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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카페 생존 노하우 첫째는 '커피 기술'

『100년 가는 동네카페 만들기』 정소향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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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동안 8개의 카페를 운영하며 겪은 성공담과 실패담, 차별화된 창업전략과 지속가능한 경영노하우가 담겨 있다. (2021.03.16)


번듯하게 생겼다가 금세 사라져버리는 동네카페를 보는 일이 흔해졌다. 더구나 코로나19 습격을받은 2020년 창업카페의 폐업률은 더 높아졌다. 한국경제 기사에 다르면, 스타벅스와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의 폐업률은 1%인데 반해, 창업카페의 폐업률은 13%에 달할 정도로 양극화가 심해졌다. 하나의 카페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이런 때에 감히 ‘100년 카페’를 꿈꾸며 20여 명의 직원과 8개의 크고 작은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동네카페 사장이 있다. 그가 쓴 『100년 가는 동네카페 만들기』에는 13년 동안 8개의 카페를 운영하며 겪은 성공담과 실패담, 차별화된 창업전략과 지속가능한 경영노하우가 담겨 있다. 다음은 이 책을 쓴 정소향 작가와 함께한 7문7답이다. 



카페를 창업하게 된 계기가 특별했다고 들었습니다. ‘어쩌다’ 카페사장이 되셨는지요?

말 그대로 어쩌다 카페사장이 되었습니다. 본래 꿈은 ‘건축가’였습니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도 건축을 계속 공부하려고 입학증을 받은 후였는데, 외교부 산하기관인 코이카에 지원해 탄자니아로 해외봉사를 떠나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때 간절하게 건축을 계속 공부해서 아프리카 청년들의 학업과 꿈을 돕고 싶었는데, 한국에 다시 돌아와 대학원에서 전문적인 건축이론과 기술을 배울수록 아프리카 현지의 삶과 큰 거리감을 느꼈습니다. 

결국 학업을 중단하고 ‘탄자니아로 돌아가 살 돈’을 마련하고자 창업했고, 그 길에서 우연히 ‘커피’를 만나 프랜차이즈 카페부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카페장사가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보다 전문적인 커피기술이 필요할 것 같아 알아보다 한국 최초의 커피박물관인 왈츠와닥터만의 박종만 관장님에게 커피교육을 받으면서 ‘100년 카페’의 철학을 마음에 품게 되었습니다. 잠깐 생겼다 사라지는 카페가 아닌, 100년 가는 카페를 만들어야 한다는 관장님의 철학과 진정성이 제 마음에도 깊이 뿌리내리면서 ‘커피’를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삼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동작구와 영등포구에 8개의 직영점을 운영하며 정말 많은 창업 문의를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그분들에게 공통적으로 빠뜨리지 않고 강조하는 “이것만큼은 꼭 명심하세요” 하는 게 있다면요?

‘커피기술’을 먼저 갖추라고 조언합니다. ‘커피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일반 대중의 수준을 넘어서는 커피기술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지요. 인근 학원에서 짧게 배우거나, 책에서 간접 경험하거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거나 하는 등의 단순한 경험을 가지고 창업하면 생각과 다른 현실에 금방 어려움을 느낄 수 있어요. 요즘에는 대중들의 커피지식도 수준 높아졌습니다. 고객의 고급커피지식이 필요한 질문에도 말문이 막히지 않고 술술 응대할 수 있어야 하고, 그만큼 커피도 맛있게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일단 전문적인 커피지식과 기술을 갖추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카페를 하나만 유지하는 것도 참 힘든 일인데, 8개의 직영점으로 확장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희 카페에 대한 믿음과 신뢰, 기대를 가지고 꾸준히 찾아주는 고객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멀리서 오는 고객이 아니라, 인근 지역에 위치한 매장들 근방에 사는 고객들이 저희 카페를 잘 봐주고 인정해주어 이 지점 저 지점 많이 찾아와주셧고, 그러면서 더 입소문이 났습니다. 단골고객 분들이 여러 지점을 다니면서 아쉬웠던 점들을 말씀해주시고, 그 말씀 중 저희가 고칠 내용은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개선하면서 더 발전해온 것 같습니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때이지만, 특히 자영업 하시는 사장님들이 가장 어려운 때인 것 같아요.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나요?

