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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과 떠난 ‘견생처음’ 이탈리아 여행기

『댕댕이 친구들! 이탈리아 여행가개!』 강채희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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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한국에서도 좀 더 많은 곳에 반려견과 동행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반려견을 짐처럼 여기지 않게 될 거라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2019. 08.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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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 친구들! 이탈리아 여행가개!』  는 유기견 아인이가 고가도로에서 발견된 후 여러 집을 거쳐 지금의 가족을 만나 ‘견생처음’ 이탈리아에 다녀온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여행 중에 만난 이탈리아 사람들과 세계 각국 여행자들과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반려견에 대한 인식과 펫티켓 등의 문화를 소개한다. 책 말미의 부록에서는 출국부터 귀국까지 반려견 여행에 필요한 체크리스트를 총망라해서 여행 준비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알려준다. 유기견 아인이를 자유롭게,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어 반려견 천국인 ‘이탈리아’로 동반 여행을 떠났던 강채희 작가를 만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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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여행을 떠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우리나라가 반려견 인구 1000만 시대라고 하지만 국내에는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곳은 집, 공원, 애견카페 정도로 한정되어 있어요. 국내 여행도 여러 번 계획했는데 숙박은 가능하지만 함께 식사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기가 어려워 포기하게 됐습니다. 마음 편히 함께 식사하고 함께 즐기고 함께 쉴 수 있는 여행이 필요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사람들과 반려견이 너무도 행복해하는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그곳이 이탈리아였던 거죠. 어디든 반려견이 함께할 수 있는 그곳으로 아인이와 함께 가고 싶었어요. 아무도 안 가봤으면 내가 가봐야지 하는 생각이기도 했어요.

 

이탈리아로 목적지를 정한 이유가 있나요?


이탈리아는 유독 반려견에게 우호적이기로 유명해서 오래전부터 유럽 사람들이 반려견과 함께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곤 해요. 2008년, 토스카나 지방에서는 반려견이 식당, 상점, 우체국에 출입할 수 있는 법안이 가결됐을 정도예요.


이탈리아에서는 ‘개’가 교황으로부터 축성을 받기도 했을 만큼 개를 인정하고 보호하려고 하죠.  보호자와 어디든 함께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니 반려견 가족 입장에서는 이탈리아만큼 좋은 곳은 없었습니다. 다만 아인이의 컨디션도 생각해야 했기 때문에 일정은 14박 15일 정도로 짧게 잡고 언제든 다시 여행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여행했습니다. 그래야 더 마음 놓고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반려견 동반 여행을 한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반려견 동반 여행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인이의 신분증 역할을 하는 검역서류였어요. 해당 기간에서 검역서류를 신청하고 발급받는데 최소 4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미리 꼼꼼히 서류작성법을 알아둬야 했어요. 이후 항공권과 숙소 예약을 하고 반려견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을 하나둘씩 챙기면 됩니다. 처음엔 반려견 동반 여행 정보가 부족해서 어려웠지만 준비하는 동안 오히려 아인이와 함께 여행 간다는 사실이 좋아서 그 과정도 여행의 즐거움처럼 느껴졌어요.

 

처음 여행을 시작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반대 의견이 많았습니다. 사서 고생을 한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혼자 다녀오라고 하는 분들도 계셨어요.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죠. 그런데 반려견과 이별을 경험하셨던 분들은 반려견이 하루라도 더 건강할 때 예쁜 추억을 만들고 오라고 격려해주셨어요. 반려견이 노견이 되고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것을 지켜보다 보면 끝내 하지 못했던 것들이 아쉬움으로 남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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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함께 여행하면 제약이 좀 있을 것 같은데요. 이탈리아에서 주로 어디를 가고 무엇을 하며 보냈나요?


의외의 대답이겠지만 지극히 평범한 여행자의 하루를 보냈어요. 로마의 트레비 분수에서 함께 ‘소원 동전’을 던지고, 판테온 광장 앞에서는 커피와 식사를 하고, 두오모 성당 앞에서는 멋진 견생샷도 찍고. 피사의 사탑에서는 현지인처럼 공원에 자리를 펴고 석양이 지는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매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도시 곳곳을 둘러보면서 사진도 찍고 쇼핑도 하는 매우 평범한 여행자의 하루요. 반려견 아인이와 함께 이렇게 멋진 도시에서 자유롭게 식사를 하고 함께 거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아인이 시선에서 여행을 한 점이 독특했습니다. 특별히 좋았던 점, 어려웠던 점이 있나요?


