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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쓰는 아이로 키우는 '엄마표 글쓰기 수업'

『초등 글쓰기 수업』 김윤정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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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가장 잘 아는 엄마가 직접 아이의 특장점을 살려 글쓰기를 지도해 줄 수 있는 ‘엄마표 글쓰기 수업’을 제안합니다. (2022.04.08)


예전에는 독서 교육이나 글쓰기 교육을 국·영·수라는 핵심 과목의 성취도를 돕는 부가적인 교육 정도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글을 읽고 쓰는 문해력이 제대로 발달해야 교과서 내용도 수월하게 이해하고 시험 문제도 잘 파악해 정확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의견에 모두가 동의하면서, 이제 문해력이 모든 과목을 아우르는 핵심 능력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토론식 수업과 서술형·논술형 시험을 실시하는 ‘IB 교육’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지고 있다. IB 교육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고력과 비판력, 창의력과 분석력 키우기를 목표로 삼는다. 새로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고, 더 나아가 새로 창조해 낸 것을 남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까지를 목표로 삼기에 평가 역시 글쓰기, 즉 논술로 진행된다. 당연히 형식에 맞는 글, 목적에 맞는 글을 쓸 줄 아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졌다.

『서술형·논술형 시험에 강한 아이로 키우는 초등 글쓰기 수업』은 글 잘 쓰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엄마들, 엄마표 글쓰기 교육이 자신 없는 엄마들을 위한 책이다.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글쓰기 교육과 그에 대한 해결책, 아이의 읽기와 쓰기 능력 향상을 위한 추천 도서와 책 대화, 글쓰기 훈련에 대한 매우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학교 과제로 나오는 5가지 유형의 글쓰기 비법 또한 제공한다.



출간을 축하합니다, 작가님. 『초등 문해력 수업』에 이어 『초등 글쓰기 수업』을 출간하셨는데, 책을 집필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아이들은 글쓰기를 너무 어려워하고 힘들어합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에게 글쓰기 지도를 해주면 아이들이 의외로 많은 배경지식과 어휘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거든요. 단지 그것들을 어떻게 조합해서 꺼내놓아야 하는지 요령이 없어서 글쓰기가 어렵고 힘든 거예요.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각자 가진 콘텐츠를 글로 풀어낼 수 있는지 요령을 알려주는 글쓰기 책을 꼭 쓰고 싶었어요. 

이런 과정은 아이들의 특장점이나 약점을 충분히 고려해 ‘개별화 수업’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공교육에서는 그런 부분을 전혀 책임지지 않고 있고, 학원에서도 일정한 커리큘럼에 아이들을 끼워 맞추는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엄마가 직접 아이의 특장점을 살려 글쓰기를 지도해 줄 수 있는 ‘엄마표 글쓰기 수업’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읽기와 쓰기는 타고나는 능력이 아닌 후천적으로 발달시켜야 하는 능력이라고 하셨습니다. 언제, 어떻게 발달시킬 수 있을까요?

읽기 능력과 쓰기 능력을 통틀어 요즘은 ‘문해력’이라고 표현하지요. 그런데 문해력은 배 속에서부터 만들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배 속에서 엄마가 들려주는 책 내용이나 엄마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이미 어휘력과 표현력이 습득된다는 거예요. 당연히 태어나고 나서부터는 더욱더 많은 영향을 끼치겠지요. 

한마디로 읽기 능력과 쓰기 능력은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생기는 능력이 아니라 아주 어렸을 때부터 서서히 발달해나가는 능력이에요. 언어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과정으로 발달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듣기 과정, 말하기 과정에 적절한 자극이 주어져야 나중에 읽기, 쓰기 과정에 이르러서 어려움을 겪지 않아요. 다시 말해 언어 발달 과정이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순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그냥 모두 똑같이 발달하는 것은 아니고 적절한 시기에 얼마나 적절한 자극이 주어졌느냐에 따라 발달 정도의 차이가 크게 날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부터 읽기와 쓰기 훈련을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시작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대답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이른 나이부터 한글 교육을 받거나 학습지를 풀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에요. 듣기, 말하기 단계부터 아이와 다양한 대화와 말놀이를 통해 언어 능력을 키운 뒤, 읽기와 쓰기 단계에 이르러서는 적절한 훈련으로 그 능력을 활짝 꽃피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제대로 읽기 위한 방법은 저의 전작인 『초등 문해력 수업』에 담겨 있고, 제대로 쓰기 위한 방법은 이번 신작인 『초등 글쓰기 수업』에 담겨 있습니다.

왜 앞으로는 글쓰기가 더 중요해질 거라고 할까요?

세상이 글쓰기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것이 나와 세상을 연결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비대면 시대, 1인 브랜딩 시대에는 내가 가진 콘텐츠를 글로 잘 써서 상대방에게 잘 어필하는 사람들에게는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고, 반대로 글을 못 쓰면 그만큼 기회의 문이 좁아질 테니까요. 그래서 앞으로 글쓰기가 아이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흐름이에요. 그러니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더욱더 글을 잘 쓰는 인재를 원할 거예요.