현재 가장 힘을 모으고 있는 것은 배달입니다. 이전에도 배달을 안 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배달 매출을 관찰해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팬데믹 시기에 배달 매출이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는데, 그 이유를 비대면 시기라서 자연스럽게 늘어난 거라고 분석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팬데믹이라는 같은 상황에서 저희 8개의 지점도 배달 매출에 신경 쓰는 지점과 아닌 지점 간에 매출 차이가 뚜렷하거든요. 공들이는 만큼 효과가 드러납니다. 저는 어쩌다 저희 카페에 첫 주문을 넣은 신규고객들이 단골고객이 될 수 있도록 배달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사실 바리스타로 바에서만 일했을 때는 몰랐던 고객과의 소통을 배달을 통해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새롭고 재미있습니다. 칭찬도 많고 응원도 많고 격려 등의 긍정적인 반응도 많지만 아쉬웠던 것, 개선해야 할 것들을 조심스럽게 표현해 주시는 고객들도 있어서 잘 듣고 반영하며 저희도 발전해가고 고객과 신뢰도 쌓아가고 있습니다. 

카페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 가장 힘들었던 순간 하나씩만 뽑는다면요?

보통 같이 일하는 직원들 때문에 울고 웃고, 그리고 고객들 때문에 울고 웃는 것 같습니다. 3년 전쯤 3년 차 직원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저를 주려고 삼계탕을 끓여온 적이 있습니다. 삼계탕도 참 맛있었지만 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아껴준 그 마음이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직원들에게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힘들었던 순간도 직원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 일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고, 고객들에게도 불친절하고, 마음 없이 일하는 직원을 만나면 힘이 듭니다.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추어탕집을 손수 인테리어해 마당 있는 한옥카페로 바꾼 적이 있는데, 레미탈 수백 포대를 남편과 친정아버지와 직접 나르고 뜯고, 개어 미장했어요. 집에 와 머리를 감을 때마다 푸석푸석한 시멘트 가루가 떨어지고, 아무리 코를 풀어도 시꺼먼 시멘트물이 나오더라고요. 5일간의 레미탈 작업이 끝난 후에 결국 몸살이 나서 일주일을 꼬박 누워 앓았던 기억이 납니다.

“100년 가는 동네카페”를 꿈꾸는 사장으로서 지금 하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함께 할 직원을 양성하는 일입니다. 저희 카페의 브랜드 가치를 잘 알고 철학을 지켜서 오래 함께할 직원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제 또래의 사람부터 띠동갑 너머의 어린 친구들까지 점점 이어가다 보면 우리 카페가 이 세대와 다음 세대를 이어가고, 살아남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렇게 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마지막 꿈이 궁금해요.

많이 늦기 전에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돌아가서 한국에서 했던 것처럼 카페를 운영하고 현지인들에게 커피 기술을 가르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커피 학원, 혹은 커피 학교, 커피 농장을 운영하면서 많은 커피인을 양성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저희 카페로 아프리카 바리스타를 보내 한국에서 일할 기회를 주고, 아프리카의 카페에 한국의 바리스타가 와서 일할 기틀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커피를 통해 탄자니아와 한국 바리스타들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문화와 기술의 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한국에서 10년 넘게 걸린 지금까지의 그림을 아프리카에서 다시 그리려면 20년은 걸릴 수 있지만, 그렇게 생이 끝날 때까지 커피인으로 살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한 톨의 맛있는 콩을 볶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정소향

8개 직영점을 둔 커피팩토리 SsoH와 팩토리쏘 커피학원 대표. 중앙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코이카 봉사단으로 2년 동안 탄자니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돈을 벌어 탄자니아에서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은 간절한 꿈에 한양대 건축전문대학원 석사과정을 중단하고, 자영업자의 길에 뛰어들어 그 길에서 우연히 ‘커피’를 만났다.

‘수많은 농부들의 수고와 땀을 기억하며 한 잔의 커피에도 최선을 다하는 100년 카페’를 만들겠다는 철학으로 노량진 15평 1인 로스터리 카페를 열었다. 저렴하고 맛있는 커피로 인기를 얻으며 대방동, 상도동, 신길동에 10평부터 80평에 이르는 8개의 직영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위기와 변화의 시기에도 100년 철학을 가지고 꼿꼿이 걸어가는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커피인과 ‘나만의 가게’를 준비하거나 운영 중인 이들에게 새로운 영감과 희망을 줄 것이다.



100년 가는 동네카페 만들기
100년 가는 동네카페 만들기
정소향 저
선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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