선되었고, 같은 해에 『엉뚱한 기자 김방구』로 제1회 리틀 스토리킹을 수상했다.



*한승무 (그림)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고 호주 바닷가 시골 마을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 그림책, 사진 등을 작업하고 있다. 2021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다.




엉뚱한 기자 김방구
엉뚱한 기자 김방구
주봄 글 | 한승무 그림
비룡소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엉뚱한 기자 김방구

<주봄> 글/<한승무> 그림11,700원(10% + 5%)

어린이 심사단의 선택! 제1회 리틀 스토리킹 수상작 물음표가 뿌웅~ 생기면 어디든 달려가 진실을 취재하는 엉뚱한 기자 김방구가 나타났다! 김방구 기자의 흥미진진 요절복통 취재 파일 비룡소 저학년 엔터테이닝 스토리 공모전인 ‘리틀 스토리킹’ 제1회 수상작 『엉뚱한 기자 김방구』가 출간..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끝나지 않는 오월을 향한 간절한 노래

[2024 노벨문학상 수상]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 간의 광주, 그리고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가의 철저한 노력으로 담아낸 역작. 열다섯 살 소년 동호의 죽음을 중심으로 그 당시 고통받았지만, 역사에서 기록되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꺼내 보이면서 그 시대를 증언한다.

고통 속에서도 타오르는, 어떤 사랑에 대하여

[2024 노벨문학상 수상] 2023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작이자 가장 최근작. 말해지지 않는 지난 시간들이 수십 년을 건너 한 외딴집에서 되살아난다. 깊은 어둠 속에서도 “지극한 사랑”이 불꽃처럼 뜨겁게 피어오른다. 작가의 바람처럼 이 작품은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다.

전세계가 주목한 한강의 대표작

[2024 노벨문학상 수상]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장편소설이자 한강 소설가의 대표작. 보이지 않는 영혼의 고통을 식물적 상상력으로 표현해낸 섬세한 문장과 파격적인 내용이 큰 울림을 만들어낸다. 폭력의 악순환을 끊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나무가 되고자 한 여성의 이야기.

더럽혀지지 않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소설가의 아름답고 고요한 문체가 돋보이는, 한 편의 시와 같은 작품.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고, 그 사이를 넘나드는 소설이다. ‘흰’이라는 한 글자에서 시작한 소설은 모든 애도의 시간을 문장들로 표현해냈다. 한강만이 표현할 수 있는 깊은 사유가 돋보인다.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