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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조선 왕실의 모습은?

『만화로 배우는 조선 왕실의 신화』 우용곡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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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종종 그런 말씀을 하세요. “작품을 읽다 보니 작가가 공부와 사전조사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그 노력이 엿보인다.” 그럴 땐 정말 제 고생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 위로 받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2022.03.10)

우용곡 저자

‘네이버 베스트 도전만화’를 포함한 사전 연재에서 누적 조회 수 500만을 기록한 웹툰이 있다. 조선 왕실과 유림들이 대대로 모신 유교 신의 이야기를 다룬 역사물! 역사 웹툰을 보기 힘든 현실에서 우리 역사를 전면으로 다뤄 일반 독자와 학자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는데…. ‘최소 교수님 아닐까’ 추측했던 작가는 역사 전공자도 아닌 20대 초반의 대학생! 그는 어쩌다 우리 신화의 문을 열게 된 걸까?



책을 만난 독자들이 새로운 형태의 역사 만화라며 놀라워합니다. 어떻게 이런 주제를 다루게 되셨나요?

처음에는 무속 신화나 제주도 신화 같은 민간 신앙을 다뤄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자료를 조사하다 보니 민간 신앙의 변천 과정을 설명할 때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음을 느꼈어요. 우리는 흔히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문화가 동떨어진 채 발전했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실제로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긴밀하게 발전했습니다.

조선시대 민간 신앙의 변천 과정을 이해하고, 한국 전통문화의 발전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500년의 시간 동안 조선을 지배했던 왕실과 사대부의 문화를 먼저 알아야 했죠. 그래서 조선 왕실의 유교 문화에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그걸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국가 제사 속에 등장하는 여러 신의 이야기를 그려보자 마음먹었죠.

연재 당시 ‘역사학자일 것이다, 최소 교수님이다’ 이런 추측들이 많았어요. 실제 어떤 분이신가요? 자료는 어디서 찾으시고 고증은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아직 대학 재학 중이에요. 군입대 전이고,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앞둔 평범한 20대 초반의 학생이죠. 제가 역사학과나 전통문화와 관련된 대학을 나왔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정말 많으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만화창작을 전공하고 있어요. 역사와는 전혀 관련 없는 학과를 다니고 있는 셈이죠.

제가 역사를 좋아하는 학생은 맞아요. 그래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사학과를 나오신 분들과 자주 교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보고 들은 게 많을 뿐이에요. 실제로 저에게 역사 관련된 질문을 보내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사실 제 관심 분야가 아니면 잘 모르기도 하고 전문적으로 공부한 것도 아니라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대신 감수나 고증에 도움을 주는 전공자분들이 많아요. 저는 자료 검색을 위해 도서관에서 논문과 전문 서적을 찾아 읽는 수준입니다.

벌써 작가님의 팬덤이 적지 않은데요. 연재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응원이나 사연이 있다면?

독자들이 종종 그런 말씀을 하세요. “작품을 읽다 보니 작가가 공부와 사전조사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그 노력이 엿보인다.” 그럴 땐 정말 제 고생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물론 저를 향한 모든 응원이 기뻐요. 최근에 우편으로 팬레터 한 통을 받았는데, 또박또박 이렇게 적으셨더라고요. “저는 작가님의 그림이 너무 좋습니다.” 그야말로 독자의 애정이 눈에 선해서 감동받는 순간이었죠.


본문 속 이미지

쉬지 않고 등장하는 드립과 패러디, 밈에 열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많이 참고하는 작품이나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저는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밈을 작품에 최대한 반영하는 편이에요. 아마 인터넷 생활에 익숙한 독자들은 작품 속에서 숨겨진 요소를 찾아보는 재미도 클 것 같아요. 작품에 등장하는 패러디는 만화와 영화, 게임, 소설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따왔는데, 아무래도 제가 어렸을 때 본 작품들이 많아요. 주로 1980~1990년대에 나왔거나 2000년대에 만들어진 작품들이 주를 이루죠. 그중에서 재미있게 봤던 만화는 다카하시 루미코 작가의 『란마 1/2』이 있고, 영화는 <반지의 제왕>을 꼽겠습니다.

‘조선엘프’라는 메인 캐릭터가 인상적인데요. ‘엘프’ 캐릭터에 관한 사연이 궁금해요.

‘조선엘프’는 제가 만화를 연재하기 전부터 일러스트 형식으로 꾸준히 그려왔던 시리즈예요. 주로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엘프와 결합시킨 것인데, 그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인지 저를 두고 '엘프를 사랑하는 작가'라고 소문이 나더라고요. 이왕 만화도 연재하게 됐으니 그럼 지루할 수 있는 주제를 재미있게 설명해주자는 취지에서 조선엘프를 전면에 등장시켰습니다. 다행히 독자분들 반응이 좋더라고요. 우리 한반도의 엘프들은 다음 만화에서도 계속 등장할 예정입니다.

의복 고증에 신경을 많이 쓰신다고 하던데요. 따로 공부를 하시나요?

한복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게 중학생 때였으니까 한복에 몰두하기 시작한 건 거의 10년이 되어가네요. 사실 저에게 복식 고증은 애증의 대상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고증은 작품을 제작하는 데 있어 완성도를 높이는 수단 중 하나거든요. 따라서 고증 자체에 매몰되는 걸 가장 경계하는 편입니다.

물론 역사물을 다루는 작가에게 요구되는 고증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분위기가 있어요. 그래서 전문 서적이나 논문을 찾아 읽습니다. 복식학회에서 주최하는 학술회의나 강연에도 참여하고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관련 교수님, 한복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되죠. 그게 인연이 되어 종종 공공기관에서 일러스트 의뢰도 들어옵니다.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한 분야에 발을 담근 이상 결국은 모두 얽히게 되는 것 같아요.


우용곡 저자

벌써 차기작을 기다리는 분이 많아요. 어떤 작품을 구상하고 계신가요?

『만화로 배우는 조선 왕실의 신화』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고대 신화를 어떻게 향유하고 받아들였는지, 또 유교적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다루는 만화입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 역사와는 맞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대표적으로 단군이나 기자에 대한 인식, 고구려의 추모왕과 부여의 동명왕을 구분하지 않는 문제 등 후대에 변형된 신화를 그대로 수용하는 모습이 반영되어 있어요. 때문에 현대 연구 결과와는 조금 상반된 내용이 들어 있고, 그래서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독자도 계셨어요.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고대 신화의 원형을 찾아가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사 시대부터 남북국 시대까지의 신화로 독자들을 만날 것 같습니다.




* 우용곡

1999년생. 본관은 단양(丹陽), 자는 장재(璋載), 호는 용곡(龍谷)이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만화만 그린 덕분에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에 입학했다. 재학 중 〈조선엘프 시리즈〉를 만들었고, 현재 〈조선엘프당〉과 〈조선엘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운영한다. 한국사와 고고학, 신화, 전통문화 등을 좋아하며 고대부터 근대까지 의복 고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틈날 때마다 여러 논문과 박물관에서 사용할 삽화를 그린다.




만화로 배우는 조선 왕실의 신화
만화로 배우는 조선 왕실의 신화
우용곡 글그림 | 전인혁 감수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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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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