동행자인 이 작은 친구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다 보면 평소 여행자로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해요. 길거리 벽에 낮게 붙어있는 음수대, 식당 입구에 놓인 반려견 밥그릇과 물그릇, 그리고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반려견 입장 표지판과 같이 작은 것에 배려를 느끼면서 이탈리아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는 반려견을 안고 다녀야 하는데 이탈리아에서는 반려견이 걷도록 하는 게 일반적이에요. 제가 아인이를 안고서 매장에 들어설 때면 아인이가 어디 아픈지 물어오는 사람도 있었어요. 한국식 보호자의 습관을 벗어던지는 데에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반려견 동반 여행으로 겪는 소소한 불편함은 특별히 없었고, 예를 들면 ‘유적지 입장 불가’ 정도는 가볍게 넘길 수 있을 만큼 좋은 기억들이 더 많았습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반려견 사랑은 상상 초월이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마다 아인이를 보며 좋아하고 먼저 반가운 인사를 건네왔어요. 이탈리아 전체가 우리를 따뜻하게 가이드해주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요즘 휴가철에 버려지는 반려견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잠시 냉정하게 이야기할게요. 과연 휴가철이기 때문일까요? 휴가철에 함께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아마 휴가철이 아니더라도 언젠간 버림을 받았을 거라 생각해요. 시간문제였을걸요! 저는 아인이를 유기견으로 만났기 때문에 마음이 더 안 좋아요. 여러 번 파양 후에 처음 저에게 왔을 때 아인이는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2.1kg밖에 나가지 않았어요. 뼈도 앙상하고 잘 먹지 못해서 털도 듬성듬성 나 있었어요. 그 모습에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세상에 반려견을 키울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보호자로서 내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내 반려견이 길바닥에서 굶거나, 차에 치이거나, 학대를 당할 수 있잖아요. 반려견을 버린 사람들은 내게 다가올 행복을 유기한 거예요. 행복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인 거죠.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좀 더 많은 곳에 반려견과 동행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반려견을 짐처럼 여기지 않게 될 거라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꼭 그래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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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동반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꼭 알아야 할 것들이 있을까요?


보호자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하고 싶어요. 반려견 보호자로서 매너를 지켜야 하고 사고가 나지 않도록 반려견을 교육해야 해요. 국경을 넘는 순간부터 우리가 한국인 대표 반려인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도 반려견의 건강에 대해 책임을 다 해야 해요.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여행을 하는 동안 은 물론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까지, 반려견의 건강과 안정이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당부하건대 부디 조금이라도 몸이 불편한 반려견이라면 건강을 회복할 때까지 여행을 미뤘으면 해요. 반려견이 아프다면 반려견에게 여행은 즐겁지 않으니까요.

 

 

*강채희


이따금씩 자유로이 ‘훌쩍 떠나는 여행’을 즐기는, 『댕댕이 친구들! 이탈리아 여행가개!』 의 저자이다. 유기견 아인이를 입양하면서부터 집과 공원, 애견카페를 오가며 쳇바퀴 도는 단조로운 삶을 살게 됐다. 여러 번의 유기와 파양을 거쳐 그녀의 품으로 찾아 들어온 이 작은 아이가 자유롭게,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어 아인이 동반 여행을 시작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반려견 천국 ‘이탈리아’. 반려견 동반 해외여행에 대한 정보가 너무도 부족했기에 아인이 출국에 필요한 검역서류 발급부터 항공편과 숙소 예약까지, 하나씩 직접 발로 뛰며 준비했다.

 


 

 

댕댕이 친구들! 이탈리아 여행가개!강채희, 아인이 저 | 더시드컴퍼니
어느 날 ‘망중한 휴가를 즐기는 개’의 사진을 본 저자가 자신의 반려견에게도 ‘여행의 자유’를 느끼게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딱 7개월 뒤, 이 둘은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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