글쓰기 실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엄마표 수업을 강조하셨는데,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이 책에서는 엄마표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20권의 책을 제시하고 있어요. 크게 세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일단 책의 핵심적인 내용을 소개한 뒤 아이와 나누면 좋은 책 대화, 그리고 본격적으로 글을 쓸 때 어떻게 지도해주면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솔루션과 예시문을 첨부하고 있습니다. 

우선 책 대화를 나누는 것은 책의 핵심 내용을 정확하게 짚어 나가면서 글쓰기 재료를 듬뿍 모으기 위한 목적이에요. 또한 아이가 글쓰기에 앞서서 말하기로 준비운동을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책 대화를 나눌 때는 엄마가 중심이 아니라 아이가 중심이 되어 아이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합니다. 바라던 대답, 근사한 대답이 안 나온다고 해서 그게 아니라고 무안을 주지 마시고, 아이가 더 넓고 깊게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을 통해 방향을 잡아주세요. 책 대화를 충분히 나눈 뒤 글쓰기 단계로 넘어가면 글 재료를 충분히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글쓰기가 수월해집니다.

그림책 위주의 목록이 눈에 띄는데요, 책을 선정한 기준은 무엇인가요?

목차를 보면 비교적 읽기 수월한 그림책들로 구성했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을 거예요. 책을 읽기만 하는 것에 비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훨씬 더 난도가 높은 활동이에요. 그래서 책의 내용을 완전하게 파악한 뒤 글을 쓰기 시작해야 과정이 수월해져요.

혹시나 글밥이 적은 그림책 위주로 책들이 선정되어 1, 2학년 대상이 아닐까 하는 판단이 섰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이 책을 초등 전 학년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저학년들은 재미있는 책을 통해 글쓰기를 위한 재료를 쉽게 모을 수 있도록, 글쓰기에 대해 자신감과 흥미를 잃은 고학년들은 부담 없는 책을 통해 글을 잘 쓰는 요령을 터득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목차를 짰어요. 학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글쓰기 훈련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아이라면 1학년이든 6학년이든 이 책들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책 읽기와 글쓰기, 꼭 함께해야 하는 활동인가요? 꼭 책을 읽은 다음 글쓰기를 해야 하나요?

우리나라는 책 육아가 워낙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많은 책을 읽으며 성장합니다. 그런데 많은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의 낮은 문해력 때문에 걱정하세요. 책 육아를 통해 많은 책을 읽으며 성장하는데 문해력이 낮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낮은 문해력은 책을 제대로 읽지 않고 그냥 글자만 눈으로 훑고 지나가는 독서를 하기 때문이에요. 독서라는 것은 책의 내용을 해석하고 추론하려는 과정을 통해 그 안에 숨어 있는 의미까지 이해하려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러한 독서가 독해력과 문해력을 발달시키는 밑바탕이 되고요. 하지만 다독 중심의 책육아로 인해 아이들이 자꾸만 글자만 훑고 넘어가는 독서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유아기에서 초등학교 1~2학년까지는 책 대화를 통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추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초등학교 3~4학년 정도부터는 책 대화를 통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추론한 다음에 그것을 글로 써보는 과정까지 거쳐야 합니다. 이를 통해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함과 동시에 자신의 의견을 좀 더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5~6학년이 되었을 때 어른들과 책 대화를 나누지 않더라도 스스로 핵심을 파악하고,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과 내가 이미 알고 있던 내용들을 잘 조합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할 수 있게 돼요.

끝으로 아이의 글쓰기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부모님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글자를 쓸 줄 알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갖추고 있어야 할 요소들이 분명 존재해요. 일단 글을 잘 쓰려면 머릿속에 다양한 어휘가 들어 있어야 하고, 넓은 배경지식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합니다. 이것들이 글을 잘 쓰기 위한 재료가 되니까요. 아이가 어릴 때부터 많은 책을 읽어주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며 상식을 키워주는 일들이 모두 어휘력을 입력하고 배경지식을 심어주는 과정이 되겠지요. 

요즘 엄마 아빠들은 그런 과업은 아주 잘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머릿속에 많은 것들이 담겨 있는 건 잘 알겠어요. 문제는 그것을 적시 적소에 꺼내 쓰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그 부분에서 조력자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적절한 대화와 질문을 통해 아이가 자신이 가진 어휘들과 배경지식들을 자꾸만 꺼내어 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해요. 그 방법들을 『초등 글쓰기 수업』에 아주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초등 글쓰기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서술형·논술형 시험에 강해질 뿐만 아니라 세상이 원하는 ‘글 잘 쓰는 인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윤정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소설을 전공했으며 어린이책 출판사에서 다수의 책을 기획하고 편집했다. 현재는 작가이자 편집자, 아이중심독서교육연구소 ‘책나들이’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자녀교육서를 집필하며 보고 배운 육아 정보를 토대로 문득문득 솟구치는 아들의 중2병 증상을 잘 다독이며 알콩달콩 살고 있다.




초등 글쓰기 수업
초등 글쓰기 수업
김윤정 저
믹스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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