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상반기 한국이 5G 상용화를 세계 최초로 선포했고, 하반기 삼성전자에서 폴더블폰이 출시되는 등 올해 한국의 모바일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5G는 AI, 로봇, 히어러블 등 우리가 꿈꾸는 첨단 산업의 강력한 인프라가 될 유일무이한 기술로 주목받으며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등 IT 강국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모바일 미래보고서 2020』  은 지난 6년간  『모바일 트렌드』 를 발간한 커넥팅랩의 최신판이다. 시리즈 명을 바꾸면서 폭넓고 업그레이드된 내용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대한민국 혁신기술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실무자들로 구성된 커넥팅랩을 통해 2020년 IT 트렌드에 대해 들어보자.

커넥팅랩은 지난 6년 동안  『모바일 트렌드』  로 IT 트렌드 분야 1위를 지키며 많은 사랑을 받으셨는데요. 꾸준한 인기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커넥팅랩이 가진 전문성과 다양성의 힘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커넥팅랩은 통신, 제조, 금융,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실무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포럼입니다.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은 자신의 업무 분야에 한정된 지식들을 접하기 마련인데요, 커넥팅랩 회원들은 각자 업무 분야와 회사, 직무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이슈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을 나눕니다. 때로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기사나 리포트를 읽는 것보다 더 많은 공부가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나오는 의견과 지식을 바탕으로 서적을 기획하고 원고를 집필하게 됩니다. 결국 다양한 분야의 실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꾸준히 찾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2020년을 맞아 『모바일 미래보고서 2020』  으로 새롭게 출발하며 이전 시리즈와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지난 6년간 모바일 트렌드를 통해 해마다 빠르게 변하는 IT, 금융, 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를 예측했었는데요, 저희 커넥팅랩의 예측은 그해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트렌드를 대표했었습니다. 올해부터는 한발 더 나아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넘나들며 좀 더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그 의지를 담아 도서명을  『모바일 미래보고서 2020』  로 변경하였고, 앞으로는 바뀐 도서명으로 독자 여러분들께 좀 더 깊은 인사이트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2020년 IT 트렌드를 이끌 키워드로 ‘초’(超)를 선정하셨습니다. 이 키워드를 선정하게 된 배경과 이유가 궁금합니다.

‘초(超)’는 어떠한 기준을 뛰어넘는다는 의미를 가진 한자입니다. 2019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5G를 통해 기존의 한계를 ‘초월(超越)’한 기술과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2020년을 대표하는 주요 키워드로 선정하였습니다. 기존의 속도를 초월하는 네트워크의 발전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디바이스부터 미디어, 게임 등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5G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로 많습니다. 5G를 탑재한 스마트폰 단말기가 출시되고 있지만, 아직 국내 사용자들은 그 가치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2020년이면 피부로 느낄 만큼 확실히 다른 5G를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는 5G 환경에서 LTE의 디바이스와 LTE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5G 디바이스와 서비스들이 보급되며 5G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일단 디바이스 분야에서는 LG V50 같은 듀얼스크린, 갤럭시 폴드 같은 폴더블폰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랜기간 동안 스마트폰의 외형은 기다란 바타입(bar type)으로 굳어지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었는데요, 디스플레이의 발전으로 큰 대화면 또는 두 개의 분할 화면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스마트폰이 등장한 것입니다.

여기에 5G 초고속의 특징을 VR, AR 같은 차원이 다른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즐기고, 게임도 마치 동영상처럼 언제 어디서든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클라우드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할 예정입니다. 아직 5G 네트워크 속도가 안정적이지 않아 아쉽지만 이는 3G에서 LTE로 넘어가면서도 나타났었던 과도기적 현상으로 2020년에는 좀 더 안정적인 서비스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내로라하는 첨단 산업을 보유한 나라들 모두 5G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는 나라는 어디인가요? 그 나라에서는 어떤 움직임들이 이뤄지고 있나요?

5G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느 국가가 더 돋보인다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5G와 관련된 산업에서는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고, 가장 인기 있는 5G 디바이스를 만들어내는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등 현재까지는 5G 경쟁력에서 앞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앞으로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세계 최대 플랫폼을 보유한 미국과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화웨이를 필두로 내세우며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는 중국 등 IT 강국들이 5G 경쟁력 확보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디바이스와 네트워크에서 앞서고 있는 한국, 세계 최대의 콘텐츠와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그리고 모든 분야에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무섭게 따라오는 중국을 중심으로 2020년 한 해 동안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한국이 집중해야 하는 기술 및 산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제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5G 디바이스 분야를 이끄는 위치를 확고히 해야 합니다. 다행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요 경쟁사인 중국의 화웨이, 미국의 애플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화웨이는 미중 무역 분쟁으로 구글서비스를 탑재하지 못하고 있고, 애플은 모뎀칩 이슈로 한동안 5G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합니다. 이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디바이스를 지속적으로 내놓는다면 5G를 도입하는 국가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주력 상품으로 삼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5G를 가장 빠르게 상용화하며 다른 나라의 제조사들보다 5G 환경에서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서비스를 운용한 경험이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여기에 5G 단말에서 즐길 수 있는 킬러 콘텐츠와 서비스까지 개발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얻어 갔으면 하는 한 가지는 무엇인가요?

2020년은 예년과 다르게 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해입니다. 미국과 일본, 한국과 일본의 무역 분쟁이 IT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AI, 로봇, 블록체인 등 미래 산업 분야의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되며 다양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5G로 시작된 새로운 경쟁은 미디어, 콘텐츠, 커머스 등 기존 서비스들의 판을 흔들어 놓을 가능성이 큽니다. 마치 LTE 시대 접어드는 시점에서 유튜브로 비롯되는 1인 미디어와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상상할 수 없었던 것처럼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새로운 분야와 직업들이 탄생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다양한 변화와 흐름을 이해하는데 ‘모바일 미래보고서 2020’이 길라잡이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독자분들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이해할 수 있는 기초적인 지식을 얻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