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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28년차 강영숙 PD가 청춘들에게 건네는 진심

『나로 살게 하는 말들』 강영숙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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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수행결과=나’는 아니고, 하나의 결과는 내가 하는 많은 역할들 중 하나이므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기죽지 마시고, 자신을 책망하지 마시고, 과정에서 수고한 자신을 격려해주면 좋겠습니다. (2022.03.10)

강영숙 저자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을 붙들어주는 말과 글이 있다. 그런 말들에는 공통적으로 자기 확신과 오랜 시간 체득한 경험과 철학이 담겨있다. 『나로 살게 하는 말들』  또한 그렇다. 저자가 오랫동안 품고 사유해온, 청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나로 살게 하는 말들』을 쓰신 계기와 어떤 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인지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큰아이가 10대의 한 시기를 힘들게 보냈습니다. 위태로운 아이를 몇 년간 걱정스럽게 지켜보다가, 성장을 지켜보는 감사한 상황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이 책을 마음에 품게 되었습니다. 제 아이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고민이 있을 때, 불안할 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를 때, 삶의 무게가 엄습하여 두려울 때 주변에 누군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 책이 조금이나마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책을 썼습니다. 잘 살아보고자 하는 청춘들, 잘 살려고 하는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청춘들, 사는 게 힘들고 어렵다고 느껴지는 청춘들에게 이 책이 가서 닿기를 바랍니다. 

나다움, 나답게 살기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지만 모호하고 추상적으로 들릴 때가 많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나다움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나를, 타인을, 세상을 알아가고 삶을 살아가는 나의 방식을 나다움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삶의 여정에서 나의 방식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렇게 비유해도 좋을 것 같아요. 우리는 모두 하나의 꽃입니다. 꽃마다 햇빛과 물과 공기 그리고 필요로 하는 양분이 다를 겁니다. 꽃이 피는 시기도, 열매가 열리는 시기도 다르지요. 장미나 백합처럼 모두가 아름답다고 선호하는 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꽃은 저마다 존재 이유가 있고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갖습니다. 각자의 삶의 방식으로 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타인이나 세상의 일에 대해서는 관심을 지대하게 기울이면서 나라는 존재에는 관심이 없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는 우리의 모습을 짚어주셨어요. 내 마음을 읽어내고 들여다보고 나를 알아주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에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계시는데 나에 관해 제대로 알고 나를 마주할 때 어떤 작용들이 일어나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우선적으로 다룬 주제가 나와 마주하고 내 마음을 읽어냄으로써 나를 제대로 알자는 것입니다. 내 삶의 주인은 나이고, 내가 선택하는 바대로 주변과 세상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용기 있게 마주하면, 우선 내가 존귀하고 소중한 존재임을 명확히 느끼게 됩니다. 관심과 사랑을 주는 만큼요. 이렇게 되면 누가 뭐래도 나 자신을 단단하게 지켜낼 힘이 생깁니다. 때때로 내가 못난 모습을 보일지라도 나 자신을 품어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설사 내가 잘못을 하더라도 곧 반성하고 회복할 힘을 얻게 됩니다. 



『나로 살게 하는 말들』이라는 제목을 곱씹어보면 나를 살리는 말, 나 자신으로 살게 하는 말로 해석이 되더라고요. 제목에 담긴 의미에 대해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릅니다. 생김새도 재능도 능력도 모두 다르게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자꾸 남과 비교하며 불행을 자초합니다. 나로 단단하게 살 수 있으면 주변과 외부의 시선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무게중심을 밖이 아닌 내 안에 두어야 한다는 메시지도 책에 담았습니다. ‘누구처럼 되기’가 아닌 ‘나 자신으로 살기’는 그런 의미이고요. 책에 나오는 메시지들은 제가 살아오면서 저를 저답게 살게 한 인생의 문법들인데, 저의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에 숨결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를 살리고, 나로 살게 하는 말들’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책을 보면 나로부터 시작해서 타인과 관계를 맺는 법까지 확장해서 이야기하고 계세요. 타인과 건강하게 관계를 맺으려면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요?

‘따로 또 같이’, 즉 거리두기입니다. 심리적·정서적·물리적으로 적당하게 거리를 두어야 오래도록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는 ‘관계의 교집합과 여집합’으로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같이 해서 좋은 건 같이 하고 그렇지 않은 건 따로 하는 게 좋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린다면, 타인에게 ‘기대하지 않기’입니다.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때 관계가 어긋나기 마련입니다. 타인은 내가 기대한다고 해서 그 모습으로 나타나주지 않습니다. 타인에게 기대하는 그 모습으로 내가 달라지고자 노력하는 편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EBS PD로 일하신지 28년이 되었는데 일의 현장에서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놓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더불어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잘해내고 성취감을 느끼려면 어떤 부분에 집중하는 게 좋을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을 잘하려면 몸과 마음을 실어야 하고, 때로 영혼을 실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일과 내가 ‘만나져야’ 원하는 바대로 됩니다. 좀 더 실증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일이 있기에 우리의 생존이 가능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일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모릅니다. 반대의 경우도 존재합니다. 일을 대수롭지 않게, 별 것 아닌 것으로 영혼 없이 대하는 경우죠. 그 결과는 예측하실 수 있을 겁니다. 내가 일을 대하는 방식으로 일도 나에게 반응하고 응답합니다. 내가 일을 중요하고 소중하게 다루면 일도 나를 바라보고 도와줍니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다면, 우선 일이 그 자체로 어떤 의미인지 알려고 노력해야 하고, 그다음엔 그 일을 통해 원하는 결과물을 상상해봅니다. 그리고는 그 결과물을 얻기 위해 필요한, 그 일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해 철저하게 탐구, 조사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이 책에 밑줄을 긋는다면 어떤 문장에 밑줄을 그으실지 궁금합니다. 그 한 문장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더불어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요즘 세태를 반영하여 답변을 드리자면 ‘결과로 나의 가치를 판단하지 말라’는 말에 밑줄을 긋고 싶습니다. 저마다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력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상당 부분은 사회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청년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고 열패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이 주제와 관련해 청춘들께 꼭 당부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하나의 수행결과=나’는 아니고, 하나의 결과는 내가 하는 많은 역할들 중 하나이므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기죽지 마시고, 자신을 책망하지 마시고, 과정에서 수고한 자신을 격려해주면 좋겠습니다. 과정에서 얼마나 수고했는지는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아니까요. 




*강영숙

28년차 EBS PD다. <육아일기>, <생방송 60분 부모>, <EBS 다큐프라임 - 인간과 애니메이션> 등을 연출했고 EBS PD협회장, 수능교육부장, 정책기획본부장을 지냈다.
서울대학교 화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일하면서 방송 전공으로 석사를, 동대학원에서 교육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계를 넘나드는 전공은 저자의 삶에 대한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가온 학문적 호기심을 쫓아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하며 도전해왔다. 저서로는 『엄마가 행복한 육아』(공저)와 『표준화 교육에서 복잡성 교육으로』(Engaging Minds, 공역)가 있다.



나로 살게 하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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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숙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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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살게 하는 말들

<강영숙> 저13,5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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